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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우결 정인-조정치, 판타지를 포기한 커플

 

 

연애 11년차의 정인과 조정치 커플, 이들의 연애는 설렘 대신 익숙함이, 풋풋함 대신 편안함이 확연합니다. 그래서 신선했지요.
오연서-이준 커플의 불미스런 하차이후, 가상결혼이라는 콘셉트의 우결은 다시 한번 위기를 맞았습니다. 결혼하지 않는 젊은 남녀의 결혼생활은 어쩔수 없는 연출이 필요했건만 그런 연출의 현장을 새삼 실감하게 되면서 시청자들은 이 뻔한 연출로 나열된 에피소드를 외면하게 됐습니다. 또 다시 존폐 위기에 처한 셈인데요, 예전에도 비슷한 위기를 겪었던 우결은 실제 커플인 황정음-김용준커플을 통해 다시금 전성기의 부활을 누린 것처럼 이번에도 또 한번 실제커플을 통해 부활의 시동을 걸었지요.

 

 

이렇듯 다른 커플과는 출발부터가 다른 정인-조정치커플은 판타지가 없었습니다. 가상커플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판타지를 추구했던 모습과는 확실히 차별화를 두는데 성공했지요.

 

이 커플의 첫 미션은, 자신들이 처음 만났던 장소를 찾아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을 준비해 만나는 것이었는데요, 정인은 처음 만날 당시의 모습을 재연하고자 커트머리 가발을 쓰고 추억의 삼선슬리퍼를 끌고 강남바닥을 헤매게 됐지요. 뭍사람의 시선속에 외로이 조정치를 기다리다 지친 그녀는 홀로 여유롭게 보쌈을 시켜먹기도 했습니다. 역시 연애 11년차의 커플답게 애타고 조바심내기 보다는 오지않는 상대에 대한 짜증스런 마음도 슬쩍 내비치기까지 합니다.

 

 

헌데 조정치는 첫만남 장소를 대학로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기억 속 첫만남 장소인 대학로 커피숍은 사라지고 새로 들어선 음식점을 두리번 거리다 철썩 길가에 주저앉았지요. 기억이 어긋나고 추억이 퇴색해버린듯 두 사람의 기다림은 속절없이 길어졌는데요, 이윽고 돌고 돌아 대학로에서 마주하게된 정인과 조정치의 모습은 연예인 답지않게 지극히 털털했습니다. 오랜 연인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자, 우결속 가상커플에서는 결코 보기 어려울만큼 신선했지요. 

 


한없이 늘어지던 기다림에 서로의 모습이 반가울만도 하건만, 이들의 반가운 낯은 어느새 급격히 평온한 얼굴로 되돌아 갔지요. 그리곤 반가움도 잠시 지금껏 기다린 이 상황에 대한 짜증도 숨기지 않았습니다. 첫만남의 옷차림을 그대로 재연해낸 정인의 '나 어때'란 질문에 조정치는 '뭐 어때... 이상하지'라는 돌직구 대답을 태연하게 내놓기도 했습니다. 가상커플이 아닌 실제 연애11년차 커플인 이들은 그래서 자연스러웠습니다.

 

 

서로를 감동시킨 선물에는 세월과 추억이 녹아 있었지요. 찰흙을 모아 만들었던 인형선물을 떠올려 지점토를 사다 정인과 자신의 얼굴을 만든 조정치, 조정치에게 사줬던 자신의 별명인 참새가 그려진 지갑을 재연하기 위해 과자 상자를 자르고 청테이프를 붙이고 그림을 그린 정인...이들의 선물은 값어치 보다는 추억이 숨어 있었습니다. 남이 보기엔 별 게 아닌 것이 이들에겐 소중한 그야말로 그들만의 선물인 셈이지요.


첫 키스의 장소인 정인의 옛날 옥탑방을 찾아 주변 옥상에 올라 그 방을 바라보는 두 사람은 추억에 젖었지요. 새록 새록 떠오르는 기억, 그리고 그 기억을 공유한 사람과의 따뜻한 시간. 어슴프레 찾아든 저녁의 공기를 마시며 '그거 기억나?'라고 물으며 시간을 공유할 수 있는 두 사람은 우결 속 어느 커플과도 비견할 수 없는 리얼의 힘이 있었습니다.

 


수많은 이벤트와 에피소드를 통해 결혼생활의 판타지를 일으키는 우결 속 다른 커플과 달리 이들은 판타지를 포기했지만 진짜가 남아 있었지요. 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진짜 연애가 말입니다. 이쁜 모습보단 털털한 모습을 한 여자, 남성미보단 소심하면서도 깨알같은 남자의 평범하면서도 자연스런 이야기는 일단 시선몰이에 성공한 듯합니다.
이제 판타지를 포기한 우결의 새로운 도전이 과연 성공할지 앞으로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