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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예능&오락

엠카 최고령출연가수 싸이의 1위가 반가운 이유





엠카 1위 싸이, 팬덤을 넘어 가요계의 주역이 될수 있을까

"제대후 기계음 트렌드, 당혹스러웠다"는 싸이. 작년 7월에 제대를 하고 1년이 지나서야 5집을 발매했습니다. 1년이상의 공백이 있던 셈이지요. 제대하고 음반 준비를 했던 1년동안, 싸이는 지금의 음반시장에 자신의 음악이 먹힐 것이냐를 많이 고민했다고 합니다. 그가 군대에 있는 동안 가요계는 아이돌천하에, 기계음이 가득한 시장이 되었기 때문이지요. 오토튠이 범람하는
아이돌무대 사이에서, 자신의 생목소리가 어필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 말입니다. 그러던 중 지난 여름 이제는 고령 가수로 분류되는 데뷔 15년차 DJ DOC의 성공적인 컴백을 보고는 "나도 가능성이 있겠구나" 싶어서 나왔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의 무대는 신났습니다. 아이돌가수들처럼 멋들어진 안무, 절도있는 안무는 아니었어도 온몸 흠뻑 땀으로 젖어가며 막춤을 추는 듯한 열정적인 무대가 보는 이들을 유쾌하게 해줍니다. 기계음이 아닌 싸이 본연의 목소리, 생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신선했습니다. 이렇듯, 여러모로 그의 음악과 무대는 기존 가요계에 식상해있던 대중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컴백에 성공했습니다.

 아이돌 쏠림 현상에 대한 대안

아이돌그룹이 득세하는 요즘의 가요계에서 싸이의 무대는 '이단아'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신선한 느낌을 주지요. 아이돌과 기계음에 익숙한 대중들에게도 이런 개성있는 무대가 어필할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그의 1위가 싸이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보여주는 반증일 것입니다. 그 동안 너무 한방향으로 치우친 경향이 있는 우리 가요계에는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거지요. 그동안 우리 가요계는 아이돌과 댄스류의 음악에 대한 선택을 강요받아왔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대중이 원하기에 가요계가 따라오는 것인지, 가요계의 주류에 대중이 호응하는 것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요. 적어도 막강한 메이저 기획사의 음악 방향은 명확한 편입니다. 음악프로그램은 이들 기획사의 방향에 완전히 부합되어 있지요. 음악프로그램뿐만아니라 토크쇼, 예능, 드라마에서조차 아이돌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는 현실이지요.
사실 저같은 경우에도 아이돌 음악에 관심이 많고 즐기는 면도 많지만 너무 한쪽으로의 쏠림 현상은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이미 우리 문화 콘텐츠의 주류소비층은 십대위주로 움직인지 오래입니다. 30대 이상의 시청자들의 기호에 맞는 다양한 음악이 주류에서 멀어진 것이 사실이지요. 앞서 언급한 DJ DOC의 성공적인 컴백 역시 그들의 음악을 좋아했던 올드 팬들을 자극한 면도 있겠지만, 기존 가요계와 차별화된 신선함도 큰 몫을 했을 겁니다.
싸이의 무대 또한 그렇습니다. 아이돌위주의 쏠림 현상에 음악적 대안으로서 큰 의미가 되어주는 것이지요. 

 단단한 팬덤문화를 파고 들수 있는 자신감

싸이의 1위는, 기성가수가 아이돌 가수에 열광해온 팬덤의 관심까지도 끌어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싸이만의 독특한 끼가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요즘 가요계나 음악프로에 아이돌가수만 나오는 건 아닙니다. 절대다수가 아이돌이지만 간간이 장윤정이나, 홍진영 등의 트로트가수들 혹은 이루, sg 워너비와 같은 발라드가수도 나오고 있긴 하지요. 하지만 이 경우 방청객의 반응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전에 강심장에 나왔던 조성모씨의 말이 인상적이였지요. 당시 조성모씨는 컴백 무대에서 등을 돌리고 서 있던 배타적인 팬덤문화에 대해 이야기 했었지요. 싸이의 컴백무대 역시 반응은 별다르지 않았습니다.
뮤뱅을 통해 컴백을 했던 싸이는, 노래 3곡을 쉼없이 부르는 열정의 무대를 선보였지요. 하지만 객석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이후 인터뷰에서도 이렇게 얘기했었죠.
"내게 있어 가장 중요한 건 관객의 리액션이다. 가장 무서운 것은 무반응이고. 컴백 후 첫 무대에 올랐을 때, 좀 서운했다. 아이돌(Idol) 그룹 팬들이 '맥주 아저씨' '응원가 아저씨'라는 눈빛으로 나를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첫 컴백무대에서의 이 싸늘한 반응을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해결했습니다. 객석난입이 바로 그것이지요. 자신의 무대를 즐기지 않는다면 즐기게 만들면 된다는 신념이 보이는 듯합니다. 객석으로 뛰어들어 기어이 그들에게 환호를 받은 것이지요. 가수들이 자신의 코앞에 찾아와서 열정적인 춤과 노래를 선보인다면 그 열정만으로도 관객들은 박수를 치게 마련일겁니다. 그리고 그것이 기존의 아이돌무대에서는 보기 힘든 새로운 무대라면 말할 것도 없겠구요. 음중 무대에서 객석에 난입했던 싸이의 무대는 방청객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냈습니다. 그 다음주에는 2pm과 함께 열정적인 무대난입을 재연했었구요.
인기가요에서는 MC 조권과의 깝춤대결을 펼치기까지 했지요. 아이돌 가수들의 팬덤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과감한 시도로 대중에게 다가섰다는 점입니다.

 십대와 기성세대가 공유할 수 있는 문화

앞서 언급한대로 아이돌에 익숙한 팬덤에도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이 엄마와 함께 콘서트를 가서 진정 즐길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을까요. 십대와 기성세대가 함께 티브이를 보며 같이 열광하고 진정 즐길 수 있다면 세대간의 간극은 그만큼 좁아질 것입니다. 함께 가치를 공유하고 더 쉽게 소통할 수 있겠지요. 십대와 기성세대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음악의 존재를 기대하는 것은 섣부른 억측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슈퍼스타k에서도 그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싸이의 1위는 본격 가요프로그램에서도 그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조심스레 기대해봅니다. 엄마와 아들이 함께 음악 파일을 공유하고 라디오를 같이 들을 수 있는 분위기 말입니다.
일전에 싸이는 이런말을 했지요.
"처음에 TV를 보면서 저 친구들(아이돌 가수) 사이에 내가 나오면 올드해보이지 않으려나 생각했어요. 다행히 저는 나이가 없는 가수인 것 같아요. 나이든 사람들이 점잖아야 하는 우리나라에서 어린 친구들 틈에 섞여 나왔을 때 안 어색한게 지금 저의 가장 큰 경쟁력이자 호재인 것 같아요."
어제 엠카에서, 1위를 한 싸이의 앵콜무대에서 내려가지 않고 함께 즐기는 후배들의 모습을 보니 왠지 세대를 뛰어넘는 교감을 떠올리게 해줍니다.


싸이는 33살의 나이로 이날 무대에 선 가수 중 최고령자입니다. 하지만 나이는 단지 숫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을 떠올리게 해주더군요. 또 아이돌 가수들에 비하면 비주얼에서 한참 밀리는 싸이입니다. 하지만, 너무 잘생긴 가수들만 보다가 그를 보니 신선합니다. 그래서 더 반갑습니다. 아이돌그룹들이 득세하는 와중에 솔로 댄스가수로 컴백해서 대중을 지지를 받아 1위까지 한 싸이의 저력이 돋보입니다.

이런 그의 당당한 기세가 케이블 방송을 넘어 지상파에서도 이어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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