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탄생 배수정 탈락, 속보이는 뻔한 반전

위대한탄생(이하 위탄) 시즌2의 최대 기대주이자 모든 멘토들에게 이견없는 극찬을 받았던 배수정이 위대한캠프의 두번째 미션에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지난주 예고편에서 살짝 비쳐지면서도 설마했던 장면이 결국 벌어진 셈이지요. 그런데 이 탈락결정은 오히려 어색해보입니다.

오디션 심사에 있어, 당장의 무대만을 놓고 판단을 할지, 예전에 보여줬던 재능까지 감안해서 판단할지는 오디션마다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각기 오디션의 개성일뿐 어떤것이 옳다 그르다 단정할 수는 없겠지요.

슈퍼스타k의 경우, 슈퍼위크에서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이번에 못하면 탈락이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래서 가능성을 인정 받아왔으나 한번의 무대에서 기량을 펼치지 못했던 박장현이나 10kg는 냉엄한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습니다.

반면 위대한탄생에서는 재능이 엿보인 참가자에게는 추가기회가 훨씬 많이 주어졌으며, 그 기회조차 살리지 못했더라도 구제된 경우가 상당히 많았지요.

2주던 방영된 위대한 캠프에서, 멘토 박정현이 자신의 재량으로 탈락자 가운데 한사람(박영삼)을 추가 합격시켰는데요, 그러자 이선희는 두사람(김시은, 반규남)을 추가로 합격시켰습니다. '박영삼님을 구제해주셨기때문에 저 역시 예전의 느낌을 가지고 두 사람을 더 구제하겠다'고 했지요
당일의 무대에서 비록 부족한 모습을 보였더라도 예전에 보여줬던 가능성을 믿고 기회를 더 주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심사 장면은 계속해서 이어졌지요. 예선과 다르게 미흡한 무대로 실망을 안겼던 신예림, 김태극 등등 많은 이들이 이러한 배려를 받았습니다. 모든 멘토에게 혹평을 받았던 샘 카터 역시 이날 무대는 부족했지만, 그가 보여줬던 처음의 재능을 믿고 다시 추가 기회를 얻게 됐지요.

배수정은 예선때부터 멘토들로부터 최고의 극찬을 받았습니다. 노래를 대하는 자세부터 음색이나 기술적인 부분까지 모든 것이 다 좋다는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위대한 캠프 첫 미션에서도 변치 않는 실력을 보여줬지요. 윤일상은 '다 좋습니다'라며 함박웃음을 지었고, 엄격한 윤상조차 사소한 지적을 '감히' 한다며 짧막한 코멘트를 곁들이기도 했지요. 주위의 다른 참가자들도 그녀를 최고라며 추켜세웠습니다.

두번째 미션에서 배수정은 박정현의 '편지할게요'를 선곡했는데요, 이 무대에선 갑자기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제 기량을 다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목상태도 상당히 안좋아 보였지요. 모든 노래를 자기만의 것으로 소화해낸다는 평을 들었던 그녀였지만, 이날만큼은 상당히 힘겨워 보였습니다. 이에 멘토들도 한결같이 아쉬움을 표했지요.

그리고 배수정은 그동안의 심사경향과 달리 단번에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우승후보 1순위로까지 거론되던 그녀의 탈락, 위탄으로서는 대단한 반전이라고 할만하겠지요, 하지만 이는 그동안 위탄2가 구축해온 멘토들의 정체성과 심사 기준에 반하는 결정이기도 합니다. 어느정도의 실력을 보여줬던 참가자가, 주어진 시간내 예전의 재능을 보여주지 못하면 추가 기회를 더 주고, 무반주로도 하게 하고, 다른 분위기의 노래도 불러보게 하던 멘토들이 유독 최고의 관심과 주목을 끌어온 배수정에게만 가혹해진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지지요.

위탄2를 꾸준히 지켜본 시청자라면, 그녀가 패자부활을 통해서든, 특정 멘토의 재량에 의해서건 '극적'계기를 통해 구제되리라는 것을 예상할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그만큼 이날 배수정의 탈락은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허를 찌를 만한 반전이 될 수 없겠지요.

이는 마치 슈퍼스타k의 예선에서, 참가자가 어두운 표정으로 심사장을 나온다면 그가 탈락할리 없다는 것을 빤히 예상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곧 그 참가자는 갑자기 활짝 웃으며 합격의 상징인 하얀 티셔츠를 흔들것이고, 나레이터의 '그에겐 과연 무슨일이 있었을까'라는 멘트가 이어질 것임을 수 없이 봐왔기 때문이지요.

위탄2 멘토들의 가장 큰 특징은, (윤상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관대하다는 것이죠. 참가자들을 바라보는 표정에는 호의가 가득하며, 실력발휘를 못하는 참가자는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지요. 기회를 다시 주는 건 예사입니다. 최대한 참가자들을 배려해주고자 하는 모습이 역력하지요. 그리고 이들 멘토는 배수정 탈락이라는 최고의 반전을 연출했지만, 그 반전은 결국 배수정에 대한 격려와 심기일전을 요구하는 메세지로 남고 말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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