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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예능&오락

[영웅호걸] 노사연, 왕언니의 존재감이 빛난다.

처음 노사연씨가 캐스팅됐을땐 좀 의외였다.
출연자들과 너무 동떨어진 나이와 경력때문에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되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 편견탓인지, (개인적으로) 방송초반에 그녀가 다른 출연자들에게 건네는 말들을 삐딱하게 바라보기도 했었다.
얼추 군기를 잡으려 드는 건 아닌지, 그래서 다른 출연자들의 활동이 위축되지는 않을지 우려했던 것이다.



 
근데 전혀 다른 모습이다.
우선 참 열심히 한다.
과감히 매트를 구르는 그 불안 불안한 몸짓이 웃음과 함께 감동을 준다.
이런 적극적인 행동과 함께 후배들에게도 먼저 마음을 열고 편안하고 소탈하게 대하는 모습도 보기 좋다.
초반, 홍수아와 알력이 있다는 시각이 있었는데, 이것도 스스럼 없는 홍수아와 소탈한 노사연의 예능에 대한 감이라고 생각한다.

   솔선수범

사실 경력이나 나이차가 어중간 하다면, 다른 멤버한데 대게 훔쳐오라고, 퀴즈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라고, 혹은 아침밥 먹자고 이야기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또 해경방문 첫회방영분에서,  직설적인 나르샤가 이휘재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다른 이들도 동조하면서 자칫 썰렁한 분위기도 될 수 있었는데, 유쾌한 호통으로 분위기를 전환시킨 장면도 인상적이다.
그때 외친 말이 '이제는 예쁜 애들의 시대가 아닌, 힘의 시대다. 카메라를 잡아먹으란 말이야' 였는데, 후배들의 적극적인 활동과 각자의 분발을 주문하는 대선배다운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이렇듯 때로 어색한 분위기에서는 유쾌한 호통으로 환기도 시켜주고, 고만고만한 사람들만 있다보면 자칫 견제나 시샘으로 서먹서먹할 수도 있을 법 한데 적당한 수준에서 재밌게 잘 진행되고 있는 지금의 영웅호걸에서 보이지 않는 구심점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거같다.
경력이나 나이때문에 여러모로 어렵고 불편할 수 밖에 없을 줄 알았는데, 호탕하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으로 어느덧 편안한 왕언니로서의 모습이 보기 좋다.
더욱이 무섭게 군기를 잡는게 아닌 먼저 솔선수범하고 한참 나이 차나는 후배들과 기꺼이 어울리는 모습이 선배연예인의 좋은 예라고 생각된다.

    소탈함

어쩌면 위에서 언급한 털털한 노사연 덕분에 다른 출연자들도 더 편안하고 솔직한 모습을 드러내는 건 아닌가 싶다.
연예인이라면 잘 다듬어진 연출된 모습을 고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쁜 것 신경쓸 수 밖에 없는 출연자들로 하여금, 작위적이거나 자기방어적으로 나오지 않게 해주는 기폭제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아이러니 하게도 오히려 출연자들을 더 이뻐보이게 만들어준다고 생각된다.



    인간미

막 잠에서 깨어 났을때, 잔뜩 주름진 피곤한 얼굴과 갈라지는 목소리에서 세월의 무게가 느껴졌지만 동시에 인간적인 면을 느꼈다.
여자로서 보여주기 싫은 장면일텐데도, 기꺼이 박차고 일어나 아침 식사를 유도했는 모습이 훈훈했다.
연예인이 아닌 바로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중년이라는 친근감도 든다.

바다속에 표류하는, 남편 이무성씨 사진이 붙은 인형을 구출해야 하는데, 오히려 먼바다로 집어 던져버리는 모습도 카메라 앞에서 보여주긴 쉽지 않을 대목인데 노사연이기에 유쾌하는 소화해내는 건 아닐까 싶다.

가만 기억을 살려보니 노사연은 이미 십년전 주병진이 진행하던 MBC 일밤에 고정출연하며 물올랐던 예능감을 보여준적이 있다.
그 시절 보여줬던 재치도 세월따라 무뎌질수 있겠지만, 대신 오랜 경륜과 넉넉한 인품을 바탕으로 후배들이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도록 잘 받쳐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중년의 노사연, 온몸을 바쳐 큰 활약을 해주고 있지만, 그녀 역시 예쁘게 보이고 싶은 여자라는 점은 잊지 말아야 겠다.
그래서 그녀를 더욱 응원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