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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우결, 조정치 커플이 보여준 리얼과 예능의 차이

 

 

 

 

조정치 정인 커플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결혼했어요(이하 우결)와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느낌입니다. 가상결혼이라는 판타지를 표방하는 우결에서 그 판타지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조정치 정인커플은 다른 두 커플과 달리 실제 커플입니다. 그것도 무려 11년을 함께한 장수커플인데요, 이들은 서로를 향해 낯뜨거운 닭살 애정을 보이진 못하지만 대신 세월의 깊이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애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제 방송에선 우결마을 입성을 앞두고 조정치-정인 커플이 수영장이 딸린 1번지 방을 두고 진운-고준희커플과 대결을 펼쳤습니다.
첫번째 대결종목은 디스코팡팡에서 오래 버티기였는데요, 보기에도 여리여리하여 기력이 부족해보이는 조정치의 열세가 점쳐졌지요. 더구나 얼마 못버티고 탈락한 정인으로 인해 2대1 상황에서 버티기에 들어간 조정치는 디스코가 들썩일때마다 덥수룩한 파마머리와 코에 걸쳐진 안경마저 들썩이며 보아주기 힘든 비주얼을 노출시켜야만 했습니다. 그렇게도 꿋꿋이 버텨냈지만 끝내 좌절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 모습을 아래에서 지켜보던 정인의 표정은 리얼 그 자체였습니다. 세상사에 무관심한 듯 게으른 조정치가 그토록 끈기와 열정을 보여준 이유는, 정인이 수영장 딸린 집을 원했기 때문이었지요. 그런 조정치의 마음에 11년차 연인 정인도 뭉클한 감동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두번째 대결인 얼음방에서 오래버티기에서도 언뜻언뜻 비치는 조정치의 진심이 이 커플의 애정의 깊이를 보여줬지요. 여러 게임을 하며 아닌척 시큰둥해하면서도 결국 정인을 위해 얼음위에서 버티는 조정치나, 연인에게 배려받기 보다 자신이 먼저 나서서 챙겨주려는 털털함을 보여준 정인으로 인해 오히려 더 닭살 돋게 서로를 챙기는 정진운 고준희의 모습이 어색하게 느껴질 지경이었지요. 남자다운척, 위해주는 척하지 않아 더 정이 가는 리얼커플의 모습으로 말입니다.

 

마지막 대결인 계란 먹기 대결에서도 커플간의 느낌 차이는 더욱 확연했습니다. 15개의 계란을 먼저 먹는 커플이 승리하는 게임에서 진운은 4개정도 빼고 자신이 다 먹겠다고 선언하는데요, 이를 지켜본 정인은, 자신이 9개 빼고 다 먹겠다고 단언하지요, 헌데 조정치는 자신이 5개만 먹을 건데, 그렇게 되면 남은 4개는 누가 먹냐고 천연덕스럽게 얘기하는데요 이런 조정치를 바라보는 어이없는 정인의 표정도 두 사람의 리얼한 연애를 보여줬습니다. 진심 상처 받은 얼굴이었지요.

 


그래도 본게임에선 반전이 있었습니다. 달달한 말 한마디, 닭살 돋는 애교 한자락없었지만 막상 게임을 시작하자, 조정치는 말보다 더 진중한 행동을 보여줬지요. 고준희를 바라보며 꼭 이기자며 다짐하는 진운보다 아무 말없이 서로 눈을 마주보며 배시시 웃었던 조정치커플이 화이팅을 보여줬지요. 특히 몸을 사리는 듯 했던 조정치는 작은 체구에도 조용하면서도 꾸준하게 먹어대는 열정(?)을 발휘했습니다.


게임 중 식혜를 마시며 한 타임 쉬어가던 있는 정인에게 '너 때문에 먹고 있는데'라며 얼른 먹으라 채근하지만, 그녀가 원하는 수영장 딸린 집을 얻기 위해 꾸역꾸역 먹더니 결국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승리를 거두자 서로의 손을 부여잡고 빙글빙글 돌며 지어보인 화사한 미소는, 작은 것도 나누며 또 그 작은 것을 지켜주며 지내온 두 사람의 기나긴 연애 11년을 상징해 주는 듯 했습니다.

 


지금까지 판타지를 추구해 왔던 우결은, 실제 연인 조정치와 정인의 리얼한 모습과는 거리가 있는 가상현실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우결의 절대 대세로 등극한 조정치 커플은 아이러니하게도 우결의 정체성을 뒤흔들고 있는 커플입니다. 이들이 다른 커플과 함께 하자, 다른 가상커플들은 확연하게 '가짜'로 각인될 수 밖에 없습니다.

 

두 사람에게 우결에 출연하는 동안에 결혼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조언한 윤종신은, 오랜 결혼생활의 경험자로서, 결혼때문에 포기한 것도 많지만 결혼을 했기에 느낄 수 있는 책임감과 그에 따른 행복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진짜배기인 그들이기에 해줄 수 있었던 묵직한 조언은 우결 속 리얼과 예능의 간극을 보여줬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판타지를 상실한 우결 속 조정치 정인의 모습은 우결의 정체성에 대한 또다른 고민을 요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