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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나는가수다 김경호, 자신을 눌러 더불어 빛난 무대

 


일전에 김연우와 김경호가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빨간 커플티 느낌의 옷을 입은 두 사람은, 김연우의 살짝 투박한 모습과 김경호의 웨이브 진 긴 헤어스타일이 어우러져 한 쌍의 부부처럼 느껴졌지요. 오랜 기다림 끝에 나가수에 출연하게 된 김경호는 가장 먼저 김연우에게 찾아갔었습니다. 어떻게 편곡하면 좋을지 도란 도란 이야기나누는 모습이 정다웠는데요, 당시 김연우는 김경호와의 오랜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고, 특유의 예능감으로 긴장하고 있던 김경호을 웃게 해줬지요. 이렇듯 두 사람은 절친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펼쳐진 나가수의 듀엣 미션은 마치 두사람을 위한 미션인 듯 했습니다.

이번 경연을 앞둔 인터뷰에서 김경호는, 자신과 가장 친하면서 나가수와 인연이 깊은 가수를 섭외했다고 밝혔는데요. 역시나 김연우였습니다. 아름다운 음색으로 듣는이의 가슴을 두드리는 김연우는 나가수에서 자신의 본모습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하고 탈락했기에 많은 이들의 아쉬움을 샀습니다. 특히 그가 마지막 출연했던 방송분을 나가수의 레전드로 꼽는 애청자가 많을 만큼, 그는 나가수가 절정의 영광을 누릴때 나가수를 떠났지요. 당시 그가 불렀던 '나와 같다면'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전율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듀엣은 더욱 기대를 모으게 했지요.

나가수의 무대를 앞두고 늘 긴장하는 모습을 보여왔던 김경호는 이날 만큼은 한결 여유가 있어보였는데요, '너 또 빨간색이야? 나도 빨간색인데..' 옷차림을 화제로 허물없이 인사를 건네는 김경호의 얼굴엔 그동안의 긴장감은 그다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들이 선택한 노래는 피노키오의 '사랑과 우정사이'였는데요, 일전의 부부 패러디 사진을 연상시키는 재미있는 선곡이었지요. 로커 김경호는 자신의 주 특기인 고음의 샤우팅 대신 중역대를 받쳐주겠다며 김연우에게 고음부분을 부탁했습니다. 듀엣 하모니에서 상대방을 배려하는 모습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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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때 김연우는 나가수 선배답게 한결 여유가 있어보였습니다. 환한 웃음으로 김경호를 안내하는 제스쳐를 보였지요. 하지만 막상 마이크 앞에 서자 두 사람의 얼굴은 동시에 굳어졌는데요, 대조적인 스타일의 외모는 두 사람들의 긴장감 속에 묘한 조화를 이뤘습니다. 공연을 앞두고 새벽3시에 문자를 주고 받았다는 두사람, 하지만 막상 노래가 시작되자 두 사람의 우정만큼이나 깊은 연륜이 발휘됐습니다. 김연우의 맑은 음색으로 시작한 노래는 부드럽게 무대를 채워갔고, 김경호의 무게감있는 무대가 이어지며 피노키오의 사랑과 우정사이가 갖고 있는 90년대 노래의 향수와 그리움을 온전히 느끼게 해주었지요.

특히 각자 나눠진 파트에서 서로 튀지 않고 어우러지는 하모니가 일품이었지요. 그리고 점차 고음으로 치닫는 클라이막스부분에서는 더욱 깊어진 하모니는 서로간의 눈빛을 오가며 남자 듀엣이 보여줄 수 있는 절정을 보여줬지요. 두 사람의 하모니가 빛날 수 있었던 것은 서로를 향한 애정과 배려였습니다. '솔로 무대가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가 튈려고 해서는 안될 것 같다며 서로 조화롭게 이루어서 보여드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김경호의 말처럼 자신이 두드러지기 보단 상대를 더 돋보이게 해주는 배려가 아름다웠지요. 기꺼이 고음을 양보한 김경호 의 화음을 딛고 김연우는 폐부를 찌를 듯한 시원한 고음을 펼쳐냈습니다. 그러면서도 받쳐주는 김경호의 보컬과 조화를 잃지 않는 완벽한 호흡을 이뤄냈지요.


800회이상 라이브 공연을 펼치며 무대의 주인공 자리에 익숙한 김경호지만 듀엣을 소화하는 데 있어서는 자신을 눌러 더불어 돋보이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지난 위대한탄생에서 백청강과 듀엣을 이뤘을당시, 모처럼의 방송출연임에도 백청강이 돋보이도록 스스로를 절제했듯이 말입니다.

이날 나가수의 무대에서도 김경호와 김연우는 아름다운 하모니 속에서 진정 행복해 보였습니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 담긴 깊은 호의는 지켜보는 사람마저 미소 짓게 만드는 풍성한 진정성이 있었지요. 그래서 듣는 것 못지 않게 보는 즐거움이 있었던 무대였습니다.

남자의 오랜 우정속에 깊어진 신뢰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퍽 유쾌한 일이었습니다.
노래의 엔딩에서 서로를 깊이 바라보며 서로에 대한 격려와 만족감을 표하는 모습과 노래가 끝나고 포옹하는 장면이 그러했습니다.

지난 경연에서 김경호는 록커본능을 발동하며 당당히 1위를 거머쥐었었지요. 그가 보여줬던 폭발적인 샤우팅과 무대를 뒤흔드는 헤드뱅잉을 보며, 사람들은 돌아온 로커 김경호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김경호 스스로도 그 희열에 행복했을텐데요, 하지만 김경호는 일주일전에 맛봤던 로커로서의 희열을 기꺼이 접었습니다. 절친 김연우를 위해서지요. 두 차레에서 각각 6위, 4위에 그치며 아쉽게 나가수를 떠나야만 했었던 김연우는, 한번 떠나봤던 사람이 그렇듯 한결 자유로운 모습으로 지난 날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김경호는 이번 듀엣 무대를 통해, 오랜 친구의 한을 풀어줬고, 팬들에게 보너스와도 같은 훈훈한 장면을 선사했으며, 관객들에게 하모니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줬고, 자신이 보여줄 것이 록만이 아니라는 것도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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