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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나는가수다 김범수, 1등 찍고 꼴찌한 순위의 의미



                         김범수 순위의 의미

탈락과 재도전 논란이후 한달만에 돌아온 나는가수다(이하 나가수)는, 첫 방송때와 마찬가지로 탈락이 없는 공연의 무대였는데요, 지난 두 번째 경연에서 영광스런 1위를 차지했었던 김범수가 꼴찌를 하고 말았습니다.
나가수 첫회 인터뷰에서 김범수는 이런 얘기를 했었지요. '가수란 노래로 말하는 사람이다. 얼굴이 아니고....' 가창력은 뛰어나지만 외모에 자신이 없었던 그는, 데뷔당시 '얼굴없는 가수'로 활동했었는데요, 나가수에 출연하면서 '데뷔 13년 차임에도 내 얼굴은 신인이다. 나를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 잃어버린 내 얼굴을 찾는 기분'이라고 출연 소감을 전한 바 있습니다. 얼굴이 아닌 노래만 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던 그의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청중평가단은 얼굴로 평가하지 않았지요. 떨리는 가슴으로 무대를 경청하며 무대를 통해 전달된 가수의 열정과 감동을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얼굴없는 가수 김범수에게 두번째 경연에서 25%의 압도적 1위를 선물해주었지요. 놀람과 감동이 교차했던 당시 발표현장에서, 김범수는 너무 감격한 나머지 오랫동안 숙인 고개를 들지 못했었습니다. 동료가수들과 개그맨들은 우는 거아니냐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었지요. 데뷔 13년차 가수, 하지만 음악프로그램에서 한번도 해보지 못한 1위를 해봤다며 감격의 소회를 밝혔지요.


김범수에게는 1위의 영광보다 관객에 대한 신뢰를 얻은 것이 더 소중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지난주 재개된 공연무대에서도 김범수가 등장하자 관객들은 커다란 함성과 박수를 잊지 않았습니다. 인기란 얼굴이 아닌 노래로 충분히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새삼 실감했겠지요. 이런 관중들의 사랑과 신뢰 덕분에 김범수의 얼굴엔 자신감이 충만해보였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김범수는 잔잔하고 여유있게 즐기듯 노래했습니다. 간주중엔 '색소폰~'이라는 애드립을 던지기도 했지요. 여전히 빼어난 가창이었습니다. 관객은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관객들에게 강한 기억을 남기지 못했나 봅니다. 곡 자체가 잔잔하다보니 열정이 넘치는 다른 가수의 무대와 비교된 것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의 7위가 인지도가 없었던 노래 탓은 아닐겁니다. 2위를 한 박정현을 보면 확연하지요.


이날 공연에서 한가지 흥미로웠던 점은 새로 합류한 세 명은 모두 자신의 대표곡을 선곡한 반면, 기존의 출연 가수들은 대표곡이 아닌 자신이 부르고 싶었던 곡을 선택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노래의 인지도에 의지하지 않고 온전히 감성으로 전달할 자신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관객들에 대한 신뢰가 생겼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선곡의 이유를 말하는 가수들의 표정도 편안했지요. '미아'를 부른 박정현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이기에 기회가 있으면 아무때나 막 부른다며 밝게 웃었고, 김범수는 자신이 선택한 노래 '그런 이유라는 걸'가 유명한 곡은 아니지만, 참 좋은 노래이자 참 아끼는 노래라고 소개했지요. 이소라는 마치 지난 재도전 논란에 대한 심경을 고백이라도 하듯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를 선택했습니다.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노래를 부르는 순간만큼은 좋아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면서 말입니다. 이처럼 이들 기존 가수들이 선택한 노래는 대중적이지 않았지요. 하지만 가수들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대중적으로 널리 사랑받은 곡은 아니지만, 노래 자체의 진가를 알아봐주는 청중평가단이라면 틀림없이 이 노래를 경청해 줄거라는 믿음이 있었지요. 


나가수가 서바이벌 오디션이 형식이라는 것이 알려졌을 때 반색한 사람도 있었지만, 우려를 표한 사람들이 더 많았었지요. 가창력에서 누군가에게 뒤지지 않을 최고의 가수를 상대로 평가를 하고 순위로 매겨 줄을 세운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었습니다. 또 평가의 주체 역시 일반 대중이라는 점도 논란의 여지가 있었는데요, 전문가가 아닌 청중평가단이 최고의 가수들을 순위를 매긴다면 결국 무대에 대한 평가가 아닌, 선호도에 따른 인기투표에 머무는 것이 아닌지 우려됐던 거지요. 하지만 본격적인 경연이 시작되면서 그러한 우려의 목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1000개의 귀' 청중평가단의 투표 결과는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게 만들었었는데요, 현장에서의 순위는, 방송 직후 음원차트의 1위, 7위와 정확히 일치하는 양상를 보여줬습니다. 한달 전 경연에서는 2위부터 6위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대중들의 대체적인 평가라 할 수 있는 음원차트를 보면, 실제 순위도 비슷하지 않았을까 짐작할 수 정도였지요. 청중평가단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에 몰표를 준것이 아니라 출연하는 7명 가수의 무대를 경이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때로는 일어서 환호하고, 때로는 눈시울을 붉히며 뜨거운 가슴으로 무대와 교감했던 이상적인 관객의 모습을 보여줬지요. 그래서 이제 청중평가단의 선택과 투표엔 깊은 신뢰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감동의 무대를 현장에서 향유하고자 청중평가단에 지원하고 있지요. 벌써부터 청중평가단은 최고의 무대에 받쳐진 오롯한 잣대로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1위를 찍고 바로 7위가 될 수 있는 무대, 익숙하고 호감가는 자에게 1위를 주는 것도 낯설고 생소한 사람에게 7위를 주는 것도 아닌, 순간의 무대에서 마음의 떨림과 감동을 평가하는 청중평가단에선 누구나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겠다는 생각을 새삼해봅니다. 지난 경연에서 김범수에게 1위의 영광을 통해 자신감 충만이라는 선물을 해준 관객들은 이번엔 안일함을 경계하라는 의미에서 또다른 선물을 해준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가수의 영광에 이미 청중평가단의 의미는 절대적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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