함께 사는 세상 2013. 5. 2. 07:00

 

 

 

 

진보국회의원과 보수국회의원과의 연애를 그린 드라마, '내연애의 모든것'은 드라마 제목부터 고심의 흔적이 역력하다. 자칫 정치 드라마로 비춰지는 것을 막고자 제목에서 정치색을 배제하고 연애드라마를 표방했다. 그러나 정치인들의 사랑이야기를 풀어난 이 로맨틱코미디는 남녀의 섬세한 심리묘사와 주연배우들의 달콤한 연기에도 불구하고 시청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 5%대의 시청률은 국회의원과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를 대변하는 듯하다.

 

그러나 이 드라마의 무대가 국회의사당이다보니 드라마에선 어쩔 수 없는 우리시대의 화두를 던지고 있다. 진보와 보수는 정녕 공존할 수 없을까..

 


사실 이 질문자체가 대한민국에선 우습게 들리고 있는게 현실이다. 진보와 보수라는 말 자체를 받아들이기가 거북하기 때문이다. 비상식 혹은 수구꼴통, 종북 혹은 좌빨이라는 표현에는 서로 생각이 다른 상대를 바라보는 정서가 반영되어 있다.
그래서 드라마속 두 연인은 시작부터가 순탄치 않았다. 보수집권당 의원 김수영(신하균)과 진보당 대표 노민영(이민정)은 뜻하지 않게 국회폭력사태로 얽힌 이래 자꾸만 마주치다 정이 들지만 그러한 감정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조차 여의치 않았다. 김수영은 불면의 시간을 보낸 끝에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노민영에게 다가서기로 하지만 그 순간, 자신에게서 도망치려는 노민영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그렇게 자신을 부정하고 극복하길 수차례 결국 서로의 마음을 열게 되지만 눈 앞의 현실은 냉엄했다.

 

 

'당신과 사귀게 되면 그동안 내가 했던 모든 것이 가짜가 된다'는 노민영의 명제는 그녀 혼자 감당할 수준이 아니었다. 극 중 노민영의 동료의원 역시 연애상대로 대한국당(극 중 보수집권당) 괴물만 아니면 된다고 했다. 자신의 정치생명을 무시한다해도 자신의 정당과 지지자들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없다며 기어이 돌아서는 노민영의 결단은 그래서 현실적으로 보여진다.

 

두 사람의 연애는 이렇듯 둘 만의 문제를 넘어 이념적 문제로 확장될 수 밖에 없다. 헌데 여기서 우리는 한가지 분명한 현실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두 사람이 공존하기 위해서 한쪽이 자신의 생각이나 이념을 폐기하고 다른 한쪽의 생각이나 이념을 수용하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한쪽이 승리하고 다른 한쪽이 굴복하는 방식은 공존의 방식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우리는 그렇게 공존하고 있다. 부모와 생각이 다르고, 이웃이나 직장동료와 생각이 달라도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사생활과 이념의 분리가 불가능할 것 같지만 우리는 이미 그렇게 살아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수 밖에 없다. 어느 한쪽을 완전히 굴복시키거나 배제시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의 결론도 결국 그렇게 나아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실제로 그렇게 살고 있으면서도 도무지 그럴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싫다. 그만큼 이념간의 불신이 깊어서이다. 연애드라마를 표방하고 있지만 좀처럼 정치색의 그늘 아래서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 드라마처럼 말이다. 우리 시대의 무거운 숙제가 아닐 수 없다.


Posted by 비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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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강여호 2013.05.02 08: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습니다. 일상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념에 따라 결정된다면 이보다 더 삭만한 삶이 있을까요. 일상에서의 그런 융화가 정치에도 적용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2. 카오 2013.07.16 10: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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