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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무르익어가는 '아빠어디가'의 새로운 볼거리

 

 

 

 

처음 만남에서 스스럼없이 어울리던 아이들과는 달리 '아빠 어디가'의 아빠들은 무척 어색했었습니다. 특히 활동영역의 접점도 없고, 나이차도 많았던 없던 윤민수와 송종국은 유독 다른 아빠들 사이에서 겉도는 모습이었지요. 친해지기 위해선 서열, 호칭 등을 따져야 하는 한국 남자들의 세계에선 어쩔 수 없는 통과의례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첫 여행에서 아빠들만의 요리시간에 함께 어울리지 못하고 어색하게 서성이던 어색함은 이제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아빠들 사이에도 훈훈한 친밀감이 확연해 졌습니다. 어설프지만 장난도 치고 다른 아이들을 챙기기도 하며 온정이 싹트고 있지요.

 


엄마에겐 모성애가 있다고 하지요. 내 아이도 사랑스럽지만 내 아이 또래의 아이들을 만나도 내 아이가 생각나 잘해주거나 챙겨주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길가다 내 아이 또래의 아이가 울고 있으면 '무슨 일이야'라고 챙겨줄 수 있는 것, 엄마들에겐 흔한 일이지요. 꼭 누군가의 부탁이 아니더라도 말입니다.


이에 비해 아빠들은 상대적으로 무심한 면이 있는데요, 하지만 아빠들도 추억이 쌓이고 인연이 깊어지니 점차 새로운 세심한 모습이 보여지고 있습니다. 내 아이가 아닌 아이에게도 관심을 기울이고 다른 가족들을 챙겨주는 등 나눔과 배려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지난 제주도 여행에서, 아침식사는 아빠들은 일어난 순서대로 제작진이 마련해준 식재료를 챙겨갈 수 있었는데요, 딸바보 송종국은 어느 아빠보다 먼저 일어나 식재료를 마련했습니다. 그리곤 산책나왔다가 두번째로 식재료를 찾아나선 성동일과 마주치지요, 갑작스레 장난기가 발동한 송종국은 식재료가 있는 곳을 찾던 성동일에게 엉뚱한 방향을 알려주어 골탕을 먹이다가 뒷감당이 안돼 슬그머니 줄행랑을 쳤습니다. 근 띠 동갑의 나이차로 어렵기만한 사이일줄 알았지만 이제는 장난도 칠 정도로 가까워진 모습이었지요.

 


 

이런 송종국에게 성동일은 큼지막한 갈치 구이를 보냅니다. 준이를 불러 지아네로 심부름을 보낸거지요. 이 훈훈한 온정을 받은 송종국 역시 빈그릇을 그냥 돌려보내지 않습니다. 준이에게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말하는 송중국의 음성엔 자상한 인심이 배어들어 있었습니다. 전복 볶음을 푸짐하게 담아 내는 송종국의 손길에 온정은 배가되었지요.
이웃과 작은 것을 나누는 것은 간단한 일이지만 어느덧 익숙치 않은 일이 되어가는 요즘이기에, 이들 사이에서 오고간 그릇은 왠지 모를 그리움과 훈훈함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니지요. 네번째로 식재료 고르기에 나선 김성주는 마지막 남은 식재료가 윤민수의 몫인 것을 알자 이를 챙겨다 주기로 마음 먹지요. 식재료를 머리에 이고 윤후네로 배달가는 아들 민국이를 보며 '우리 아들 다컸다'며 대견한 마음도 느꼈던 김성주입니다. 어쩌면 그 느낌은 스스로에게 보내는 감정일지도 모를 일이지요.

 

 

윤민수가 늦잠을 잔 탓에 민국이가 윤후를 데려오자 계란 후라이를 해먹이이는 김성주의 모습이나, 지난 밤 집으로 돌아가며 같은 방향의 민국이까지 카트에 함께 태워 데려와 준 윤민수까지.. 갈수록 아빠들은 내 아이뿐 아니라 다른 아이에게도 눈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지난 설날에 엄마들은 특유의 섬세함을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윤후가 온다는 소식에 맵지 않은 김치를 준비하는 지아 엄마, 민국이네 가족에게 보낼 카드내용을 고민하는 윤후에게 셋째 아이 태어난 일을 축하해주라고 일러주는 윤후 엄마처럼 만나지 않아도 저마다의 일상에 관심 갖고 살뜰히 챙겨주는 엄마의 배려 못지 않게, 이제 아빠들도 점차 따뜻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준수가 윤민수의 무릎에 앉아 응석을 피우는 장면도 익숙해지고 있지요.

 

 

아빠 어디가를 통해 아빠들은 내 아이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있지만, 이제 그 이상으로 아이의 주변을 살피고 이웃과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만들어가고 있지요. 아이들이 커가는 만큼 아빠들도 더욱 넉넉해지고 있습니다. 아빠 어디가의 또다른 볼거리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