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On/스타&연예 2013.10.21 07:00

 

 

 


어제 방송된 진짜사나이에서는 모처럼 군기가 바짝 들어간 군대의 진면목을 보여줬습니다. 육군과는 또다른 해군만의 독특한 문화였는데요, 최근들어 현란한 볼거리를 연달아 보여줬던 모습에서 벗어나 초창기 진짜사나이가 사랑받았던 이유를 되새겨 줬지요.

 

문득 문화와 관련된 90년대의 상황이 연상됩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금지되었던 일본문화의 개방을 선택했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많은 우려가 있었는데요, 일본의 문화에 경도되어 우리가 왜색문화에 휩쓸리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지요. 하지만 결과는 한류의 탄생이었습니다. 이같은 현상과 관련해서, 그 당시 한국인과 일본인을 대상으로한 설문조사가 대단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일본의 좋은 것에 대해 한국인의 답변은 워크맨(휴대용 오디오), 카메라, 자동차와 같은 공산품 그리고 성인영상물이었습니다. 반면 일본인이 좋아하는 한국의 좋은 것은 김치, 소주, 불고기 등이었습니다. 당시 한국인이 주목한 일본의 경쟁력은 대부분이 공산품이었고 한국의 것은 모두가 문화적인 것이었지요. 문화적인 것을 현란한 공산품으로는 넘어설 수 없지 않나 싶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예능프로 진짜사나이에서도 새삼스럽습니다. 육중한 k-9자주포가 화력을 뽐내고 거대한 강물을 가로지르는 최첨단 부교와 현란한 헬기들의 에어쇼 그리고 헌병기동대가 펼쳐보이는 모터사이클의 화려한 행진은 이목을 사로잡기에는 충분했지만 그 이상의 감동은 없었습니다. 대신 첫회에서 독사 조교의 집요한 지적질에 바짝 어는 사나이들의 멘붕, 어제 방송에서 사이보그 소대장의 매서운 눈초리 앞에 얼어 붙은 사나이들의 긴장은 깊은 몰입을 가져왔습니다. 밝고 희망찬 해군 특유의 군가에 환한 미소를 짓던 사나이들은 '집합'을 외치는 날카로운 외마디에 가슴이 무너졌습니다.

 

 

발걸음 하나 호흡 하나에서조차 각잡힌 군인의 표본을 보여주는 듯 한 이상길 소대장은 조금의 흐트러짐도 허용치 않는 매의 눈을 가지고 있었지요. 그랬기에 이제는 7개월여간의 군생활로 어느 정도 자세가 잡혔던 '일병' 진짜사나이들을 얼어붙게 하기에 충분했지요. 달라진 훈련법과 적응 안되는 혹독함에 샘은 또 다시 구멍병사에 컴백했고, FM병사 김수로마저도 진땀을 흘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해군의 군기는 육군과는 또다른 군문화의 일단을 보여줬지요.

 

 

이렇게 힘든 하루를 마치고 점호를 위해 역시나 바짝 얼어붙어 서있던 병사들에게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오지 않을 소대장이 건네준 건 달콤한 간식이었고 그 간식 앞에서 군인들은 한없이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10분 지각에 불호령이 떨어지고 헤쳐모일때도 요란하게 발걸음질을 하는 것은, 출항시간을 엄수해야 하고 흔들리는 배에서 생활해야 하는 해군만의 상황에서 비롯된 문화겠지요. 저마다의 독특한 문화를 체험하고 그 속에서 생활하는 '인간'에 몰입할 수 있는 것이 진짜사나이의 진정한 즐길거리가 아닌 가 싶습니다. 역시 현란한 볼거리보다는 저마다 군대만의 문화를 보여주는 것, 그것이 예능'진짜 사나이'가 존재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Posted by 비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