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애정남도 못정해줬던 김태호피디의 고민




김태호피디는 예능의 전설이라 불리우는 무한도전을 통해 웃음 이상으로 사회참여적 메세지를 건네주기도 합니다. 물론 본인은 별 의도가 없었다고 하지만 그의 프로그램을 보면 무언가 생각해볼 꺼리가 생기곤 합니다. 그런 김태호피디가 요즘 많이 곤란할 듯 합니다. 일전에는 스피드특집에 등장한 표현의 수위 때문에 방통위로부터 방송언어 품위유지에 대한 징계와 관련해 의견진술을 요구받더니, 최근에는 스피드특집 촬영과정에서 위험성이 있었다며 방통위로부터 징계방침을 통고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도 김태호피디는 최근 유명인에 관한 선관위의 방침에 대해 '유명인'으로서 침묵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유명인의 투표인증이 문제가 됐습니다. 선관위가 밝힌 선거당일의 투표인증샷에 대한 10문 10답의 내용 때문인데요, 선관위는 '일반인이 특정후보자에 대한 지지나 반대를 권유, 유도하는 내용이 아닌 단순한 투표참여 권유 행위는 가능하지만 투표참여를 권유, 유도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후보자에게 투표하도록 하는 것으로 의도되거나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정당, 단체는 불가하다.'라는 기준을 발표했지요. 말은 어렵고 복잡하게 했지만 결국 투표독려는 일반인만 가능하고 유명인은 불가능하다는 말인데요, 유명인과 일반인을 가르는 기준이 퍽 애매할 수 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이런 애매한 기준을 정한 이유와 동기는 더더욱 납득하기 힘듭니다.


이에 김제동은, 자신은 유명인이 아니라며, 마스크를 하고 안경은 벗은채 투표인증샷을 올리겠다며 그 애매함을 지적하기도 했지요.
상식이 표류하는 상황에서, 법의 잣대는 편의적일지라도 그 칼날이 날카로우니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는 쉽지 않지요. 표현의 자유가 억눌려지면, 결국 그 억눌린 표현은 어떻게든 삐져나올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것이 바로 풍자일텐데요, 센스있는 풍자쟁이 김태호피디는 [‘유명인 투표독려 금지’...‘유명인’...참 애매한 기준인데 개콘 '애정남' 최효종 씨가 급 깔끔하게 정리해줬으면 좋겠네요]라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게재했지요. 요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타방송사의 개그프로그램을 거론하며 이 애매한 상황을 한방에 정리해달라 요청한 것입니다.

애정남은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입니다. 우리가 살다보면 접하게 되는 수많은 애매한 상황- 추석때도 용돈을 줘야 하는지, 여자친구와의 스킨쉽을 할 수 있는 기준은 무언지, 고깃집에서 남은 마지막고기를 누가 먹을지 등등 -들을 속시원히 정해주는 애정남이라면 이러한 모호한 문제도 깔끔하게 정리해줄 법도 합니다.

최근 데이트비용의 부담문제와 관련해, 많은 남성들로부터 '남자보고 다 내라는 거냐'라는 항의와 함께 공분을 사고 있음에도 그다지 개의치 않는 애정남이고 보면, 높은 사람 눈치에도 위축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애정남 최효종은 김태호피디의 청원에 대해 '조심스럽다, 말을 아끼고 싶다'며 노코멘트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애정남은 자신이 정해줄 수 있는 범주를 명확하게 밝힌 바가 있습니다. '쇠고랑을 차거나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없는' 경우에만 정해줄 수 있는 거지요. 따라서 애정남이 노코멘트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습니다. 애초에 김태호피디의 고민은 애정남이 풀어줄 수 없는 숙제였지요. 하지만 아쉬움은 남습니다. 저렇게 진지하고 조심스럽게 답하지 말고 '그건 노코멘트입니다~잉'하고 풍자를 풍자로 받아주는 센스라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아래 손가락모양은 추천버튼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