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MBC>
신성일의 발언이 큰 파장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어제 신성일은, 자서전 '청춘은 맨발이다'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가슴 아팠던 사랑이었음을 전제하면서 배우이자 아나운서였던 故 김영애씨와의 연애이야기를 공개했습니다.
아내 엄앵란도 모르는 애절한 사랑이야기라면서 특히 故김영애씨와 얽힌 낙태 사실도 밝혔지요. 당시 임신사실을 전화로 전해 들은 신성일은, 자신의 입장을 똑바로 전달하지 못했다면서, 이에 그녀가 스스로 알아서 하겠다며 전화를 끊었고, 그 후 1년간 연락이 두절됐었다는 사연을 술회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자신의 감상도 밝혔는데요, 자기 아내가 있으면서 다른 여인을 사랑했다는 것은 온당치 못하지만 이 여인은 이미 고인이 됐기에 이야기 할 수 있다고 고백했지요. 눈뜨고 살아 있는 사람에 대해 얘기하면 남자로서 비겁하지만 자신은 비겁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면서 '생애 최고로 사랑했던 여인'을 소개했습니다.
또한 이 이야기를 공개하는 이유로, '요즘 세상을 보면 굉장히 살벌한데,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지 않으면 상대에 대한 배려나 여유를 가질 수 없다"며 "사랑 얘기를 하고 싶었고 이 얘기가 책의 중심이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사랑에 대한 자신의 소견도 밝혔는데요, 세상에는 여러 가지 형태의 사랑이 있다며, 아내에 대한 사랑과 애인에 대한 사랑은 다르다면서, 지금도 애인이 있지만 바람둥이는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실 신성일의 연애관이 전혀 새롭게 들리지만은 않습니다. 요즘 우리네 안방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드라마나 소설에서도 익숙하게 나오는 생각이겠지요.
일전에 인터넷 게시판 '아고라'를 보면서 연애에 대한 우리네 의식도 많이 달라졌음을 실감했습니다. 엄마가 바람 난것 같다며 의심과 걱정을 토로하는 한 고등학생의 고민글에 달린 댓글 중에는 '엄마에게도 인생이 있다, 엄마의 삶을 존중하라' 류의 내용이 상당수 있었습니다. 가정 파탄을 걱정하거나 그 엄마를 성토하는 댓글이 조금 더 많았지만, 엄마를 옹호하는 내용도 그에 못지 않았지요. 이러한 의식의 변화는 최근 십년동안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바로 우리네 드라마 속 풍속이 변하는 것과 비슷한 속도로 말이지요.
이런 와중에 한때 국민배우이자 정치인이었던 사람이, 자신의 애절했던 혼외 로맨스를 배우자와 자식들이 버젓이 지켜보는 가운데 '애틋하게' 고백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비겁하기 싫었다면서 말입니다. 특히 지금도 애인이 있다는 말을 유쾌하게 말하는 태도에선 문화적인 충격마저 줄 법한데요, 이젠 드라마뿐 아니라 공인의 입에서조차 가정을 넘어서는 개인의 로맨스가 강조되고 있습니다. 그는, 이 이야기에 '상대를 배려하게 하는 사랑'이라고 부연하기도 했습니다.
적어도 상대를 배려한다는 말, 비겁하지 않다는 말이 납득되려면 망자에게 예의를 갖추고, 아내와 가족에게도 부끄럽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윤리 이전에 상식의 문제겠지요.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고 평가하는 것은 본인의 자유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자신의 평가가 우리시대의 상식을 괴롭힌다면 그것은 지적 횡포일 것입니다. 그의 추억은 홀로 간직했으면 좋았을 뻔 했습니다.
**** 2011 view 블로그 대상 투표하러 가기 ☜☜
아래 손가락모양은 추천버튼입니다. 감사합니다.
'Entertainment On > 스타&연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무한도전, 웃기다 울리는 박명수의 명연기 (11) | 2011.12.11 |
|---|---|
| 여교사농락사건, 하이킥의 해법은 일탈? (8) | 2011.12.09 |
| 무한도전, 아이들에게 남겨주지 못한 놀이 문화 (14) | 2011.12.04 |
| 강호동 과거캐는 종편의 초라한 개국특종 (19) | 2011.12.02 |
| 강용석 고소건, 너무도 자기편의적인 일단락 (8) | 2011.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