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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예능&오락

1박2일, 의미는 있을지언정 재미는 없었다





1박2일, 자급자족 미션, 의미는 있을지언정 재미는...


어제 1박2일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뱃길로 가장 멀다는 만재도 여행이 방영되었는데요, 저는 만재도라는 섬을 처음 들어봤습니다. 아마 처음 들어본 사람이 대부분일 듯합니다. 뱃길로 돌아돌아 가야 들어갈 수 있고, 여객선의 접안시설도 없어 방문이 쉽지 않은 섬이더군요. 여행객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는 곳 그래서 깨끗하고 아름다운 비경을 간직한 곳입니다.
쳥정지역에서나 맛볼 수 있다는 거북손이나 배말, 섬이름 만큼이나 생소한 1박2일이 아니였으면 접해보지도 못했을 수산물들이 신기했습니다. 진기한 구경이였지요, 그래서 그런지 이번 만재도편은 재미를 추구하는 예능이라기보다는 다큐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의미는 있을지언정 재미는 없다

특히 어제 방영분에서 상당시간을 할애했던 1인미션은 재미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1박2일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저녁 복불복을 포기한채, 이번에는 밥과 김치를 제외한 나머지 재료를 각자 구해오라는 자급자족 미션을 주었습니다.
자급자족 미션을 위해 멤버들은 각자 뿔뿔이 흩어지게 되죠. 배말을 채취하기 위해 작은 돌섬에 내린 은지원, 그 옆 돌섬에 내려 거북손을 채취한 강호동 그리고 배낚시에 나선 김종민, 섬에서 고구마 채취를 담당한 이수근, 다시마 널기 작업을 도운 이승기까지.. 그동안 1박2일은 함께 하는 미션은 많았어도, 각자 펼치는 1인 미션은 별로 없었습니다. 최근의 지리산 둘레길에서도 각자 하는 1인미션이 있었는데, 그때도 '모두가 함께하던' 1박2일 특유의 재미가 반감됐습니다. 그런데 또 1인 미션이 이어졌네요. 어쩌면 최근 멤버의 이탈에 따른 어쩔수 없는 편성같습니다. 멤버부족으로 복불복의 진행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라는 짐작을 해봅니다.
1박2일하면 저녁복불복과 잠자리 복불복 그리고 기상미션 이 세가지가 공식화 되어있었죠. 하지만 이번 자급자족미션에서는 저녁 복불복을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1인 미션을 통해 만재도의 특산물을 조명해주는 것이 의미는 있겠지만, 너무 늘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채취하는 모습이나 자연풍광 등을 보여주는 것은 좋았는데 너무 많은 비중을 두었다는 거죠.
그동안 1박2일만의 매력은 정말 저런 걸 왜 하나 싶을정도로 자학하며, 멤버들이 모여서, '몸으로 상황으로' 웃음을 주곤 했었는데, 1인미션을 선보이며 다큐화하는 모습은 스스로의 장점을 버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너무 진지한 느낌도 들고요.
이러한 모습들은 부담없이 편안하게 즐겨온, 1박2일만의 색깔자체에 대한 도전같기도 합니다.
 

 혼자일 때 살아나는 김종민의 존재감

1인미션에서 그나마 인상적이였던 건 김종민이였습니다. 그동안 노력부족과 불성실한 태도로 많은 비난을 받았던 김종민인데요, 이렇게 자리를 잡지 못하다보니, 말하는 타이밍도 못 찾고 주변 눈치 보기에만 급급해 보이는 등 주눅든 모습이 안쓰러웠었습니다. 그러던 그가 혼자서 미션을 수행하니 예전 특유의 '어리바리' 케릭터가 살아나는 느낌이였습니다. 배에 함께 탄 선장님이 호통도 치고 함께 편안히 진행할수 있었던 것도 김종민만의 '우스운'케릭터 덕분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런 그가 기어이 물고기를 낚는데 성공을 하니 저도 기분이 좋더라구요. 줄줄이 올라오는 물고기가 반가워 너털웃음을 지을 때는 입대전 김종민만의 매력이었던 어리바리한 김종민을 다시 만난 느낌이였습니다. 혼자있으니 주위 눈치 안보고 좀더 자신감이 생기나 봅니다. 그동안 최선을 다하지 않고 겉돌기만 하는 모습이 보기 안좋았는데, 왕년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봐서 좋았습니다. 복귀한 후 멤버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하고 썰렁하기만 했는데, 앞으로는 그가 이런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일수 있도록 동료들이 더 도와줬으면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어제도 다른 넷은 방에서 낮잠을 잤는데, 홀로 마당에 누워 잠이 안온다고 하는 모습이 안쓰러웠습니다. 마당에서 이야기할때도 확실히 말이 줄어들고..
어쨌든 1인미션에서만큼은 예전 군대가기전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반가웠습니다.
 

 훈훈한 시골 인심이 살렸다

전체적으로 다소 지루하게 느껴졌던 어제 방송분이였지만 그래도 넉넉한 시골인심과 정취는 좋았습니다.
만재도는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곳은 아닐 듯합니다. 덕분에 깨끗하고 순수한 자연을 간직하고 있는 것같고.. 현지 주민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이 찾아오지 않는 곳일수록 인심이 후하고, 순수하게 사람과의 만남을 기뻐하는 정이 살아 있는 곳이겠지요. 
각자 준비한 재료로 저녁을 지어먹게된 멤버들은 필요한 양념들을 찾아 마을 주민들께 도움을 청하게 되지요. 너나 할 것 없이 반갑게 맞아 주고 안아 주시고 하나라도 더 주고 싶어하는 시골 인심이 살아있는 훈훈한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1박2일을 하며 어르신들과 가까워지는 법을 많이 터득한 멤버들의 자연스러운 다가섬도 보는이를 훈훈하게 만들었습니다. 주민들과 어울림으로 정도 다시 한번 느끼게 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 재료도 얻게 되고, 1박2일만의 장점인 '지역주민과 정나누기'는 여전히 빛을 발했습니다.
여러 우여곡절끝에 저녁밥을 지어 둘러 앉아 먹는 모습, 갖은 양념이 들어간 화려한 밥상은 아니었지만 시골에서만 맛볼 수 있는 소소한 재미를 엿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왕년의 패밀리가 떴다의 모습도 보이는 듯 싶더라구요.
 

 컨셉의 재조정인지 멤버의 빈자리에 따른 고육지책인지

이번 주 만재도 편은 엠씨몽사건이후 계속 제기 되어오는 위기론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이는 방송이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런 컨셉의 변화는, 양날의 칼처럼 도전과 위협이 상존합니다. 신선함이 아닌 생소함이 될 수도 있겠고요.
1박2일이 앞으로 어떤 길을 추구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이 프로그램만이 가졌던 장점은 살려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1박2일만의 큰 장점이라면, 이들 멤버들과 함께 여행에 동행하는 기분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멤버들이 고생하는 것을 함께 느끼며 공유하는 느낌이랄까요. 이렇게 공유를 하다보니 출연자와 일체화가 될 수 있고, 이는 게임을 할 때조차 좋아하는 멤버를 응원하게 만들어 주더군요. 1박2일이란 방송의 편성 컨셉 역시, 주말이 끝나는 휴일밤에 온가족이 둘러앉아 부담없이 웃으며 즐길 수 있는 편안한 친구같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스스로 내세웠던 버라이어티정신, 즉 예능을 위한 고난과 희생은 1박2일만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았죠. 시청자들은, 자학과도 같은 까나리액젓이나 고추냉이 먹기, 야외취침 등과 같은 고난을 기꺼이 최선을 다해 수행하는 멤버들의 모습에 익숙했었습니다. 

어제의 방송이 새로운 컨셉찾기를 위한 것이라면 좀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겠지만, 단지 멤버변동으로 인한 빈자리때문에 생긴 고육지책이라면 더 적극적인 대안과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새로 추가할 멤버들에 대해 시청자들이 많은 의견을 주고 있는데요, 제작진도 이부분에 대해선 고민이 많을 겁니다. 게스트 멤버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멤버구성에 대한 문제를 우선 시급히 정리하여 현재의 어수선한 상황을 타개하고 1박2일만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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