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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외압설을 부정하는 김제동이 더 아프다



지난 주 이소라를 대신해 '이소라의 두번째 프로포즈'의 진행을 보았던 김제동의 방송분이 불방되었는데요, 이에 대한 외압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건강이 안좋은 이소라의 부탁으로 그녀를 대신해 녹화까지 무난하게 끝냈음에도, '이소라의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은 이소라 본인이 진행해야 한다'는 방송국의 입장에 따라 결국 불방되었고, 대신 재녹화가 결정됐지요. 그런데 재녹화마저 이소라가 불참하자, 윤종신과 알렉스가 대신 재녹화를 하기에 이른거지요. 이런 일련의 사태에 대해 김제동 측은, 외압은 없었으며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미 김제동은 인기리에 진행하고 있던 스타골든벨에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하차한 경험이 있습니다. 4년간이나 메인MC로 활약하면서 스타골든벨의 인기를 끌어올렸지만 300회 특집방송때조차, 다른 이전 MC들과 달리 부름을 받지 못하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었지요. 시종일관 외압은 없었다고 주장했던 방송사측의 주장과는 상반되는 행보가 계속 있어 왔습니다.


어쩌면 외압의 실체따위는 정말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외압은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엔 권위주의가 팽배해 있습니다. 대통령이 현장에 자꾸 나타나면 사람들만 불편해진다며 외출을 자제했던 혹은 평검사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던 분은 이미 가고 없습니다. 그리고 토론같은 쌍방향 소통은 보기힘든 대신, 뉴스 중계차 앞에서 서민에게 목도리를 선물하고 시장에선 해장국 사드시며 자세를 잡으시는 분이 계십니다. 그 아래에서 학벌, 종교, 지역에 따른 '라인'인사가 펼쳐지고 있지요. 그러고부터는 인터넷에서 정치이야기를 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운 세상이 됐습니다.

이러한 귄위주의 시대의 특징은, 아랫사람들이 열성적으로 윗사람의 눈치를 본다는 점입니다. 윗사람이 그때 그때 원하는 바를 일일이 지적하지는 않습니다. 가끔은 직접적으로 지적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개는 그렇지 않지요. '쟤는 기분나쁘니 보기 싫다' 식으로 하나하나 관리하는 것에는 한계도 있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임명된 자들이 알아서 잘 하기 때문이지요. 권위주의 시대에는 윗사람의 의중을 기가 막히게 잘 살피는 이들이 출세가도를 달리기 마련입니다. 윗사람의 성향을 알아서 잘 살피는 조직분위기에서, 그 윗사람의 성향에 반하는 사람을 출연시킬지의 문제는 아랫사람마저 불편하게 합니다. 사장이 꺼리면, 부장도 꺼리고, 부장이 꺼리니 과장도 거북스러울수 밖에 없는 형국이지요. 이러한 세상에서 법의 잣대란 공평하게 적용될 수 없고, 오로지 VIP의 기호와 의중만을 살필 뿐입니다.
바로 외압의 실체는 없되, 외압은 존재하는 세상이지요.
이런 점에서 이번 김제동의 외압설 역시 방송국의 내부 분위기에 비춰 결코 우연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윗사람이 꺼릴 것 같기에 아래에서 '알아서 피해야 할만한 사람'이기때문에 그렇습니다.


뺨을 맞고 '아프다' 하는 것보다 '괜찮다' 하는 것이 더 안타깝게 느껴지지 않나 싶습니다. 김제동 역시 뺨을 맞고도 '아프지 않다' 허허 웃고 있을 뿐이지요. 그래서 더 아파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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