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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나는가수다 이소라, 떠나는 전설에 바쳐진 오마주



                 임재범에 바친 오마주

나는가수다(이하 나가수)의 어제 미션은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의 노래부르기'였습니다. 이소라는 임재범을 선택했지요. 바로 힙합 장르의 '주먹이 운다'였습니다.
이소라의 이번 무대는, 지난번 보아의 넘버원을 록버전으로 불렀던 것에 이은 또 다른 파격이었지요. 힙합을 선보인 것 자체가 놀라움인데요, 이소라의 힙합을 즐긴다는 것은 시청자에게도 새로운 도전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힙합뮤지션인 소울다이브와 무대 뒷편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떨치듯 저벅저벅 걸어나오는 모습에서 자신의 새로운 도전에 임하는 다부진 각오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소울다이브와 나란히 서서 시작된 무대는 힘 있는 랩과 이소라의 강렬한 가창이 어우러져 시선을 확 끌어당겼지요. 그녀의 가수인생 최초의 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또 그녀의 퍼포먼스를 보는 것도 새로운 즐거움이었지요. 그동안 이소라는 앉아서 노래 부르기를 즐겨했습니다. 서서 노래를 할 때에도 스탠드마이크를 잡고 부르는 경우가 많았지요. 하지만 이날 무대에서는 주먹을 겨누는 동작부터, 팔을 쳐들어 스스로의 머리를 짚는 동작 등 선굵은 비쥬얼까지 선사했습니다. 비장감마저 엿보이는 표정만큼이나 무대를 장악하는 묵직한 이소라의 목소리가 그동안 발라드를 통해 전해줬던 절절한 감성의 울림과는 전혀 다른 색다른 감흥을 주었습니다.
또다시 이어진 그녀의 새로운 도전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장르를 소개하고 싶었다는 이소라의 말은, 나가수의 무대가 나아가할 지향점을 보여주는 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신의 음악적 영역을 넓히는 동시에 우리 가요의 음악적 저변을 확대하고자 하는 노력이겠지요. 주말의 황금시간대에 가수들에게 할애된 소중한 시간, 그 시간이 이소라 덕분에 더욱 풍성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미 전설이 되어버린 임재범
지난주는 나가수와 관련된 수많은 루머들로 뜨거웠던 한 주였습니다. 실명이 거론된 숱한 스포일러 중에는 여러 당혹스러운 이야기도 있었지요. 그리고 어제 방송된 내용에선 임재범의 잠정적 하차만이 결론났을뿐 다른 여러 의혹들은 여전히 미지로 남아버리고 말았지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임재범이 나가수의 품격을 끌어올렸다는 점입니다.  그가 불렀던 '빈잔'이나 '여러분'은 나가수가 아니면 일반대중은 쉽게 접해 보기 어려운 종합예술이었지요. 그렇게 강렬한 무대를 보여주고는 이렇게 금방 떠나가는 임재범이기에 아쉬움이 더욱 깊어지네요. 너무나 짧았던 강렬한 만남, 확인되지 않은 숱한 루머들, 알 수 없는 뒷 이야기들... 그리고 다시는 나가수에서 그를 만날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까지...그래서 그는 이미 전설이 되었습니다.


그 전설에 바쳐진 오마주
'제가 여자라서 똑같이 그분의 창법을 다할순 없겠지만, 그분의 노래를 듣다보니 또 다른 세계가 있더라구요. 임재범은 멋있는 분이다. 가수로..'
이소라와 임재범은 오랜시간 각자의 음악세계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서로의 음악적 영역은 확연히 구분됐지요. 하지만 이 둘 사이에는 묘한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독특한 음색과 짙은 감성의 전달이 그렇지요. 그동안 한없이 까다롭고 그래서 만나보기 쉽지 않았음에도 절절한 감성으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려왔습니다.
나가수에서 언뜻 비친 임재범의 이소라에 대한 존중이 인상이었습니다. 그녀의 중간평가 무대를 앞두고 '얘들아 가마 대령해라' 라든가... 이번 노래의 선곡 사실을 접하곤 '저 양반이 왜 그랬을까요'라는 등, 후배 가수들에게 스스럼없던 임재범은 이소라에게 만큼은 경의를 담곤 했지요. 그리고 이소라는 자신의 음악적 스타일을 넘어선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임재범을 노래했습니다. 바로 임재범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날에 말입니다.


맹장수술한지 일주일이 된 임재범은 무대에 서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왔었는데요, 그러나 잠정적인 하차가 결정되었고, 이날은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기위해 무대에 올랐습니다. 이 무대의 박수소리가 그리울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지요. 노래하고 싶지만 할 수 없어 짜증난다는 임재범에게 이소라의 노래는 위로가 될 수 있었을까요. 이소라의 무대를 바라보는 임재범은 유독 말이 없었지요. 대기실에서 감탄을 연발하는 동료가수의 모습을 잔잔한 미소로 조용히 바라봤을 뿐이었습니다. 주위사람들에게 많은 말을 하곤 했던 모습과는 달랐습니다. 이소라가 대기실로 들어섰을때도 미소로 안아줬을뿐 말을 아끼는 모습이 이채로웠습니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두 사람은 이렇게 짧은 포옹으로, 음악은 결국 하나라는 사실을 실감했을 겁니다.


나가수의 전설이 된 임재범을 위해, 나가수의 무대에 바치는 이소라의 오마주는 나가수의 전설로 함께 남을 것 같습니다. 십수년 동안 굳어온 자신의 굳건했던 음악적 영역을 깨치고 새로운 모습을 펼쳐냈다는 점에서 이소라의 도전이 유난히도 돋보이더군요.
노래의 마지막 순간, 그녀는 마이크를 바투 대고 한동안 거친 숨소리를 이어갔습니다. 노래를 끝낼때마다 노래의 감성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늘 쉽지 않았던 이소라, 저 역시도 이날 그녀의 노래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쉽지 않더군요. 그녀의 가쁜 숨소리를 따라, 저 역시 벅찬 숨을 가눠야 했습니다. 이날 제 마음 속 넘버원은 이소라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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