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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아빠 어디가, 템플스테이 제맛 살린 허당 스님

 


고즈넉한 산사에서의 하루, 아빠들 뿐 아니라 아이들까지도 그 조용한 분위기에 녹아들어 제대로된 산사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주문진항을 들러 세속(?)에서의 풍성한 점심식사를 마치고 양양의 현덕사를 찾은 아빠와 아이들은 느림과 비움의 미학이 있는 템플스테이에 들어갔지요.
넘치는 생동감에 정신없어 보이기까지 했던 아이들은 승복으로 갈아 입더니 전혀 다른 모습이 되었습니다. 고요한 절의 풍경 속에서 장난치거나 소란스럽던 모습 대신 차분함이 두드러졌지요. 이런 분위기의 중심에는 현덕사의 주지 현종스님이 있었습니다.

 

 

현종스님은 연예인을 대하는 데 있어 전혀 부담감 없이 자연스러웠습니다. 방송을 의식하지 않고 절을 찾은 손님을 대하듯 유별나지 않았지요. 그런 스님의 모습에 아빠와 아이들 또한 지극히 평범한 사람으로서 산사를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선 굵고 강렬한 인상을 주는 현종스님을 처음 대면했을때 아이들과 아빠들은 다소 조심하는 모습이었는데요, 특유의 농담과 너스레로 분위기를 밝게 이끄는 성동일조차도 '외람되지만...'이라는 말로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종스님은, 굉장히 잘 생기셨다는 성동일의 한마디에 무서워 보이는 인상을 풀고 젊었을 적 잘나갔다는 말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어내는 위트도 지니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번 템플스테이편에서 가장 큰 웃음을 준 주인공은 현종스님이었습니다.
산사의 툇마루에 걸터앉아 이런 저런 얘기끝에 갑작스레 시작된 고무신 던지기 내기에서 현종스님도 호기롭게 경기에 참여했는데요, 활달하고 자신감 있는 태도에 뭔가 큰 일을 할 것같더니 전혀 의외의 결과를 보여줬지요. 너무 의욕적으로 크게 발을 내치다가 스스로 미끄러지며 꽈당 넘어지는 모습은, 전문예능인들도 부러워할 만큼 생활 몸개그의 최고봉이었습니다.

 


이런 허당스러운 스님의 모습은 템플스테이 이튿날 알까기 대전에서 극에 달했지요. 피곤한 몸으로 툇마루에서 낮잠에 빠진 성동일을 대신해, 준이와 편을 먹고 알까기 경기에 나선 스님은, 최선의 노력과 집중력을 발휘했지만 전혀 감을 못잡고 치는 족족 바둑판 밖으로 튀어나가버리는 바둑알로 체면을 구기고 말았습니다. 특히 불거지는 긴장감에 바둑알을 치기전 덜덜 떨리는 손은 웃음을 자아냈지요.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상대편 바둑알을 날리기보단 자기편 알을 날려버리는 실력으로 인해 참패하고 말았습니다. 그럼에도 긴장감으로 떨리던 그 손가락은 큰 웃음과 여운을 남겨줬지요.

 


처음 근엄한 얼굴로 산사체험에 대해 설명할 때만해도 아이들과 아빠들의 긴장감을 자아냈던 근엄한 현종스님은 이내 아이들마저 편안하게 따를 정도로 친근한 어른이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눌때는 한마디 한마디에 귀기울어 들어주고 또 '말을 조리있게 하네' 혹은 '어른스럽네'라며 아이들에게 즉각적인 칭찬을 바로 바로 건네주는 소통의 기술도 인상적이었지요. 특히 친근하게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주며 '준수는 참 잘하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모습에 아이들도 더욱 의젓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늘 장난스럽고 어른들에게도 반말을 하던 준수도, 스님을 곧잘 따르며 꼬박꼬박 존댓말로 공손하게 대답하는 등 남다른 자세를 보여줬지요.

 


아이들과 둘러 앉은 자리에서, 스님이 아빠에 대해 자랑해보라고 제안하자 민국이는 아빠의 일반적인 경쟁력을 이야기했습니다. 아나운서이고 말을 잘한다고 했지요. 그러자 스님은 '중요한 것은 니가 아빠를 사랑하냐'는 거라며 세상이 바라보는 아빠의 모습이 아니라 아들인 민국이에게 아빠는 어떠한 분인지 떠올려보라는 핵심을 짚어주지요.

 

도시속에서 늘 분주한 생활에 지쳐있을 아빠와 아이들에게 고즈넉하고 조용한 산사에서의 생활은 지금까지의 여행과는 또 다른 재미를 주었습니다. 늘 분주하던 아이들 또한 더불어 차분해졌으며, 이 절제의 시간 속에서 스스로 먹거리를 조절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주었지요.

 

 

이렇듯 조용하면서도 재미있는 산사체험의 주연은 단연 현종스님이었습니다. 의외의 허당스러운 모습, 아이들과 자연스레 소통하는 모습, 불쑥 던져주는 생각할 거리까지.. 템플스테이의 제맛을 느끼게 해준 스님의 활약이 주말 안방에까지 훈훈한 여운을 남겨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