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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나는가수다, BMK의 꼴찌에 주목하는 이유



                 꼴찌에게 느낀 감동

재개된 나는가수다(이하 나가수)의 경연이 다시 시작됐는데요, 이번 경연의 꼴찌는 BMK였습니다. 나가수에서는 워낙 쟁쟁한 가수들이 경연을 펼치기 때문에 이번 순위 역시 실력의 차이를 의미하는 건 아니겠지요. 그런데 장르의 다양성 혹은 노래 스타일에 제약이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다시 말해 순위라는 것이 무대에서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익숙한 장르 혹은 대중적인 코드에 맞는지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는 건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이지요. 
 

자신의 무대를 마친 이소라는 이렇게 심경을 밝혔지요, '빨리 떨어지고 싶기도 하고, 오래 하고 싶기도 하다'고 말입니다. 그만큼 나가수 속 가수들은 화려한 영광을 누리는 동시에 엄청난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탈락의 위험이 상존하는 서바이벌형식이기에 출연가수들은 극도의 긴장과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있지요. 이러한 긴장감 속에서 자기자신을 지키는 방법은, 결국 스스로 얼마나 만족스러운 무대를 만들어내느냐 일것입니다. 다시말해 후회없는 무대가 되도록 노력하는 길뿐이겠지요. 바로 이런 이유로, 가수들은 최초의 긴장감을 넘어선 이후에는 오히려 탈락을 두려워하거나 아쉬워하기 보다는 스스로에게 만족한 무대를 선보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편곡을 하고 편곡에 맞게 악기와 연주자까지 섭외하고, 퍼포먼스를 고민하는 등 더욱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이기 위한 아름다운 욕심을 보이고 있지요. 그리고 순위를 떠나서, 실수한 무대, 스스로 만족하지 못한 무대에 대해선 진심으로 부끄러워하고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이날 자신의 무대를 끝내고 가장 안타까워 했던 사람은 김연우와 윤도현이었는데요, 김연우의 기가 죽었던 것은 자신의 앞선 무대(임재범)가 너무 강렬해서 비교가 됐기때문은 아니었을 겁니다 김연우는 임재범이 아니기에 자신의 음악세계를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보여줄 수 있을뿐 입니다. 문제는 자신의 음악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겠지요. 무대를 끝낸 김연우는 바닥에 주저앉았습니다. 너무 많이 틀렸기에.. 자신이 준비했던 대로 못했기에 한없이 아쉬움이 남았겠지요. 그래서 다음기회를 기약하는 절치부심하는 심경을 밝혔습니다. 무대를 마친 윤도현 역시 허탈한 표정이었지요. 김제동이 괜찮다 위로했지만, 윤도현은 음정까지 틀렸다며 불만족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너무 욕심을 부린 것 같다'며 자신은 이번 무대가 스스로 마음에 들지 않았음을 분명히 밝혔지요. 결국 김연우는 6위, 윤도현은 5위를 했는데요, 이들은 꼴찌를 면했다는 안도보다는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한 자신의 무대가 안타까웠지요. 장인으로서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고나 할까요. 이들의 안타까운 마음이 다음 무대에선 어떤 변화를 줄지 기대되는 대목이지요. 바로 스스로에 엄격한 프로이기에 아름다운 분발을 기대할 수 있게 됩니다.


반면, 이날 무대가 끝났을때 스스로 가장 만족해했고, 행복해했던 가수는 바로 BMK였습니다. 밝은 표정으로 무대를 내려온 그녀는 주먹을 불끈 쥐어 흔들며 환호하기까지 했습니다. 변집섭의 '그대 다시 내게'를 들고 나온 그녀는, 공연하는 가수의 행복을 보여줬습니다. 연주자와 음악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호흡하는 진정한 교감이야말로 최고의 무대를 이끌어내는 '무대의 주인공'만이 가질 수 있는 행복이지요. 무대 직후 인터뷰에서 그녀는 '연주자들과 대화하듯 무대에서 행복하게 노래했다', '그 순간 만큼은 모든 긴장과 경쟁을 잊고 노래 자체에 푹 잠길 수 있었다'며 이제는 너무 편안해졌다고 했습니다. 그녀의 무대를 지켜본 김연우는 '아.. 나 혼자 진짜 망했다..'라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가수로서 가수에게 질투를 느낀 거지요.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한 무대를 가진 직후였기 때문에 스스로 만족스런 무대를 가진 BMK가 몹시 부러웠을 겁니다.
 


BMK는 지난 일주일간 이 노래에 빠져살았다고 합니다. 아침에 눈을 떠서도, 차를 탈때도 울컥울컥 눈물이 날 정도로 내내 이 노래와 함께 했다고 했지요. 그렇게 변진섭의 노래는 BMK의 무대에서 재즈로 재탄생했습니다. 그녀의 무대는 재즈의 본고장 뉴올리언즈의 재즈바에 와 있는 듯 색다른 느낌으로 편안하게 다가왔는데요, 긴장감이나 클라이막스는 없었지만, 그래서 오히려 편안하게 선율에 몸을 맡기고 노래에 젖어들 수 있었지요. 그녀의 온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혼신의 힘과 압도하는 성량은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7위를 했습니다. 이 결과에 많은 사람들이 놀랐지만 가장 놀란 건 BMK자신이었지요. 2위부터 6위가 호명되면서 점차 그녀의 얼굴은 경직됐습니다. 6위까지 발표가 되고 꼴찌와 1위만을 남겨둔 상황이 되자 BMK는 사색이 되었습니다. 이때 이병진이 소감을 묻자 '말을 못하겠어요'라며 운을 뗀후 '진심을 다했기에 정말 후회없는 무대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7등을 한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음악적 코드가 대중과 많이 다르지 않나...그런 생각을 할꺼 같아요..'라고 했지요. 결국 그녀는 꼴찌를 했습니다. 그녀의 말대로 재즈라는 음악적 코드의 한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이건 구조적인 문제겠지요.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아무리 스스로 만족스런 노래를 완성한다도 태생적으로 넘을 수 없다면.. 그건 절망입니다. 그래서 전 그녀의 7위가 결정됐을때 절망했습니다.


그런데 당사자인 BMK는 절망하지 않더군요. 발표를 앞두고 지극히 긴장했던 그녀는, 막상 7위가 결정되자 오히려 넉넉한 미소를 지어보였습니다. 잠시의 쓸쓸함이 스치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한번 더 기회가 있기때문에.. BMK의 다른 모습을, 최선을 다해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무거운 표정의 동료가수들을 차분한 미소로 감싼 안아준 BMK는 절망의 순간에 오히려 비상을 꿈꿨지요. 아마 무대에서의 행복한 순간을 경험했기때문일겁니다. 누구도 위로할 수 없는 순간에 스스로 만족스러웠던 무대는 힘이 될 수 있겠지요. 그녀의 낙천적인 성품의 근간은 역시 음악일겁니다. 꼴찌를 한 BMK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낼 수 있는 이유입니다. 스스로의 기대를 온전히 만족시켰던 BMK, 다음주에는 대중들에게도 그 행복을 나눠줄 수 있을까요. 그녀의 밝은 미소에서 그 가능성을 찾아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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