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진짜사나이, 호주인이 만난 한국군인의 천국

 


 

리얼병영생활기를 표방하는 진짜사나이가 지난 주 첫 방송부터 화제몰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벼운 기분으로 갔다가 진땀빼는 상황에 직면한 여섯남자의 좌충우돌 병영생활모습은 혹자에겐 추억을, 혹자에겐 신선한 볼거리를 주었기 때문인데요, 특히 군대생활의 리얼한 고충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샘 해밍턴의 모습이 단연 압권입니다. 외국인으로서 한국어를 곧잘하는 샘 해밍턴이지만, 귀에 익지 않는 군대용어와 극심한 긴장 탓에 혀까지 굳어버려 더욱 엉성해진 발음을 남발하며 험난한 군생활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첫방부터 구멍1호로 등극하면서 말이지요. 그리고 그런 샘의 모습은, 웃지 말아야하는 상황에서 동료병사들의 웃음을 유발하면서 더 큰 웃음을 주었습니다. 본인은 더없이 진지했지만 그 자체로 웃기는, 다시 말해 '웃기지 않아도 웃기는' 진짜 예능인이 되었습니다.

 

 

어제방송에선 신병훈련을 마치고 자대에 배치된 여섯남자의 본격적인 병영생활이 그려졌습니다. 새벽부터 시작된 하루일과는 낯설고 험난했지만 이들에겐 예기치 못한 축복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군대의 꽃이라는 군대리아가 아침식사로 제공된 것이지요. 개인의 욕구가 억제되는 군대에서, 개인의 취향에서 따라 조합하여 즐길 수 있는 수제 햄버거 군대리아, 사회에 나오면 결코 쳐다보지도 않을 것 같은 조합이건만 오히려 사회에 나와서도 가끔 생각난다는 전설과도 같은 군대리아를 직접 맛보게 된 것이지요.

 

외국인 샘에게도 햄버거는 특히 기대되는 메뉴였을텐데요, 하지만 두툼한 빵과 고기패티 그리고 햄버거와는 영 낯선 잼을 한꺼번에 발라 먹는 동료병사들의 모습이 샘에게는 무척 황당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일단 이를 한입 베어 물은 샘은 군대리아 버거 맛에서 헤어나오질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프랑스의 고급 빵 같다며 폭풍흡입했지요. 평생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는 최고의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군인만이 느낄 수 있는 절묘한 맛을 온전히 경험한 이 호주인도 어느새 군인의 길로 접어든 듯 했습니다.

 

 

상명하복이라는 명령체계에 익숙치 않는 외국인이, 우리 나라 군대 문화에 젖어들기는 쉽지 않은 일이며, 그 분위기와 정서 또한 낯설 수 밖에 없을텐데요, 그래서 교관의 설명은 이해하는 것 역시 샘에게는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습니다.
처음 사격훈련에 나선 샘은 영점 사격에 앞서 PRI훈련을 받는데요 기진맥진 힘이 빠진 상태에서 '휴식'을 취하라는 말을 못알아듣고 '후식'을 찾으며 동료병사 서경석을 당황케했었지요. 또 영점사격의 의미를 설명해주는 서경석에게 자신의 시력을 이야기해서 서경석을 좌절시키기도 했습니다.

 

 

지난 방송에서 관등성명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해 곤혹을 치렀던 그에게 또다른 시련이 찾아들었습니다. 사격훈련을 실시한 직후 탄피를 회수하러 나선 샘은 자신이 쏜 총알의 탄피 한개를 분실하고 말았습니다. 사라진 하나의 탄피를 찾아 나서는 샘의 표정에는 절망마저 느껴질 정도였는데요, 스스로가 이해안돼 울먹거리는 표정은 더 없이 진지했습니다. 열심히 하려했지만 어쩔수 없는 실수로 멘붕상태가 된 샘은, 교관의 지시에도 우왕좌왕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첫 촬영에서 군대가 꿈이라며 기대에 차있던 모습과는 판이한 현실이었지요.

 

 

하지만, 이렇게 힘들고 고된 훈련 후에 샘에게도 천국이 찾아왔습니다. 사격성적이 바닥인 김수로가 PX의 간식을 쏘기로 하면서 샘은 신세계를 만났습니다. 각종 냉동식품과 과자와 음료수를 두루 두루 골라잡아 테이블 가득 쏟아놓자 병사들은 무시무시한 식성을 펼쳐보였는데요, 샘 역시 이 낯선 식탁에서 조금의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뜨거워도 눈을 질끈 감은 채 잠시도 쉬지 않고 끊임없이 음식을 흡입했습니다. 냉동만두며 햄, 핫도그에 닭강정까지 두루두루 먹는 그의 모습은 그동안의 병영 생활을 통틀어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었지요. 'PX는 진짜 천국이었노라' 말하는 그 표정엔 삶을 통달한 깊이마저 엿보였습니다.

 

언어도 서툴고 군대문화가 익숙치 않아 나날이 구멍이 돼가고 있는 샘 해밍턴이지만 먹는 순간 만큼은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았습니다. 힘겨운 군대생활에서 만난 PX의 식탁. 모든 군인에겐 그곳이 천국이겠지요. 그리고 이미 한국 군대의 맛을 경험한 호주인 샘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