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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드라마&시트콤

하이킥3 윤건, 긴 침묵깨고 히스테리 작렬



늘 창가에만 앉아 있었던 윤건이 긴긴 침묵을 깼습니다. 그 동안 말 그대로 병풍처럼 학교의 배경 역할을 충실히 해온 윤건이기에 '숨은 윤건찾기', 3초의 미친존재감'등으로 불리워왔던 그가 마침내 단독 스토리를 풀어냈지요. 이날 윤건은 지끔까지 하이킥3에서 잠깐 잠깐 내뱉은 모든 대사를 합친 것보다 휠씬 많은 대사와 분량을 소화해내며 시트콤다운 존재감을 일깨우는데 성공했습니다.

예전 지나고등학교의 교가를 작곡할 당시 음악에 미쳐 치열한 예술혼을 불태우기도 했던 윤건이 이날 이야기에선 천재음악가다운 히스테리를 마구 발산했지요.

박하선과 줄리엔이 한집에 살고 있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된 윤건은 박하선에겐 두려움의 존재였는데요, 일전에 이 사실을 우연찮게 다른 교사에게 이야기하려다, 화들짝 놀란 박하선에게 떠밀려 2층 밑으로 떨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 날 이후 윤건은 박하선을 보면 찬바람이 쌩쌩 불지요. 모처럼 유럽여행을 다녀와 오랜만에 등장했지만 박하선에 대한 시크한 반응은 여전했습니다. 이에 박하선은 오해를 풀고자 살갑게 다가가는데요, 교가를 작사하면서 창작의 고통을 경험했던 박하선이기에 윤건의 고뇌를 이해하고 그를 다독여주기도 하지요. 그리고 박하선의 격려에 힘입어, 현재 작곡중인 노래를 동료교사들 앞에서 소개하는 자리를 갖습니다. 그런데 동료교사들은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저마다 딴청을 부리지요, 오직 박하선만이 선율에 푹 젖을 뿐이었습니다. 이에 윤건의 음악적 자존심이 폭발합니다.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는 자신의 음악은 쓰레기라며 노래가 담긴 CD를 밟아버리지요.

뜬금없이 날벼락을 맞은 동료교사들은 윤건의 행동에 황당해하지만 잠시잠깐 접한 노래에서 감동을 느꼈던 박하선은 또 다시 윤건을 위로합니다. 커피까지 사들고 찾아가서, 영혼의 울림을 느꼈노라며, 윤건은 영혼이 맑은 사람같다며 환한 미소를 보이지요, 그리곤 발랄하게 화이팅을 외쳐줍니다. 그 순간 윤건의 마음 속에 박하선이 들어와버리지요. 그녀가 건네고간 커피에선 진한 향기가 남겨졌고, 난생 처음 설레임 속에서 알 수 없는 행복감을 느끼지요.
그래서 그는 자신의 음악을 할 수 없었습니다. 진부하고 세속적이고 영혼이라고는 없는 속물들과 외떨어져 고독을 즐기며 외로움의 음악을 추구했던 그는 더이상 외로움을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 손길은 더 이상 고독을 연주 할 수가 없었고, 생기발랄한 선율을 만들어낼 뿐이었습니다. 그의 머리속엔 아리따운 박하선의 모습만이 가득했지요.

익숙치 않은 감정, 낯선 자신을 느끼며 이 천재음악가는 드디어 히스테리를 작렬시킵니다.
'왜 내 머리속에 마음대로 들어왔냐, 뭔데 내 머리속에서 맴도는 거냐'며 박하선을 불러내는데요, 늘 창가에 앉아 있곤 했던 윤건을 떠올리면 혹시 치질 생기지 않을까 걱정할 정도로 성품이 어진 박하선은 기꺼이 윤건을 만나주지요. 
이 자리에서 윤건의 폭풍대사가 이어집니다. 주변과 어울리지 않고 홀로 고고하게 살아온 자신인데, 당신때문에 망쳤다며, 자신의 음악을 알아봐 주고 칭찬해주고 말걸어주서 더 이상 외로울 수가 없다며 절규하지요. '왜 내맘에 허락도 없이 들어왔어요. 차라리 욕을 하고 짓밝고 상처를 줬어야지'라며 마구 히스테리를 부리지요. 박하선이 시선을 떨구면 자신에게 집중하라고 다그치다가 자신을 쳐다보면 왜 빤히 보냐며 호통을 치지요.

헝클어진 머리, 크게 치켜뜬 눈, 삐쭉삐쭉한 수염, 빨간 머플러, 광기가 담긴 눈빛 그리고 거침없이 내뱉는 막무가내의 절규는 정신분열의 일단을 보여줬습니다.
시트콤에 너무도 잘 맞아떨어지는 이런 오버스러운 연기는, 그 동안 늘 한쪽 구석에 조용히 앉아 있던 그의 존재감을 전혀 새롭게 비춰줬지요.

이후에도 계속 박하선을 쫓아다니며 떼쓰기와 히스테릭한 집착을 계속하자, 급기야 박하선의 연인 윤지석이 개입합니다. 윤지석과의 만남이후 그는 다시 본연의 외롭고 고독한 윤건으로 돌아올 수 있었지요. 피아노의 선율은 또 다시 고독의 깊이를 더했고, 피아노 건반에는 닭똥같은 눈물이 떨구어지는데요, 도대체 윤지석은 윤건에게 무슨 말을 한건가요, 윤건이 연주하는 브라운아이즈의 '갈색머리' 속 가사 처럼 '그녀를 버릴 수 밖에 없는 슬픈 현실'을 깨닫게 된 것일까요..

이날 윤건은 전문 연기자가 아님에도 이적에 못지 않게 시트콤에 맞아 떨어지는 강렬한 연기를 보여줬는데요, 앞으로 그의 분량이 더욱 확대될지, 다시 전처럼 배경으로 남을지 아직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앞으로 윤건이 다시 창틀에 앉아 침묵을 지켜도 이전과는 다른 포스를 내뿜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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