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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나는가수다 박정현, 위험하지만 의미있는 도전




                     작지만 의미있는 도전


2차 경연을 앞둔 나는가수다(이하 나가수)의 중간평가가 지난주 전파를 탔습니다. 실제 경연 무대에 앞서 자신의 편곡을 선보이고 다른 가수들과 함께 편곡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의미있는 시간이었지요. 실제로 그동안의 중간평가에서 가수들은 다른 가수들의 반응을 살펴본 후 편곡 방향을 크게 바꾼 경우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의견교환이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저마다 가수로서 정상의 실력을 인정받는 이들이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조언을 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겠지요. 그래서 큰 형님격인 임재범의 역할이 돋보였지요. 편곡에 대해 갈피를 못잡거나 확신이 안설때, 선배의 따뜻한 관심과 지적은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이날 중간평가의 자리에서 임재범이 김연우에게 해준 말이 이채로웠습니다. 나가수 라는 프로그램의 성격에 가장 맞는 가수는 김연우였다며 그가 진정 1등이라고 추켜세웠었었지요. 화려한 기교나 내지르는 창법을 절제한 채 힘을 빼고 불렀던 김연우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중간평가에서 김연우는 전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였었지요. 16년 음악인생에 200명의 마니아를 얻게 됐다는 김연우는 2번 경연으로 500명 청중평가단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는 없다며 자신이 변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화려한 기교와 고음에 고음을 잇는 통렬한 가창까지 기존의 김연우와는 차별되는 모습을 준비했지요. 그런데 이렇게 자신의 색을 버린 김연우에 대해 걱정과 우려의 시선들이 많이 있더군요. 나가수의 출연가수들이 너무 순위를 의식하다보니 대중들에게 노래를 잘한다고 어필하기 쉬운 고음과 기교 위주의 가창을 쫓는 건 아닌지 하는 우려말입니다.

나가수는 진화중이다
탈락이 눈앞에 보이는 치열한 경쟁의 현실에서 가수들이 자신만의 색깔을 버리고, 이런 임팩트있는 가창에 몰두하면서 평가단의 득표에 너무 연연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저마다 가수들이 자신만의 새로운 도전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의 경연에서 하위권을 맴돌았던 이소라가 최근 2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자신의 개성을 버렸기 때문이 아닙니다. 버림이 아닌 도전을 했던 것이지요. 그녀가 락을 부른다해도 그녀는 여전히 풍부한 감성으로 노래하는 이소라입니다. 자신의 분명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전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에 시청자들은 색다른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것이겠지요. 관객들은 저마다의 가수가 가진 독특한 음악세계와 개성에 환호를 보냅니다. 하지만, 전혀 새로운 분야로의 도전은 가수 자신에게도 스스로의 음악세계를 더욱 풍요롭게 하는 수단이며, 관객들과의 다양하게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될 것입니다. 이소라가 헤비메탈을 부르고, 윤도현이 김범수풍의 발라드를 해보는 것도 새로운 즐길거리가 되겠지요. 김연우가 16년 동안 구축한 음악세계에서 잠시 외도를 하는 것은 본인에게도 축복이 될 수 있습니다. 진지한 것을 질색하던 김건모에게 나가수는, 20년 음악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설령 모든 가수가 박정현 창법을 구사한다고 해도 그 자체가 신선한 이벤트일 겁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의 우려처럼 특정 창법과 스타일만을 고집하는 가수는 결코 나가수의 무대에 오래동안 서지 못하겠지요. 가수들도 꾸준히 자신을 변화시키고 스스로를 치열한 도전으로 몰아넣으며 즐길 수 있을때 가수와 관객 모두에게 소중한 선물이 되지 않을 까 싶습니다.

늘 밴드다운 힘있고 에너지 넘치는 무대로 새로운 편곡을 선보이는 YB나, 기존의 틀을 확 깨는 파격적인 무대를 선사하는 임재범 그리고 경연에 앞서서 치열한 고민을 하는 가수들은 지금 저마다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재개된 나가수는 이제 겨우 2번의 무대를 선보였을 뿐이지요. 나가수의 출연하는 가수들은 당대 최고의 가수들이며 늘 같은 창법과 표현법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진화하고 있습니다. 색다른 도전과 무대를 선보이기 위한 치열한 고민들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돋보이는 박정현의 새로운 도전
이런 가운데 박정현 역시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습니다. 늘 안정적인 무대와 가창력, 순간순간 가슴을 울리는 바이브레이션과 고음을 선보였던 박정현은 이번엔 자신만의 스타일을 살짝 비껴갈 듯 보입니다.
부활의 소나기를 선보이게 된, 박정현은 가수 하림과의 공동 작업을 통해 노래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아일랜드악기를 활용하여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전혀  새로운 노래로의 변신이 무척 이채로웠습니다. 여러가지 다양한 악기와 맞춰보며 고민하는 모습이 말그대로 가수다웠지요. 그리고 새로워진 곡의 분위기 못지 않게 시선을 잡아 끌는 것은 달라진 박정현의 노래 스타일입니다. 이국적인 악기연주에 맞춰 시작된 그녀의 노래는 그동안의 분위기와 많이 다르게 상당히 담백한 느낌의 음색이었지요. 악기들로 인해 풍성해진 연주에 박정현의 담백한 음색이 어우러져 신비로운 느낌이 나는 편곡이었습니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자하는 박정현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매니저 김태현은 이런 편곡에 우려를 나타냈지요. 곡의 분위기는 너무 좋은데, 박정현만의 특징이 없어지면 안됀다고 했지요. 화려한 바이브레이션을 자랑하는 박정현 특유의 고음이 없다면 청중평가단에게 어필하지 못할까 염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매니저의 염려 탓인지 박정현도 '아직 고민중'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하지만 박정현의 새로운 편곡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지금까지 보여줬던 모습들을 탈피한, 다른 것에 대한 도전이기 때문이지요. 지금까지 듣는이의 가슴을 뻥뚤리게 하는 시원시원한 고음의 화려한 기교를 선보였었다면, 이번에는 담백한 음색으로 곡의 선율을 최대한 살리고자하는 의도였지요. 박정현이 가장 잘하는 팝발라드의 표현법이 아닌 새로운 도전 즉, 한번 해보고 싶었다는 아방가르드한 음악을 선보이면서 관객과 시청자에게 색다른 음악에 대해 맛보여주고자하는 음악인으로서의 욕심이자 도전인 것이지요.

매니저 김태현의 지적처럼 박정현의 트레이드마크를 버림으로써 순위와는 멀어질 수 있는 위험한 도전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기 기회이기도 하겠지요. 전에도 박정현은 우리에겐 익숙치 않은 라틴풍의 편곡을 선보인 적이 있습니다. 매 공연마다 새로운 모습,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은 관객에 대한 사랑, 음악에 대한 사랑, 그리고 자기자신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되는 것이겠지요, 사람을 잡아끄는 매력의 가장 큰 비밀은 변화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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