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ntertainment On/스타&연예

BIFF 레드카펫, 섹시코드를 누른 개념녀의 반전 - 김꽃비



'레드카펫은 자신감으로 걷는 거야, 이 세상에서 니가 제일 잘난 사람이라고..'
-독고진, 드라마 '최고의 사랑' 중에서 -

레드카펫은 배우들에게 영광의 절정입니다. 특히 여배우들은 그 한걸음 한 걸음에 배우로서의 정체성 이상으로 여자로서의 자아를 만끽하는 순간이지요. 그래서 대부분의 여배우들은 레드카펫을 염두에 두고 수개월전부터 패션 콘셉트를 고민합니다. 그리고 지난 세월동안 레드카펫의 확고한 콘셉트는 섹시코드였지요.

'무명배우라서 주목받고 싶어요' 한 여자는 그래서 섹시코드의 극단에 천착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무명배우는 전혀 다른 콘셉트를 만들었지요. 그리고 이 작은 상식의 파괴는 레드카펫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지도 모른다는 신선함을 주고 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서 단연 화제의 인물은 오인혜였지요. 레드카펫에서 여배우들은 어떤 드레스를 입을지를 놓고 은근한 자존심대결을 펼칩니다. 유명디자이너의 드레스를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가 스타일리스트의 능력이라고도 하지요. 숱한 눈치와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갈리는데요, 오인혜의 경우 화끈한 노출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지만 이내 과도한 노출로 큰 비난에 직면했습니다.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으나 그 방향이 엇나간 셈이지요. 

그녀는 비난이 거세지자 해명에 나섰는데요,  '의도한 노출 논란은 아니었다'며. 지인들로부터 신인들은 사진 한 장 안 나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평범하게는 입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서 선택한 드레스 였다고 했지요. 지명도 있는 여배우들 틈에서, 그저그런 모습으로 잊혀지기 보다는, 나름 자신을 돋보이고 싶었던 그녀의 선택이었습니다.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레드카펫'이라는 이벤트에서 오인혜는 관심 받기 위해 과감한 도전장을 던진 셈입니다. 무명의 여배우로서 대중의 관심을 바라는 지극히 평범한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과한 민망 드레스 없이도 단연 이슈의 중심에 선 또 다른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독립영화 '똥파리'의 여주인공 김꽃비였지요. 이 여배우는 레드카펫에서 한진중공업 노동자의 작업복을 입고 레드카펫에 섰습니다. 올해부터 부산국제영화제 전용관으로 사용이 될 영화의 전당은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에 의해 지어졌다고 하는데요, 김꽃비가 입은 그 작업복은, 세계 최대 지붕으로 건축사를 새로 썼다는 평을 듣는 이 건물을 지은 노동자들의 피와 땀을 상징합니다. 여배우들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는 레드카펫에서, 김꽃비는 자신의 미모보다는 자신의 신념을 드러냈습니다.

또 여균동감독, 김조광수 감독과 함께 'I♥CT 85, GANG JUNG'이라 적힌 플랜카드로 자신의 맵시를 감추었지요. 그래서 오히려 주목받는 아이러니가 있었습니다. 자신의 자태보다는,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를 위헤 CT85 크레인에서 농성하고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과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제주 강정마을의 현실을 알렸습니다. 그녀의 의견과 신념에 동조하건 반대하건 무관심하건.. 그녀가 레드카펫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특히 그녀를 바라보는 네티즌들의 시선이 상당히 호의적인데요, 낮은 지명도를 극복하고 단숨에 엄청난 관심과 호평을 얻고 있습니다. 투박한 작업복을 걸친 그녀지만 그 어떤 파격적인 드레스보다 더욱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새로운 개척자'가 된 셈이지요. 그야말로 섹시코드를 넘어선 반전이었습니다.

레드카펫이 펼쳐지면 필연적으로 사람들은 말합니다. 누가 베스트 드레서고 누가 워스트 드레서인가... 그리고 이러한 평가의 기준은 섹시코드였지요. 이러한 케케묵은 게임의 법칙에 오인혜는 언제나처럼 과감한 도전장을 냈습니다. 그녀의 선택은 어찌보면 상식적이었지요.  보다 섹시하게, 보다 주목받을 수 있게.. 하지만 그녀는 역풍을 맞고 말았습니다. 헌데 또 다른 무명배우는 이러한 전통과 상식을 뒤집고, 섹시코드의 경쟁이 치열한 그동안의 레드카펫에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해냈습니다. 바로 자신의 신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사회적 메세지를 담은 거지요. 이러한 신선한 패러다임의 변화에 사람들은 기존의 섹시코드에 보내왔던 시선을 뛰어넘는 관심을 보내고 있습니다.

독고진이 말했듯 레드카펫은 자신감의 표현입니다. 자신감=자아에 대한 믿음, 그 자신감은 레드카펫에 새로운 문화를 이끄는 시발점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섹시코드로 붉기만 했던 레드카펫이. 과연 '블루'카펫으로 바뀔 날이 올까요. 이는 결국 '세상에 대한 관심을 어디에 두느냐'는 대중들의 선택이겠지요.

아래 손가락모양은 추천버튼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