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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예능&오락

댄싱위드더스타 이덕화, 과도한 애드립의 황당발언

 

 



댄싱위드더스타(이하 댄싱스타)의 경연이 이제 4팀으로 압축됐습니다. 갈수록 흥미있는 대결, 나날이 향상되는 댄스실력, 그리고 파트너와의 교감까지...볼거리는 풍성해지고 있지만, 유독 나날이 퇴행하는 느낌을 주는 이덕화의 진행스타일이 재미를 반감시키고 있습니다.

이덕화는 쇼 MC계의 입지전적인 인물이지요. 80년대 쇼프로의 대명사였던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토토즐)의 MC로서 '부탁해요~'라는 멘트 하나만으로 많은 이들의 뇌리에 뚜렷이 남아 있는, 시대를 풍미했던 명 MC였습니다. 위트있고 여유있는 진행이 트레이드마크였지요. 10년이상의 긴 시간동안 메인 MC자리를 지키며 무수히 많은 여자MC들과 함께 했었습니다. 당시 그와 함께 사회를 봤던 여자연예인만해도, 정애리, 조용원, 송옥숙, 김청, 김희애 등 당대 최고의 톱스타들이었지요. 하지만 여자MC 들은 계속 바꿔야만 했고, 메인 MC로서, 쇼를 진행하는 주인공은 언제나 이덕화였습니다. 여자 MC는 보조에 머물러야 했고 오직 이덕화만이 MC로서 부각되곤 했지요.


이러한 진행스타일이 2011년 댄싱스타에서 재현되고 있습니다. 현재 댄싱스타에서 이덕화와 공동MC를 맡고 있는 이소라는, 이덕화 옆에서 제대로 중심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이소라는 이덕화를 쳐다보며 이야기 해보지만 이덕화는 시선조차 거의 주지 않습니다. 동료MC로서 배려가 부족하지요. 엔딩장면에서 인사를 할때조차 두 사람이 동시에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요. 심지어 이소라의 멘트를 뚝뚝 끊기까지 합니다. 마지막에 이소라가 탈락자를 발표하려고 하면, '아, 하기 싫어. 안하면 안돼?', '왜 이래. 깜짝 놀랐잖아요. 지나간 얘기나 하고..' '시간없어, 생방송이에요' 이소라가 무슨 말하나 할때마다 이덕화는 몰아치듯 이소라를 닦달해되니, 나름 오디션 발표에 걸맞는 긴장감을 조성하고자 애쓰고 있는 이소라로서는 난감하지요. 가뜩이나 진행이 매끄럽지 못한 이소라는 더욱 부담을 갖을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소라의 말을 끊는 것 보다 더 심각한 것은 심사평에도 참견한다는 거지요.

그동안 이덕화가 심사위원의 심사평에 숱하게 관여해왔습니다. 2회 방송에서는 심사위원 김주원이 현아에게 '다른 장르의 댄스이니만큼 그 색깔과 스타일에 대해 신경써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주문했었는데요,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덕화는 '아냐, 무조건 이뻤어, 이뻤어..'라는 말을 하더군요. 긴장을 풀어주려고 한말이겠지만, 심사위원의 심사평을 우습게 만드는 대목이지요.


이런 모습은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3회에서는 김영철팀의 심사평에 앞서서 황선우 심사위원의 점수가 너무 짜다며 좀 후하게 주라고 주문하기도 했는데요, 자세, 밸런스, 음악, 파트너쉽 전체적으로 조금씩 모자랐다는 심사평이 이어지자 '아, 오늘 왜 이러세요'라며 심사평을 끊기까지 했지요. 자신도 너무하다 싶었는지 나중엔 '제 얘긴 없던 걸로 해주세요'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이밖에도 '점수 낮게 나오겠는데..'라든가, '오늘 너무 하신다' 등등의 말을 툭툭 던지기도 했었지요. MC로서 오디션의 긴장감을 풀어주는 센스가 필요하겠지만, 이정도의 코멘트라면, 심사위원이 모욕감을 느낄만한 수준입니다. 시청하는 입장에서도 낯뜨거울 지경인데, 심사평을 하는 심사위원은 얼마나 곤혹스러울까 싶더군요. 심사의 권위와 경연대회의 격을 위협할 정도지요.

어제 방송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봉주팀의 무대에 대해 심사위원 남경주는 기립박수를 보냈는데요, 그의 무대에 호평을 보내며 잘봤다는 평을 하자, 이덕화가 불쑥 한마디 했지요. '어우~ 과찬이십니다.' 이봉주 본인이 한말이 아니라 MC 이덕화가 한말입니다. 그냥 친근한 애교로 받아들일수도 있겠지만, 그동안 이덕화가 보여온 태도탓에 거부감만 더해지더군요. 과찬이란 말은 말그대로 '지나치게 칭찬한다'는 의미입니다. 대개 상대방의 칭찬에 스스로를 낮추는 겸손의 표현이지요. 그리고 그 겸손의 표현은 당사자만이 할 수 있겠지요. MC로서 이봉주의 답변까지 대신해줬던 걸까요... 그냥 MC로서 한말이라면 말그대로 방송사고감이겠지요. 과도한 애드립의 황당발언입니다.


출연자를 대하는 MC로서의 자세 또한 문제가 있습니다. 유독 미인에 약한 듯 여자출연자들에게 노골적으로 칭찬이나 달래는 멘트를 하곤 하는데요, 그중에도 제시카 고메즈에게 '오우~ 좋아'와 같은 코멘트를 굵은 저음으로 남발하는 모습은 정말이지 민망할 정도입니다. 반말을 섞어쓰는 것도 거슬리더군요.

시대를 풍미했던 MC로서 20년만에 쇼MC에 복귀한 것은 이덕화에게는 새로운 도전입니다. 더구나 서바이벌 오디션이 대세인 가운데 전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댄싱위드더스타라는 매력적인 아이템이기에 더욱 고무적인 일이었지요. 그의 진행도 처음에는 무난했습니다. 연륜이 쌓인 여유있고 부드러운 그의 진행이, 상대적으로 시간에 쫓기는 듯 어수선 진행을 보였던 이소라와 대비를 이루기도 했었지요. 하지만 그의 여유와 위트가 점점 도를 넘어서며 이제는 프로그램 자체의 몰입에 방해를 주고 있습니다. 자신의 손목시계의 품질에 대한 이야기로 프로그램의 맥을 끊은 것도 여러번 있었지요.


이덕화는 언젠가 '박수 받는 삼류가 평가 받는 일류보다 좋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평론가의 호평보다는 대중의 호응을 받는 것이 좋다는 그의 연예철학에 분명 공감하는 바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가 댄싱스타에서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그가 말해온 '삼류'가 아닙니다. 대중의 정서와 괴리되고 듣는 이를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를 일컬어 '저질'이라는 말이 있지요. 자꾸 그 단어가 생각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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