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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드라마&시트콤

청담동앨리스 문근영, 찌질한 사랑에 화답한 '추한'사랑

 

 

 

 

차승조(박시후)는 한세경(문근영) 앞에서 진솔하지 못했던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그녀에게 용서를 구하는데요, 하지만 세경은 진심을 다해 고백하는 남자 앞에서 자신의 진심을 보여주지 못하는 스스로가 안타까웠습니다. 이런 세경의 슬픈 눈을 보며 차승조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진솔한 여인의 상처를 느꼈고, 세경은 차승조의 마음을 잡고자 거짓 편지를 보냈던 스스로에 대한 가책을 느꼈습니다.

 

헌데 이러한 세경의 행적을 초인(?)적인 능력으로 낱낱이 파악하고 있는 타미홍이 세경의 앞길을 막아섭니다. 차승조의 정략결혼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하는 타미홍은 세경의 거짓됐던 행적을 폭로하겠다며 그녀를 협박하더니 그녀에게 외국 유학을 종용합니다. 유학비용 일체를 부담해주고 그녀가 유학에서 돌아오면 훗날을 보장해주겠다는 조건으로 말이지요.

 

 

세경에 대한 사랑덕분에 과거의 모든 상처에서 자유로워진 차승조는, 콜라보레이션이 그토록 미워했던 아버지의 백화점에서 열린다는 사실에도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대신 자신과 너무 멀게 느껴진다는 세경의 말에 소주를 사들고 그녀의 집으로 찾아가 소탈하고 편안한 사위감 코스프레에 돌입하지요, 하지만 세경은 이렇듯 진솔하게 다가오는 차승조 앞에서 당당할 수가 없었습니다. 차승조 앞에서 진솔하고 싶지만 거짓됐던 자신의 행적은 덫이 되어 치명적으로 그녀를 옭아매지요.

 

타미홍은 세경에게 앞으로 다시는 차승조와 만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도록 강요하는데요, 세경은 '이제 그를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었다'고 항변해보지만 타미홍은 세경의 사랑에 냉소를 보냅니다. 사랑이란 그냥 그렇게 불리우는 이름일뿐이라며 왜 추하게 나오냐고 세경을 모욕하지요.

 

 

결국 자신의 운명을 이기지 못한 세경은 차승조에게 '우린 안된다'며 결별을 이야기하는데요, 이런 세경을 찾아나선 차승조는 기어이 그녀를 만나 눈물의 고백을 합니다. 명대사가 있는 멋진 프로포즈 이벤트를 준비했지만 그런 건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찌질한 자신을 있는 그대로 펼쳐보였지요. 자신은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버릴까 두려워하는 겁쟁이라며 아직도 버림받았던 상처가 꿈에서 보이는 찌찔이라고 고백합니다. 자신은 멋진 회장님이나 왕자님이 아니라 한 여자를 사랑하는 찌질한 남자일뿐이라며 자신을 버리지 말고 구해달라고 하지요. 이런 차승조의 눈물 속에서 세경은, 타미홍에게 모욕당했던 사랑의 실재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타미홍을 찾아가 당당히 선언합니다. 자신의 사랑을 추하다고 짜증냈던 타미홍에게, 자신은 이 추한 사랑을 하겠노라, 절대 포기하지 않겠노라 말합니다.

 

우리는 '사랑'이란 관념을 저마다의 의미로 이름합니다. 혹자에겐 목숨보다 소중하고 혹자에겐 필요할때 꺼내쓰는 아스피린 같은 존재이며, 혹자는 그저 불가능에 대한 사랑을 할뿐이고 혹자는 그 자체로 행복한 사랑을 합니다.


이제 세경은 자신의 사랑이 다른 사람의 눈에서 어찌 평가되든 상관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스스로 떳떳하지 못했던 자신의 과거에서도 자유롭게 되었지요. 그 순간 청담동과는 괴리감이 있어보이던 앨리스 세경은, 청담동에 어울리는 당당한 품격을 갖추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