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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임재범, 말많은 아줌마같다지만 무게감 넘쳐




이번 나는가수다(이하 나가수)의 중간평가 자리는 임재범을 한층 가까이서 만나볼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무대에서의 위압감 넘치는 카리스마가 너무도 강렬했기에, 소탈하게 동료가수들과 농담을 하는 그의 모습이 조금 낯설기도 했지요. 이는 동료 가수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처음 임재범이 나가수에 출연했을때, 동료가수들은 그를 몹시 어려워했지요, 임재범이 무대를 마치고 대기실로 들어올 순간이 다가오자, 만남을 설레어하며 '어떡해 어떡해'를 연발했던 박정현부터 '노래할 때보다 더 떨려'라며 긴장했던 윤도현까지... 결국 동료가수들은 임재범이 대기실에 들어섰을때 모두 기립한채 그를 맞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까이서 본 임재범은 소탈한 큰 형님 같았지요.
얼마전 수요예술무대에 출연했던 윤도현은, 처음 임재범을 봤을땐 정말 긴장했었는데 막상이야기를 해보니 너무 웃기고 재밌는 분이라며 '말많은 아줌마같다'고 했지요. 처음의 위압감에서 벗어나 이제는 편안하고 친근해졌다고 합니다. 중간평가를 위해 한자리에 모였을 때는 '형님때문에 이 나이에 베이비라는 별명이 생겼어요'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었지요.


이날 중간평가의 분위기도 더없이 유쾌했습니다. 임재범은 주위의 가수들과 계속해서 대화를 나눴지요. 몸이 너무 안좋아 녹화에 참여하기도 어려웠다는 매니저 지상렬의 말이 있기 전까진, 임재범의 상태가 말이 아니라는 걸 다른 가수들은 눈치 채지 못했는데요, 그만큼 임재범은 아픈 것도 숨긴 채 태연하게 녹화에 임했습니다.
그는, 요즘 웃음기가 사라졌다는 김연우에게 첫 공연에서의 진정한 1등은 김연우라며 다독여줬지요. 그의 진솔한 고백에 분위기가 살짝 숙연해졌습니다.
이때 박명수가 임재범에게 말했습니다.
'임재범 선배님이 빨리 몸이 좋아지셔가지고...' '뭐라고? 안들려' '빨리 건강이 좋아지셔서..' '뭐? 하나도 안들려' 결국 박명수 특유의 '버럭'이 유발됐지요. 좌중은 크게 웃었습니다.
자칫 임재범의 건강에 대한 심려를 저마다 한마디씩 해야 할 상황은 임재범이 보여준 의외의 반응에 웃음바다가 되고 말았습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음에도 임재범은 특유의 열창을 선보였습니다. 동료가수들은 감탄을 연발했지요.
이때 윤도현이 임재범에게 말했습니다.
'형님 노래하실때 음이탈이 있었지만 그건 아무 상관이 없는 것 같아요' 근데 임재범은 찬양을 늘어놓는 윤도현의 얼굴에 대고 연신 코를 풀어댑니다. '형님의 무대는.. 아 좀.. ..얘기하는데 정말' 이라며 윤도현은 당황해하지요. 그러자 임재범은 씩 웃더니 돌아서서 계속 코를 풉니다.
대선배의 빼어난 무대에 대해 찬양을 한마디씩 늘어놓아야 할 상황도 역시 임재범이 보여준 기인(?)스러운 행동에 또 웃음으로 넘어가 버립니다.


임재범이 진지하게 김연우의 노래를 극찬했습니다.
지난 첫공연에서 진정한 1위는 김연우였다며 자신은 넋두리만을 했을뿐이라는 고백을 하지요. 뛰어난 실력에도 주목받지 못한 후배가수에게 진한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이날 김연우는 중간평가 무대에서 열창을 폭발시켰는데요, 김연우의 진지한 무대에 동료가수들은 뜨겁게 호응했습니다. 특히 임재범은 기립박수를 쳐줬지요. 좀 전에 한 말이 있기에 이번에도 김연우에 대한 임재범의 깊이 있는 감상평을 기대했는데요, 그러나 임재범은 동료가수들을 돌아보며 '짐~싸!' 딱 한마디만 하고 맙니다.  분위기는 또다시 반전되었지요.


박명수는 임재범이 몸이 좋지 않음에도 기꺼이 참석해준데에 대한 찬사를, 윤도현 역시 임재범의 빼어난 곡 해석능력에 최고의 찬사를 보낼 준비가 되어있었지요. 하지만 임재범은 이러한 말들을 받지 않았습니다. 대신 1등은 자신이 아닌 김연우였다며 자신의 솔직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하지요. 그는 남이 건네는 영광을 받지 않는 사람입니다. 받는 걸 어색해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요. 대신 자신의 영광은 기꺼이 나눠주었습니다. 진정으로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스스로 자존심을 지키는 사람이겠지요. 사람들에게 찬사를 받았다해도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면 진정 기쁜 일이 아닐것입니다. 결코 다른 사람에 의지해 스스로를 돋보이고자 하는 마음도 없습니다. 보통사람이라면, 누군가가 칭찬을 해주면 사양은 하되 냉정히 끊기는 쉽지 않습니다. 백번의 칭찬을 들으면 자아도취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텐데요, 그런데 임재범은 결코 립서비스나 칭찬으로 구워 삶을 수 없는 사람같다는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딱딱하고 고리타분하지도 않습니다. 가끔 진지하게 한마디씩 툭툭 던져서 뭉클하게 만들다가도 엉뚱한 언행으로 무거운 분위기를 훌훌 털어버리지요. 중간평가에서 '여러분'이라는 노래를 뜨겁게 불러 좌중을 전율케 하더니 쑥쓰러운 듯 흰자위를 드러내며 뒤로 넘어가는 기절 동작으로 분위기를 확 틀어줍니다. 너무 진지하지 않고 소탈하되 묘하게 가볍지가 않은 사람이지요.


감성이 깊은 사람들은 상당히 예민하고 까다로운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임재범은 절정의 감성을 폭발시키는 사람답지 않게 소탈합니다. 이날 목상태가 최악이고 편곡등의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쿨하게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보기 좋더군요. 그냥 피아노 반주자와 즉석에서 느낌만 주고 받고는 감성을 활활 불태웠지요.

예전 우리의 어른들은 '사나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촌스럽고 시대에 맞지 않은 말이 되어버렸지요. 그 단어를 접해 본지도 제법 오래된 것 같습니다. 임재범의 모습을 보면 사나이라는 말이 자꾸 떠오릅니다. 감정이 끌어오르면 범처럼 포효하며 사람을 전율시키다가도 옆에 앉으면 구수한 입담을 보여주지만, 결코 흔들어놓을 수 없을 것같은 사람... 그의 인간적인 매력에 자꾸 눈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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