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강용석의원 ⓒ연합뉴스
강용석의원이 결국 개그맨 최효종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습니다. 그런데 고소를 취하하는 강의원은 오히려 승리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여론의 질타에 밀려 취하한 것이 아니라 법의 부당함에 맞섰던 해프닝으로 봐달라는 인상이지요.
고소취하에 앞서 강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강용석이 최효종을 고소한 이유'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 글에서 그는 자신의 고소와 관련해 언론의 보도행태를 꼬집었는데요, 잘 읽히는 흥미유발성 기사, 소위 '기삿발'이 나는 기사 위주로 보도하다보니, 언론들이 자신의 고소를 희화화하는 데만 열을 올렸을뿐이라면서 '강용석이 법적용의 부당성을 호소하기 위해 개그맨 최효종을 고소해서 집단모욕죄라는 것이 얼마나 말이 안되는지 보여주려 했다'류의 [중립적이고 분석적인] 보도는 묻혀버렸다고 했지요. 그리고 이러한 보도행태로 인해 국민적 분노가 증폭됐고 덕분에, 지난 24일 민사소송(아나운서의 12억 손해배상청구)에서 자신이 승리할 수 있었음을 시사했습니다.
그러면서 법조계의 푸념도 보탰지요. 헌법보다 앞서는 것이 '국민정서법'이라는 자조적인 얘기가 있다면서, 이번 민사소송의 판결은 집단모욕죄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인상마저 주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최효종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최효종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다시 전하고 싶다고 했지요. 또 이미 최효종은 '아무렇지도 않다'고 반응했다며 그가 대인적인 풍모를 갖췄다고 추켜세우기도 했습니다.
결국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이번 고소는 집단모욕죄의 부당성에 항의하기 위한 것이고, 최효종을 고소한 것이 아니라 법원을 조롱한 것이 된 셈입니다.
그리고 국민 정서에 따라 판결이 일어나는 작금의 상황을 두고, 법원은 여론이나 외부압력에 흔들리지 않고 법과 판례에 따라 공정하게 판결해야 한다는 거시적인 메세지로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역시 하버드출신답게 나름의 논리가 서 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우리가 이번 고소건에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해서 국민적으로 [낚인 것]은 아닌지'하는 자성의 목소리까지 나올정도입니다.
2,500년전 공자는, 자신의 상황을 논리적으로 포장하는 사람에게 '자신은 교묘한 논리를 구사하는 사람을 미워한다'고 했지요.
공적 절차를 통해 일을 크게 벌여놓고 '사실은 시위 한번 해본거야, 취소할께.. 하지만 사회정의를 위해 앞으로는 이런 시위가 통해서는 안돼' 하고 준엄하게 사회에 일침까지 가하는 당당한 모습엔 민망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주어는 생략)
지난 17일 이번 고소건이 처음 보도될때부터 대부분의 언론들은 집단모욕죄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강의원이 아나운서 모욕으로 처음 인정된 사례가 있다는 예시를 들은 바 있습니다. 같은 날 강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만약 모욕죄가 성립된다면 국회의원인 제가 개콘 사마귀 유치원에서 국회의원을 풍자한 최효종을 모욕죄로 고소해도 죄가 된다는 것인데 말이 되나요. 정말 최효종을 모욕죄로 고소라도 해볼까요...ㅋ'라며 이미 고소의 변에 상응하는 소견까지 피력한 바 있지요.
이번 고소건을 일단락하는 강의원의 글만 놓고 보면, 이번 고소의 본의도는 언론에 의해 왜곡되거나 숨겨졌고, 그래서 자신에 대한 비난과 분노가 빗발쳤다지만, 그 의도란 것은 이미 자신이 사전에 명백히 밝힌 부분이고 바로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고, 더 많은 사람들이 실소했음이 간과됐습니다. 그 자신이 기대했던 [중립적이고 분석적인] 기사가 여론의 특출난 주목을 받기 어려웠던 이유입니다.
그리고 이번 고소건을 일단락하는 시사논평을 통해 자신의 분별력을 과시했지만 사실 그가 상당한 분별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강의원도 스스로 재선될 것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는 보도를 접했다면 말이지요.
결국 해프닝으로 끝나고만 이번 고소건은, 그 시작처럼 그 끝도 너무도 자기 편의적으로 일단락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인상적인 것이 있습니다. 그는 국회의원이면서도 정치면보다는 연예면을 더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습니다. 혹시 그가 바라는 미래일까요?
**** 2011 view 블로그 대상 투표하러 가기 ☜☜
아래 손가락모양은 추천버튼입니다. 감사합니다.
'Entertainment On > 스타&연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무한도전, 아이들에게 남겨주지 못한 놀이 문화 (14) | 2011.12.04 |
|---|---|
| 강호동 과거캐는 종편의 초라한 개국특종 (19) | 2011.12.02 |
| 위대한탄생2 윤상, 상처입은 존재감에 의외의 도전 (9) | 2011.11.29 |
| 나는가수다 윤민수, 조용필도 못 고친 창법 바꾼 이유 (10) | 2011.11.28 |
| 나는가수다 장혜진, 명예졸업보다 더 여운을 준 탈락 (5) | 2011.1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