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실려(이하 바실)의 음악원정대에는 음악인인, 임재범과 하광훈, 이호준, 넋업샨 이외에 배우 김영호와 이준혁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김영호는 록에 대한 열정이 남달라 밴드활동 경험까지 있습니다. 가창력도 수준급이지요. 하지만 이준혁의 경우, 드라마 '나는 전설이다'에서 세션맨으로 출연한 것 이외에는 음악과의 접점을 크지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들 음악원정대에서 다소 위축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이번 음악원정대에 합류한 것은 이준혁으로서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겠지요.
음악원정대의 대장 임재범은 이준혁을 자신의 제자로 받아 들여, 기타를 선물하기도 하고 발성을 위한 단전호흡법을 가르쳐주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호흡법 이외에는 아직까지 이렇다할 음악지도는 없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천여명의 관객에서 노래를 부르라는 임대장의 제안은 큰 부담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준혁은 슬쩍 빠지려고 했으나 임재범의 의지는 단호했지요. '한번 해봐, 배움의 과정이야' 결국 음악여행의 주요 여정인 U.C 버클리 에서 이준혁은 무대에 서게 됐습니다.
이미 원정대에서 음악연습을 하면서도 미숙한 노래실력으로 눈치를 받고 있던 이준혁이였기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버클리 대학에 도착한 후에도 그의 얼굴은 내내 경직되어 있었지요. 보다못한 기사 이홍기가 원포인트 레슨에 들어갔습니다. 그는 전문 가수답게 호흡을 이야기하고 감정표현을 말했지만, 아직 아마츄어인 이준혁에게는 쉽게 잡히지 않는 이야기였습니다.
공연 2시간을 앞두고 리허설 무대에 선 이준혁은 완전히 풀죽은 모습이었는데요, 목소리는 기어들어갔고, 눈은 바닥을 보고 있었지요. 이를 지켜보던 임재범이 이준혁에게 말합니다.다. '오만잡생각에 노래를 해도 노래하는 게 아니다'라며, '무언가를 만들려고 하지마라, 그냥 니 하고 싶은대로 해라, 지르고 싶으면 질러라, 가사 틀릴까봐 겁내지 말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준혁은 여전히 갈피를 잡을 수 가 없었지요. 다시 한번 큰 소리로 노래해 보지만 그 외침에는 자기자신이 없었습니다.
임재범의 강연은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고, 드디어 이준혁이 무대에 서야 하는 순간이 왔습니다. 바짝 긴장한 이준혁은 '노래를 배우러 왔고 처음 불러보는 순간'이라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지요. 하지만 반주가 시작되자 얼굴은 사색이 됐고, 결국 시작하는 박자를 두번이나 놓치고 말았습니다. 결국 노래를 시작조차 해보지 못한 이준혁은 당황해 하며 스스로 무대에서 물러나며 공연을 포기하고자 했지요. 하지만 임재범은 포기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차분하게 상황을 설명한 후, 관중들에게 이준혁의 이름을 연호하며 환호해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연주, 당황하던 이준혁은 결코 물러설 수 없게 된 것을 실감한 모양입니다. 자신의 이름을 크게 외쳐주던 천명 관객의 눈빛이 자신에게 집중되었음을 본 이준혁은 그냥 확 불러보마 오기를 발동시키지요. 스탠드에서 마이크를 떼어낸 이준혁은 앞으로 나와 노래를 시작하지요. 처음엔 살짝 드러나던 수줍음도 이내 노래 속에 삼키고 자기 스타일대로 노래를 해나갔습니다. 음정이 흔들리거나, 박자를 놓치거나 상관없이 자신만의 느낌대로 기어이 노래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노래를 마친 이준혁은 환한 미소를 보이며 스스로 만족해 했습니다. 이준혁이 외적인 요인에 얽매이지 않고 노래에 푹빠질 수 있었지요. 음악은 테크닉이 아닌 멘탈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앞서 FT아일랜드의 보컬, 이홍기는 리허설을 마친 직후, 제일 먼저 임재범을 찾았었습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았지요. 임재범을 찾아 건물 밖으로 나가자 임재범이 있었습니다. '저 노래 했는데..' 임재범의 반응을 살피는 이홍기는 긴장했습니다. 임재범이 말했지요. '다 들었어, 다른 사람들이 잘한다는 소리... 난 아니야'라며 선배가 어떻게 들어줄지 의식하지 말고 그냥 네 노래를 부르라고 했습니다. 음악은 대립이 아닐 것입니다. 자신의 실력과 타인의 실력을 비교하거나 음악을 알고 모르고를 차별하는 게 아니겠지요. 들려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만의 음악에 온전히 머물 수 있을때, 음악은 수단이 아닌 삶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날 이준혁은 자신의 노래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잘했건 못했건 그가 노래하는 순간 만큼은 그 자신이 노래의 주인이 될 수 있었습니다. 노래를 마쳤을때 이준혁의 얼굴에 비친 행복감이야말로 임재범이 그에게 건네준 선물이겠지요. 그의 본격적인 음악여행은 이제 시작인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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