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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임재범의 '비상'은 한낱 덧없는 꿈이었을까





나도 세상에 나가고 싶어 
당당히 내 꿈들을 보여줘야해
그토록 오랫동안 움츠렸던 날개
하늘로 더 넓게 펼쳐 보이며 날고싶어  
- 임재범 '비상' 중 -

십수년전 자신의 심경을 담아 임재범이 불렀던 노래입니다. 하지만 그가 비상하기까지는 너무도 오랜 시간이 필요했지요. 20년간 방송출연을 거의 하지 않았던 그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스스로 도망치곤 했다고 말해왔습니다. 사람들이 알아보는 것을 감당할 수 없어 마음을 닫은채 청년은 중년을 넘어섰습니다.

그런 그가 마음을 열고 나는가수다(이하 나가수)에 출연했습니다. 마음을 여니 편안해졌고, 그래서 이젠 하고 싶다고 말했지요. 시나위와 아시아나의 보컬이기도 했으며, 가수들이 닮고 싶은 목소리의 가수 1위였으며, 세션맨들이 뽑은 최고의 보컬리스트이기도 했던 임재범. 하지만 음반을 발표한 직후에는 잠적을 하기도 하는등, 사람을 기피해왔던 그가 이렇게 오랜 칩거를 떨치고 세상에 나왔습니다. 작곡가 김형석은 임재범을 두고 '나만가수다'라는 우스갯소리를 했지만, 나가수에서 그가 펼친 무대는 이말의 의미가 가볍게 들리지만은 않게 만들었습니다. 단 세 번의 무대를 통해 숱한 사람들을 전율시키며 국민적인 관심을 이끌어냈습니다. 그의 무대를 통해, 많은 사람들은 잊고 살았던 감성의 실체를 끄집어낼 수 있었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그에게 열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대중이 열광할수록, 가수 임재범 이상으로, 인간 임재범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져갔습니다. 그의 과거 행적부터 가족관계 등이 연일 보도되었었지요. 그다지 알리고 싶지 않았던 개인사들도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회자되었습니다. 급기야는 맹장수술 등으로 뜻하지 않게 나가수에서 하차하면서 때아닌 난동설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되자 그에게 열광했던 사람들 중 일부는, 그의 과거를 들먹이며 임재범은 원래 저런 사람이었다라며 그를 비난하기도 했는데요, 최근에는 사람들의 과도한 관심 탓에 집밖에도 나가지 못하다가 훌쩍 영국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이 소식이 알려지자, 투병중인 아내와 어린 딸을 문제삼으며 무책임한 가장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저작권료 100-200만원을 가지고 살았다는 그의 말을 상기시키며 비행기표는 어떻게 샀냐는 비아냥섞인 비난까지 가세하기도 했지요.

이런 와중에 어제는 또다른 뉴스가 보도되었는데요, 6월 11일과 12일로 예정되었던 BMK와의 합동공연이 주최측의 내부사정으로 갑작스럽게 취소됐다는 소식입니다. 그런데 헤드라인이 '임재범 출연예정 공연, 돌연 취소'로 표기되면서, 내용을 읽지 않은 사람들은 임재범 본인이 출연을 번복했다는 것으로 오해하기도 하더군요. 그래서 과거의 행적을 문제삼으며, 변덕스러운 성격이라는 악플도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습니다. 뜨거운 열광과 차가운 독설은 빛과 그림자처럼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것인가 봅니다.

지친 심신을 이끌고 영국행비행기에 오르며, 임재범은 '불쌍한' 자신의 영혼을 회복시키고 오겠다며 6월11일에 있을 공연을 위해 꼭 돌아올테니 염려 말라는 말을 남겼었습니다. 공연에 대한 그의 의지는 강했지만, 결국 자신의 의지와 달리 좌절되고 말았습니다. 나가수에 대한 참여 의지가 강했지만, 결국 여러 사정으로 좌절됐듯이 말입니다.

임재범은 나가수의 출연을 운명처럼 받아들였습니다. '아.. 나는 이걸 해야할 운명이구나' 라며 말이지요. 이제 새로 시작했으니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자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오랜 동안 조울증에 시달리며 돌보지 못했던 가족에 대해 미안함을 표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루머만을 남긴 채 돌아온다는 기약도 없어 나가수를 떠나게 됐습니다.

세상에 나와서 이름을 널리 알렸지만 뜻대로 안되는 것도 참 많습니다. 게다가 숱한 오해로 곤혹스러운 유명세도 이어지고 있지요. 세상사람들의 이목에 신경쓰지 않고 살아왔던 지난 세월에 비춰볼때 참 낯설고 당혹스러온 현실입니다. 자신의 의지로 자신만의 음악을 추구해온 그는 지금 많이 피로할 것같습니다. 십수년전의 노래에 담긴 말 그대로 세상에 나와 자신의 꿈을 보여주며 멋지게 날아올랐지만, 세상은 여전히 만만치가 않습니다.


세상에 나올 결심과 관련해서 임재범은 딸에 대해 이야기한적이 있습니다. '제일 큰 영향은 제 딸이에요'라고 말하는 임재범의 얼굴에서 야생의 락커가 아닌 한 아이의 아빠를 봤습니다. 당시 그는 이런 말을 덧붙였습니다. '근데 이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될지, 아니면 아빠로 인해 또다른 상처를 입을지는 나도 모르겠다'고 했지요.

십수년 그가 '비상'이란 노래에 담았던 꿈은 뒤늦게 현실이 되었지만, 이런 현실이, 그가 바라던 꿈이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임재범은 이미 세상에 나오기 전의 임재범과 같을 수는 없습니다. 어쩌면 그는 다시 대중에게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라도 혹시라도 혹시라도 그가 모든 걸 버리고 돌아선다면 우리는 그를 '편히' 보내줄수는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