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5 무대에서 데이비드 오가 탈락하면서 방시혁도 제자가 없는 심사위원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이날도 방청석에서는 열띤 응원이 있었는데요, 응원 못지 않게 눈길을 끈 것은 심사평에 대한 관중의 야유였습니다. 방시혁이 백청강에 대한 심사를 했을때였지요. 멘토의 심사평은 그 전문성을 인정받고 존중 받아야할텐데요, 왜 방청석에서는 이런 야유가 터져나왔을까요? 공감할 수 없더라도 심사평에 이런 반응이 나왔다는 것은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와도 관련이 있을텐데요, 그만큼 멘토의 권위가 크게 손상됐음을 보여주는 반증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시혁은 꾸준히 무언가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왔는데요, 바로 고음에 대한 부분입니다.
이날 무대에서 이태권은 '슬픈 그림 같은 사랑'을 불렀지요. 이태권은 폭발적인 고음을 뽐내지는 않지만, 부드러운 저음과 안정된 음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발라드를 부를 때 그의 음색은 편안하게 노래에 젖게 만드는 강점이 있지요. 그에게서 풍겨지는 풍채와는 사뭇 다른 부드러운 음색과 진솔한 목소리가 듣는 이를 끌어 당겨주지요. 노래는 이렇듯 가수가 부르는 곡을 통한 마음의 울림이 중요합니다. 이렇듯 안정된 가창력을 선보이는 이태권이기에 늘 고른 점수를 받아 왔고, 심사평도 좋았지요. 그런데 유독, 방시혁은 좀 다른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날도 '아쉬운 점은 누누이 지적되었던 고음을 뚫는 거 요것만 해줬으면 참 좋겠다'라는 주문을 했지요. 심수봉의 '그때 그사람' 이 가진 감성적인 느낌을 잘 살린 셰인의 무대에 대해서는 방시혁은 비슷한 지적을 했습니다. '지난 주 같은 고음을 이번주에도 조금더 딴딴한 소리를 보여줬으면 좋았겠다'라는 심사평과 함께 말이지요. 방시혁은 고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지요. 그가 고음만을 강조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수로서 다양성을 보여달라는, 다시말해, 단조로운 음색을 극복해달라는 주문이겠지요. 그런데 방시혁의 고음에 대한 강조는 지나친 감이 있습니다.
요즘 온국민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는 나는가수다를 통해, 우리는 가수가 줄수 있는 감동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새로 합류한 김연우, BMK 그리고 임재범은 기존의 가수들과도 겹치지 않는 그들만의 독특한 음색을 갖고 있지요. 이 무대를 통해 보컬의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나가수를 보며 느낀 것은, 어떤 음색이 정답이다라는 건 없다는 거지요. 발라드의 신이라 일컬어지는 김연우처럼 깨끗한 고음을 전혀 힘들이지 않고 올라가는 가수도 있지만, 임재범처럼 특유의 저음만으로도 절절한 감성을 살릴 수 있는 가수도 있지요. 여기서 고음이 잘 올라가는 김연우는 노래를 잘하는 것이고, 탁한 음성에 갈라지는 고음을 선보인 임재범은 노래를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보컬리스트는 저마다의 개성과 음색이 두드러질때 그 매력이 있는 거지요.
방시혁의 고음에 대한 견해는 오래전부터 이어왔습니다. 슈퍼스타K 시즌1의 작곡가로 활동할 당시에도 서인국에게 더 높은 음역대 즉 고음을 뚫어야 한다는 주문을 했었지요. 그리고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방시혁이 우승후보로 믿고 이끌어왔던 노지훈은 TOP8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만 했는데요, 그날 무대에서 노지훈은 평소와 달리 무척 흔들리는 모습으로 음이탈을 보여주고 말았습니다. 노지훈을 두고 신승훈은, 스스로 고음역대를 소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됐다면 다르게 불렀어야 했다는 지적을 했습니다. 당시 노지훈의 무대를 앞두고 방시혁은, 하이C를 찍는 일반 가수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고음역대를 볼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었는데요, 그가 노지훈에 대해 이런 과도한 기대를 가지지 않았다면, 노지훈은 소화하기 부담스러운 고음역대를 고집하지 않았을 겁니다. 어쩌면 탈락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지요. 이날도 방시혁은 다른 참가자에게도 고음을 이야기했는데요, 특히 이태권의 무대에 대해선 비강 위의 음을 표현한 것이 돋보였다고 찬사를 보냈습니다.
작곡가인 방시혁은 아이돌을 길러내는 프로듀서이기도 합니다. 앞으로의 음악시장에선 완전체 아이돌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했는데요, 그는 그 말 그대로 모든 것을 두루 두루 잘 하는 만능엔터테이너를 요구하고 있는 듯 하지요. 저음과 고음 그리고 가성까지 완벽하게 구현해낼 수 있는 그야말로 완벽한 보컬을 길러내고 싶어하는 것 같더군요. 가수가 되기 위해서 기계적인 연습과정은 필수적이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 또한 이런 기계적인 연습과정을 통해 다양한 음역을 자유자재로 소화할 수 있는 보컬리스트를 기대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모든 음을 완벽히 내기 위한 기계적인 연습과정을 거치는 동안 그가 키우는 가수들은 개성을 잃어가는 것은 아닐지 우려됩니다. 몸에 익은 듯 착착 맞아떨어지는 무대를 선보여온 노지훈은 왠지 기성품과도 같은, 아이돌스러운 모습을 연출해냈고, 처음 싱어송라이터로서 풋풋한 인상을 줬던 데이비드 오는 언제부터인가 방시혁으로부터 '지옥에서 온 락커' 소리를 듣더니, 자신만의 싱그러웠던 매력을 상실해버렸지요.
가수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강점이 있습니다. 특히 음색이 주는 개성은 저마다의 매력이겠지요. 듣는 이마저 노래의 감성에 빠져들게 만드는 이소라의 음색이 그러하고, 세계적으로도 희소성이 인정된다는 임재범이 그러하지요. 그들은 음색 하나만으로도 대중을 휘어잡고 음악성을 인정 받고 있습니다. 개성은 자신만의 색깔이지요. 모든 것을 무난하게 잘하는 사람은 절대적인 천재가 될 수 없습니다. 천재란 결국 한 부분에서 극단적으로 뛰어난 사람일 것입니다. 사람들은 모든 것을 무난하게 잘하는 사람보다는 어느 한가지가 특출나게 개성있는 사람을 더 기억할 수 밖에 없겠지요. 아이돌의 평균수명이 그리 길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겠지요. 어떤 선을 그어놓고 거기에 맞추도록 요구하는 것보다는 그사람의 강점을 지켜주고 그 사람이 잘할 수 있는 것을 개발해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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