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ntertainment On/예능&오락

1박2일, 태풍 오는걸 정말 몰랐을까



  예기치 못은 명사특집 대박, 하지만 무능한 제작진


연이은 악재로 인해 위기감이 나도는 1박2일. 역시나 5명으로는 뭔가 허전한 것이 사실입니다. 김C에 이은 엠씨몽 하차 이후 곳곳에 보이는 빈자리가 재미를 반감시키고 있습니다. 5명뿐이다보니 전체적인 복불복시스템 자체가 흔들리고 있기도 하구요.
가을음악여행편이 귀를 즐겁게 해주고 추억에 젖게 해주었지만, 그리고 만재도편이 리얼 야생을 통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해주었지만, 기존에 1박2일이 추구했던 재미와는 질적으로 달랐습니다. 그동안 1박2일이 짜임새있는 진행과 대결을 통해 빵뻥 터지는 재미를 선사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웃음 보다는 추억을 통한 공감, 잔잔한 이야기에 코드를 맞추는 듯 해보이기까지 합니다. 근래에 리얼예능이 웃음 뿐 아니라 감동까지 추구하며 두마리 토끼사냥에 나선 추세처럼 1박2일도 그렇게 하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의도한 것이 아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때 시청자들의 공감을 받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겠지요.
아무튼 위기에 봉착한 1박2일의 출연자, 제작진 모두 사태에 대한 타계책 찾기에 골몰해 있을 겁니다. 실제로 나영석피디가 제6의 멤버를 찾고 있다며 멤버보강에 힘을 실었기 때문에 멤버의 공백으로 인한 빈자리는 곧 채워지겠지요.
하지만, 지금의 위기에 대한 제작진의 대처는 안일하게만 보입니다.
 
 
 과도한 방송분량 때우기

울릉도에 가기로하고 포항 여객터미널에 모인 출연진과 제작진, 하지만 위기상황이 발생합니다. 북상하고 있는 제14호 태풍 '차바'로 인해서 출항은 할 수 있으나 다음날 회항이 어렵다는 관계자의 설명때문입니다. 1박2일의 촬영특성상 당일 아침 울릉도에 배편으로 들어가서 그 다음날 촬영을 마치고 귀가를 해야하는데 그게 여의치 않게 된거지요. 다음 날인 토요일, 그리고 일요일까지도 배까 뜰 수 있을 지가 미지수라니, 여러스케즐을 가지고 있는 출연진으로서는 난감할 수 밖에 없는 노릇입니다.
결국 제작진과 출연진은 고민에 들어가게 됩니다. 예기치 않은 천재지변으로 인해 촬영지가 변경되어야 하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하게 된거지요. 급작스런 계획변경이다보니 고민거리도 많더군요. 새로운 장소도 정해야하고, 당장 식사도 해결해야 하고...하지만 장소를 김해로 정하기까지의 방송분량이 40분이상 차지했습니다. 예기치 않은 사태로 인한 대처였지만 땡빵식 편집이 지나쳤다는 느낌입니다.
엠씨몽의 하차 이후 제6의 멤버는 나영석피디다라는 얘기가 나올 만큼 제작진의 방송참여 비율이 높아졌습니다.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고육지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지요. 제작진과 출연자 간의 가위바위보를 통해 아침식사내기를 하는데...이 또한 너무 오랜 방송분량을 차지했지요.  그리고 식사후 제작진이 모여 앉아 갈 곳을 정하는데, 상당히 두서가 없더군요. 각 스텝들의 고향부터 갈만한 곳을 찾아나선 회의만도 10여분이 넘게 방송이 되었지요. 방송분량 늘리기를 위한 고육지책일지 모르지만, 이는 그다지 흥미를 끌지 못했으며 제작진의 무능만 여실히 드러낸, 그야말로 안하느니만 못한 방송분량이었습니다. 리얼예능을 추구한다지만 1박2일 멤버들의 일거수일투족에 깊은 애정이 있는 사람들이나 관심을 가질만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태풍오는 걸 정말 몰랐나

제작진은 아침식사후 모두 모여 앉아 새로이 가야할 미션장소 찾기에 나섭니다. 이미 배를 타기 위해 포항에 온 이상 포항 근처의 새로운 장소를 물색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는 않겠지요. 스텝진의 고향을 물어 물어 갈 곳을 의논하는데, 전혀 새롭지도 특이할 것도 없는 그저그런 아이템만 쏟아져 나옵니다. 1인자 MC강호동의 제안으로 의도치 않은 명사특집이 탄생을 하게 되었지만, 회의를 하는 동안 작가도 피디도 어느 하나 좋은 아이디어를 내놓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애초의 여행스케즐이였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인들도 울릉도 여행을 계획한다면 기상상황체크는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대한민국 대표 프로그램의 제작진으로서 너무 안일하게 계획을 세웠다는 생각을 떨칠수가 없는 대목입니다.
사실, 제14호 태풍'차바'는 25일 발생하였고 26일부터 꾸준히 기사가 나왔습니다. 29일 촬영이 예정되어 있는 1박2일 팀에서 이를 체크하지 못했을까요? 물론 28일 기사로는 일본으로 북상하여 제주도정도만 영향권에 들고 우리 나라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라는 내용이었지만, 갈곳이 울릉도였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더군다나 1박2일을 통한 오랜 경험이 있는 제작진들이 간과할 사항은 아니라고 봅니다. 설사 태풍의 영향권에서 조금 벗어날 것이라고 예상을 했더라도 제작진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예비시나리오라도 준비해뒀어야 한다고 봅니다.
 


 의도치 않은 대박, 명사특집

어렵사리 MC강호동이 제안한 초등 씨름 선수와의 대결 그리고 선후배간의 향수를 자극하는 이만기 강호동의 대결로 가닥이 잡혀 김해로 출발하게 된 1박2일팀. 주먹구구식으로 의도치 않게 잡게 된 아이템이지만 씨름판을 주름잡았던 두 거목 이만기 강호동의 대결이라니, 이를 보고 있을 40대 이상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할 수 있는 아이템이 되어주었습니다.
지금은 씨름 인기가 많이 시들해졌지만, 강호동이 씨름판에 있을 때만해도 씨름은 국민적 관심을 받던 스포츠였습니다. 명절 때마다 중요 시간대에 씨름 장사 타이틀을 내건 씨름 대회가 방송될 정도 였으니까요. 그 씨름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만기와 강호동의 리턴매치는 그 자체만으로도 수많은 올드팬들을 설레게 만들기엔 충분하겠지요.
특히 이 두사람의 마지막 대결은 의미가 남달랐었는데요,
당시 씨름판을 주름잡던 이만기가 이 대결에서 지면서 모래판의 세대교체와 신예의 시대를 열렸던 의미있었던 대결이었던 거지요. 그 후 부진했던 이만기씨는 결국 영광스럽던 씨름계에서 은퇴를 했을 정도로, 씨름계 두 거성의 대결은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이렇듯 이번 대결은 올드 팬들에게는 만감을 교차시키는 의도치 않은 대박아이템이 되어준 것이지요. 더군다나 씨름의 부흥을 위해서라면 앞으로도 10년마다 계속 대결을 할 용의가 있다는 이만기교수의 말은 많은 감동을 줬습니다. 그 결과가 기대되는 이 두사람의 대결이 다음 주로 미뤄지며 많은 여운도 남겨줬는데요, 
예전 박찬호를 초청해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그래서 대박이 났던 명사특집처럼, 비록 절차를 밟아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박찬호 명사특집만큼이나 의미가 깊은 명사초청이라고 생각됩니다. 초등선수와 1박2일 팀의 대결도 잔재미를 줬고, 씨름인들의 씨름에 대한 훈훈한 사랑 등으로 다음주에도 1박2일은 재미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대박 아이템은 제작진의 능력이 아닌 MC강호동의 즉흥적인 아이디어와 이만기의 씨름사랑 덕분에 성사된 단발 아이템입니다. 어제 방영분은 프로그램 중반이후 흥미진진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초반의 식사내기 대결이나 식당에서의 토의과정에 대한 과도한 방송분량 메우기, 그리고 기상상황에 따른 대처 등 아쉬운 부분을 많이 드러냈습니다. 대한민국 대표 예능으로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온 1박2일의 제작진이 좀 더 성실하고 철저한 준비와 대응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요아래 손가락 모양은 추천버튼입니다... 혹시나 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