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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평창유치성공, 김연아의 연설에 살짝 민망했던 이유




결국 세번째 도전끝에 기어이 평창유치에 성공했습니다. 당초 50표정도를 목표로 했는데 63표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요. 그동안 숱한 좌절 속에서도 꾸준히 도전한 노력이 이제야 결실을 맺게 됐습니다. 물론 이제 성공적인 개최라는 또다른 숙제가 남겨졌지만 말입니다.

이번 개최지 선정에서 특히 관심을 끌었던 것은 김연아 선수의 프리젠테이션이었습니다. 그녀를 소개하는 말, 'Olympic Figure Skating Champion~' 이 장내에 울려퍼지며 IOC위원들이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을때는 새삼 그녀의 세계적 위상을 실감할 수 있었지요. 이런 자리에서 발표하는 것이 떨린다고 스스로 말했지만, 피겨 여왕다운 기품으로 유창한 영어로 발표하는 그녀의 모습에 이미 한국의 김연아를 넘어 세계 속의 김연아로서 당당한 그녀를 또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제 평창의 올림픽 유치를 위한 최종PT에 나선 김연아는 시종일관 우아하고 기품있는 모습으로 프리젠테이션을 이끌어나갔습니다. 얼굴에는 은은한 미소를 띄며 좌중을 둘러보고 한 사람 한 사람 시선을 맞추며 자신감있는 연설을 해나갔지요. 무엇보다 눈에 띈 것은 선수로서 고국에 올림픽 유치하는 큰 선물을 안겨주고자하는 빛나는 의지였습니다.

그런데 그녀의 연설에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나는 좋은 여건을 갖춘 종목을 선택한 선수지만, 열악한 환경 탓에 훈련을 위해 지구반바퀴를 돌아야 하는 동료들도 있다'라는 부분입니다.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비인기종목 선수들을 염두에 둔 말이겠지요. 그런데 이 말이 내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듭니다. 지금의 현실을 보면 피겨가 인기종목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녀가 피겨의 꿈을 키우던 시절을 상기해보면, 김연아야말로, 피겨의 불모지에서 사람들의 무관심을 딛고 힘겹고 외롭게 꿈을 키워온 사람입니다. 실제로 지구반바퀴를 돌아 캐나다에서 오랜기간 지내기도 했지만, 이는 어느정도 명성을 쌓아 여유가 있었을때의 일이지요. 일반에 개방된 아이스링크장에서 일반인들의 가벼운 시선 앞에서 연습해야만 그녀의 고된 시절도 있었습니다. 특히 롯데월드에서 연습하던 시절, 사람들의 카메라플래시 탓에 점프타이밍을 놓치기도 했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농담을 던지듯 '점프, 점프'를 외치는 소리에 마음이 상하기도 했던 일화는 유명하지요. 어머니는 다른 가족을 뒤로한채 오직 김연아의 뒷바라지만 해야 했었고, 아버지의 얼굴을 구경하기도 힘들었던 김연아입니다. 훈련 여건이 좋지 않다보니 유난히 부상도 많이 당했었습니다.

그녀는 결코 '좋은 여건을 갖춘 종목을 선택한 선수'가 아닙니다. 김연아 스스로가 좋은 여건을 갖추도록 만들어 놓았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것입니다. 어느덧 우리나라에도 피겨꿈나무들이 자라나고 있습니다. 박세리가 골프하는 모습을 보고 자란 '박세리키드'처럼, 김연아를 보며 꿈을 키운 '김연아키드'들에게 더이상 대한민국은 피겨불모지가 아니지요. 이미 피겨는 쇼트트랙을 능가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고, 아이스쇼공연이 성황리에 펼쳐지는 나라가 되었지요. 오직 김연아의 존재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김연아는 올림픽 유치 홍보를 위해, 자신을 '좋은 여건을 갖춘 종목을 선택한 선수'라고 소개했습니다. 아마 원고를 준비하며 스스로도 감회가 남달랐을겁니다. 외롭게 연습하던 시절의 땀과 눈물을 쉽게 잊을 수는 없겠지요. 바로 그렇기에 그녀는 '꿈과 열정'을 사랑하는가 봅니다. SBS 예능 '키스 앤 크라이'에서 김연아가 주목하는 것은 기본기보다는 땀과 노력 그리고 열정이었습니다. 소소한 실수에는 별로 개의치 않되,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는 최고의 찬사를 아끼지 않았지요. 평발의 핸디캡과 발목 부상을 감내하는 김병만의 무대에, 눈물을 흘리며 최고 점수를 부여한 것도 김연아의 남달랐던 열정이 통했던 부분이었을 겁니다.

이날 PT에서 그녀는 자신을 '정부가 동계 스포츠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라고도 표현했는데요, 사실 민망할 노릇입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가족들의 희생과 스스로의 노력으로 우뚝 선 그녀에서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녀는 정부가 노력한 산물이 아니라, 꿈과 노력의 증거입니다. 피겨불모지인 남아공의 피겨선수들이 그녀를 눈물로 맞이하는 모습을 보면, 그녀가 한국인에게만 꿈의 증거는 아닌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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