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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예능&오락

나는가수다 명예졸업, 전설로 남는 또 다른 길




최근, 김범수와 돈 스파이크가 나란히 입원해서 링거를 맞는 장면이 공개됐습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이들의 연습은 계속 됐다고 합니다. 나가수의 무대를 위해서 말입니다. 3월의 첫 녹화부터 나가수에 참여했던 김범수와 편곡자 돈스파이크는 5개월여의 긴여정동안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아왔는데요, 이토록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매 무대마다 혼신의 힘을 쏟았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열정때문에, 링거를 맞고 촬영에 나설 정도로 이제는 지쳐있기도 하지요.

나가수의 명예졸업제도 도입에 대한 논란이 뜨겁습니다. 명예졸업제도는 7번의 경연을 통해서도 살아남은 가수가 명예롭게 하차할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당장 이 제도가 적용되는 가수들은 지금까지 살아남은 원년멤버인 박정현, YB, 김범수입니다. 이미 8월14일 방송분의 결과에 상관없이 하차가 확정됐지요.

하지만, 원년멤버들을 나가수에서 볼 수 없게 됐다는 사실이, 제작진에 대한 불신과 결합하여 반대의 목소리도 많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원년멤버들의 상황을 보면, 이들이 먼저 명예졸업 제도를 제의했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보여집니다.

박정현은 나가수를 통해 매력의 아이콘으로 떠올랐지요. 30대 요정으로 등극하며 데뷔 14년만에 첫 cf를 찍을 정도로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나가수에서 매 무대마다 보여주는 다양한 음색과 음악장르에의 도전은, 그녀의 빼어난 재능을 빼어난 매력으로 승화시키고 있습니다. 덕분에 그녀는 늘 높은 순위를 유지하며 기복없는 가수, 어떤 곡을 주어도 기대 이상을 해내는 실력파 가수로 거듭났습니다. 하지만, 박정현에게도 위기는 있었지요. 탈락에 대한 우려가 아닌 가수로서의 목상태에 대한 우려말입니다. 지난 5월, 자신의 개인 콘서트 일정과 나가수 촬영이 겹치면서, 최악의 목상태로도 경연무대에 서야했습니다. 모든 힘을 불사르는 콘서트를 소화하고는 그 다음날 바로 나가수 무대에 나섰지요. 당시,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았던 상태였지만, 나가수 무대에 서자 '에라 모르겠다'하는 심정으로 목을 다 썼다고 고백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기는 일시적인 것으로 보여지지는 않습니다.

김범수는 나가수를 통해 재조명 받은 가수입니다. 그야말로 대세가 되었지요. 얼굴없는 가수로 시작한 그의 가수인생은 이제 비주얼가수로서 가수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맞게 됐습니다. 그 근간에는, 그가 보여왔던 완성도 높은 창의적인 무대가 있습니다. 김범수는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해왔습니다. 트레이드마크였던 발라드 풍의 가창이 폭발하는 노래를 설렵하더니 이후에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화려한 퍼포먼스와 독창적인 기획으로 나가수의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줬지요. 근래들어서는 더욱 새롭고 실험적인 무대를 선보이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지난 경연에서도 '희나리'를 나가수 최초로 일렉트로닉 버전으로 선보였지요.  그야말로 파격과 변신의 종결이라며 헤어부터 나가수에 모든 걸 던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지요. 하지만, 이 무대가 있기까지 김범수는 큰 심적 부담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자신의 정체성과 전혀 다른 무대를 선보이고 탈락한다면 '무리수를 두다 탈락했다'는 비난을 받을까 두려웠다고 고백했지요.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은 이렇듯 엄청난 부담과 스트레스를 동반할 수 밖에 없습니다. 처음엔 스스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으나 계속 변화를 시도하다보면, 사람들의 기대는 계속 올라갈 수 밖에 없고, 이제 변화는 일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게 되고, 그렇게 모든 무대마다 자신의 음악인생을 걸어야 한다면 그 긴장의 굴레는 한이 없겠지요. 만약 최고의 절정에 서는 순간이 온다면, 이제 내려올 일만 남아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윤도현 역시 최근들어 탈락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말을 부쩍 자주하는데요, 스스로를 내려놓고자 하는 마음을 끝없이 다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자신의 마음을 다잡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15회 이상의 경연을 치러오며 매 무대마다 최선의 무대를 선보여온 이들 원년멤버들 역시 탈락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탈락보다 더 두려운 것은, '기대에 못미치는 무대를 보여줄 날이 올 지도 모른다'는 것이겠지요. 관객들과 시청자들에게 깊은 사랑과 기대를 받아온 만큼, 늘 그 사랑과 기대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끝이 없을텐데요, 이는 결국 새로운 무대, 더 멋진 무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지난 5개월여 동안의 시간은, 영광의 시간인 동시에 힘겨운 시간이기도 했을 겁니다.

물론 개인의사나 개인사정에 따라 하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사정에 따라 무대에 설수 없게 됐을때 이는 가수로서 또 하나의 한이 되겠지요. 그동안 이들이 쏟아온 열정과 애정의 깊이만큼이나 상실감도 상당할 것입니다. 또 이런 경우라면, 시청자로서도 이들을 보내는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을겁니다. 이들이 관객들과 시청자들의 축하속에서 명예롭게 나가수의 고별무대에 설 수 있는 길이 있어야 할 이유입니다. 이들은 최선을 다해왔고, 그래서 이미 최고를 보여줬으니까요, 이들은 이미 모두의 박수속에서 명예롭게 떠날 자격을 충분히 갖췄습니다. 이들을 명예롭게 보내줬을때 '나가수'출신이란 의미는 더욱 빛이 날 것입니다. 이는 나는가수다가 전설로 남는 또 다른 길이기도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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