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 30년전 동심으로 돌아갔습니다. 일명 '명수는 열두 살'이란 특집편인데요, 열두 살로 돌아간 무도 멤버들은 저마다 그 시절 추억을 풀어놓았습니다. 포니와 스텔라, 슈퍼살롱과 그라나다 등 그 시절 자동차부터 삐라를 주워 학용품과 바꾼 소소한 일화까지 어릴적 이야기들과 함께 그 시절의 놀이로 이어졌지요. 어린 시절 늘 혼자 놀았다던 12살 소년 박명수의 놀이 적응기를 테마로 한 이날 방송은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면서 한편으론 동네친구들과 어울리지 않는 요즘 아이들의 현실을 떠올려보게 만듭니다.
동대문을 열어라,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한발뛰기...이제는 우리 사회에서 자취를 감춘 우리네 옛놀이들입니다. 지역마다 동네마다 용어와 규칙은 조금씩 달랐지만, 땅거미가 질때까지 동네아이들과 우르르 함께 어울렸던 기억은 저마다 가지고 있지요. 무도 멤버들이, 오래전 리듬 그래로 '여우야 뭐하니?'를 외치고, '잠꾸러기~'로 추임새를 넣는 모습을 보면서, 의식 한 구석에 쳐박힌 채 먼지가 한가득 쌓여있던 낡은 기억들이 새록새록 되살아나게 됩니다.
땅바닥에 금을 긋는 방법부터 술래를 정하는 방식까지.. 저마다 조금씩 다른 기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편을 가를때는 일본어로 손바닥이라는 의미인 '데덴찌'를 사용하기도 했다는데요, 이렇듯 각 지역에서는 어떤 방법과 어떤 용어가 사용됐는지 비교해 보는 것도 추억이겠지요. 실제로 방송이 끝나자 무한도전홈페이지에는 살았던 지역과 그 당시 편가르기 구호를 적어 올리며 똑같은 추억을 공유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이렇듯 30년전 우리에겐, 해가 지도록 친구들과 뛰어놀 수 있었던 놀거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12살 시절을 사는 우리네 초등학생들은 어떤 놀이를 얼마나 할까요. 학원버스에 앉은 어린이들이나 음식점에서 만나는 어린이들은 저마다 손에 게임기나 휴대폰을 들고 자기만의 세상에 빠져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어울릴 시간도 놀거리도 잊혀져 버렸지요. 서로 공유할 시간과 문화가 없는 우리 아이들은 온라인상에서 친구를 만나고 또 게임상에서 이야기를 주고 받습니다. 선행학습으로 중학생 교과과정을 준비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테이블에 둘러앉아 불량식품(?)을 나눠먹는 무도멤버들은 맛있지도, 거창하지도 않은 아폴로 하나에도 추억이 잠긴 미소를 지으며 행복해했습니다. 비싼 게임기가 없어도, 준비물 하나없이 맨손으로도 누구나 함께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시절이었지요. 그 속에 공동체가 있었습니다. 친구를 만나기 위해 몇십분씩 걸어가야 하던 시절이었어도 더불어 나누는 공동체의식이 있었지요. 대단위 아파트에 따닥따닥 붙어 살아도 이웃간에 눈 인사조차 어색한 작금의 현실이 아쉬운 대목이지요.
딸 민서에게 가르쳐줄 놀이가 있느냐는 질문에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던 박명수처럼, 우리는 아이들에게 우리네 문화를 건네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와 더불어 놀 수 있는 기회를 빼앗겼습니다. 게임기나 TV와의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버렸지요. 아이들에게 놀이문화를 남겨주지 못했기에 소통의 창은 더욱 좁아질 수 밖에 없고, 세대간에는 소통의 단절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그 때문에 세대간의 상식과 가치관은 너무 틀어져 버렸고, 그래서 세대간에 서로 말이 안통하는 세상이 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성세대에게 소중한 추억이자 내세울 수 있는 놀이문화를 당당히 오늘의 12살에게 내밀어보면 어떨까요. 무한도전이 주는 여운이 유독 아련한 이날 방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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