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4분이었습니다. 이명환(손창민)이 벗 강도준(전노민)과 깊은 우애를 나누었지만 결국은 죽음에 이르게 만들며 악연으로 얽히기까지의 이야기는 4분간의 강렬한 프롤로그에 온전히 담겨있었지요.
사막에서 허물어질 듯한 걸음걸이로 '난 오늘 사람을 죽였다'라 읊조리며 자신의 운명을 저주하는 이명환... 죽음의 공포 앞에선 깊은 우정도 맥없이 무너질 수 없는 무력한 현실이며, 그 무력한 현실 너머엔 자신의 운명을 부정하듯 더욱 모질게 악으로 치닫게 되는 인간의 내면을 파헤쳐 나가지요.
천출이라는 지독한 운명을 벗어던지고, 양자로 입양된 이명환은 강도준의 호의 속에서 내의원의 길에 안착할 수 있었는데요, 강도준과 더불어 궁궐 서고에서 의서를 훔쳐보다 만난 의녀 장인주(유선)와도 연을 맺으며 세사람은 남다른 우정을 키워가게 됩니다. 하지만 강도준은 역모죄를 뒤집어 쓰고 참수 당하게 되는데요, 그 결정적인 계기가 이명환의 거짓된 증언이었지요. 이후 이명환은 강도준의 자식마저 추격하는 악인이 되어있었습니다. 그렇게 모진 악연은 시작되었습니다.
마의의 자식인 이명환은 태어날때부터 신동소리를 들었지만 천하디 천한 신분 탓에 늘 좌절해야 했습니다. 그의 아비는 이런 자식의 운명을 한탄하다 자식을 양자로 떠나보내지요. 그렇게 입성한 전의감에서, 장원급제했음에도 의술의 길을 걷는 양반가의 자제 강도준을 만나게 되지요. 근본도 없는 마의의 자식이라고 비아냥거리는 주변의 의생들과 달리 강도준은 처음부터 이명환에 대한 관심이 남달라 의서도 챙겨주는 등 학업을 이끌어주고, 격의없는 우정을 나누며 둘도 없는 벗이 되어 줍니다. 대제학의 자제로서 남부러울 것 없는 집안 출신임에도 세상을 편견없이 바라보는 훌륭한 인품을 지닌 강도준은, 내의원의 길도 마다하고 백성들을 위해 구휼의 길에 나섭니다. 이는 대과에 급제했던 당시 그에게 '가슴이 뛰는 일을 해보라'며 의원으로서의 길을 열어주었던 소현세자 덕분인데요, 그런 소현세자가 왕실의 음모로 억울한 죽음의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이에 강도준은 자신의 모든 걸 걸고 소현세자를 구하고자 했지만 오히려 역모죄로 몰려 참수를 당하기에 이르지요.
그 과정에서 이명환은 강도준을 도우려 애썼지만 오히려 권력의 협박에 굴복하고 강도준을 매도하게 됩니다. 강도준의 가문까지 멸문을 당하게 되고, 출산을 앞둔 강도준의 자식 역시 아들일 경우 즉시 죽음을 당하고, 딸일 경우 관노로 보내지는 비극적인 운명에 처하게 되지요. 헌데 태어난 아이는 사내아이였고, 그 사실에 산모는 망연자실해하며 숨을 거둡니다. 의녀 장인주는 아이를 살리고자 하지만 이내 몰려온 관군에게 아기를 빼앗길 위기에 놓이게 됩니다.
이 대목은 프롤로그에서 강렬하게 등장했던 장면과 맞닿는 부분인데요, 프롤로그에서 갓난아이 답지 않게 머리 숱이 많고 혈색이 좋은 얼굴을 한 아이는 결국 실제 갓난아이가 아니라 강도준의 아기를 살리고자 의녀 장인주가 바꿔치기 한 아기였지요. 이 아이 역시 강도준의 은혜로 목숨을 부지하게 된 한 억울한 아비의 아이였습니다. 그 억울한 아비는 이제 강도준의 아이를 맡아 강도준이 세상에 남겨준 증거로서, 이명환의 앞에 나타날텐데요.
광현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게될 강도준의 아이(조승우)와 그를 죽음으로 몰고간 과오를 안은 채 권력의 한축을 담당하게 된 이명환의 피할 수 없는 운명적 대결은 이렇게 시작되지요. 어제 짧은 첫회에서는 태생부터가 드라마틱한 주인공의 극한 운명을 예고하는 섬세한 연출이 돋보였습니다.
강렬하게 시작된 프롤로그와 이를 뒷받침해주는 짜임새있는 배경이야기는 앞으로의 탄탄한 이야기전개를 기대하게 만들어줍니다. 모처럼 만나보는 이병훈PD의 신작은 오랜 기다림의 시간이 아깝지 않을만큼 흥미진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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