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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세븐> 쓸쓸함을 말하는 그가 쓸쓸해 보이지 않았다.



 
  "저 너무 긍정적인 것 같은데 어떡하죠?"라는 고민을 상담하러 무릎팍도사를 찾은 세븐.
  지나치게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라 주변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정도라는 그의 낙천성은 얼마나 될까요.

지금은 우리나라의 거대 기획사중 하나가 된 YG의 연습생시절을 보냈던 세븐.
중3부터 시작한 연습생생활을 20살이 되었을 때야 마치고 데뷔할 수 가 있었습니다.

세븐은 연습생시절 마루걸레레, 청소 등 잡다한 심부름부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1주일마다 양현석사장에게 연습을 체크받았는데, 그냥 봐주기만 할 뿐 이렇다할 코멘트가 없었다고 하지요. "100점만점에 4점이야" 이 말씀만 하고 바로 가버렸다고 하니, 연습생 시절 그가 느꼈을 막막함, 자괴감이 절로 느낄 수 있겠더군요. 뭘 잘못했는 지 알아야 고치기도 쉬을 텐데 말이죠. 그런 이야기 없이 그냥 봐주기만 하니 정말 끝나지 않는 터널 속에 있는 심정이었을 것 같습니다.
스스로 깨닫게 만드는 양현석 사장 나름의 가르침이라고 말하는 세븐에게서는 그때에 대한 원망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오기와 집념을 길러준 것일 테지요.
이건 뒷얘기지만, 너무나 밝고 긍정적인 세븐에게 양현석사장은 그런 집념을 가르치고 싶었다합니다. 연예인의 길은 뜻하는 대로 되지도, 쉽게 모든 걸 이루기도 어려운 곳이니, 너무나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세븐에게 뭔가를 절실히 원하는 간절함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이런 연습생 시절을 마치고 화려하게 데뷔한 그는 그당시 미소년이었습니다. 어딘가 연약해보이고, 보살펴주어야 할 것 같은 사랑스러운 소년의 이미지였습니다.
하지만, 미국 시장으로의 진출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이제 남자가 되었습니다. 외모도 단단해 보이지만, 확고한 그의 심지를 볼 수가 있어서 더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쓸쓸함을 말하는 세븐은 쓸쓸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3년 8개월만의 한국무대 복귀, 다시 말해 3년 8개월의 미국 진출기간이 그에게는 득보다는 실이 많았을 겁니다. 떠나기전 그는 최정상의 자리에 있던 가수였으니까요.
하지만, 미국에서 먼저 의사를 타진해 와서 이루어진 미국 진출이지만 데뷔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금방 이루어질 것 같았던 미국진출이 언어 장벽에 그리고 이런 저런 곡을 받고 연습하느라, 시간이 차츰차츰 흐르게 되었다고 말하는 그의 담담함은 실패를 말하는 사람의 표정이 아니었습니다.
어찌보면, 최정상일때 건너가 실패만을 안고 온 그는 다른 이들이 보기엔 "패잔병"일진대, 본인은 그러하지 않아 보였습니다. 
많은 사람이 자기합리화에 익숙합니다. 또 어떻게든 자기정당화를 하려고 합니다. 설사 본인스스로도 맘속으로는 실패를 인정해도 만인앞에서는 실패를 인정하지 않지요.

하지만, 세븐에 모습에서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미국 진출로 보낸 그 시간이 음악도 배우고 언어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만, 포기한 지금은 홀가분하다고 웃으며 말하는 그의 모습은, 자기합리화가 아닌, 실패를 밑거름으로 할 수 있는, 진정 과거를 수용할 줄 아는 쿨함이 보였습니다. 
미국에 건너가자마자 데뷔가 곧 이루어질 것 같았던 미국진출이이 생각과는 달리 많은 시간이 흐르는 동안 미국진출 성공에 대한 막연함, 한국시장에서 잊혀질까하는 두려움이 공존했을 겁니다. 실제로 하루에 2번 전화하던 양현석 사장이 2-3주에 한번 전화할 때 자신을 잊은게 아닐까? 아무일도 없는데 먼저 전화할 수 도 없었다고 그 당시 혼자 감당해야했을 쓸쓸함을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실패에 대해 쓸쓸하게 말하는 그는 쓸쓸해보이지 않았습니다.



YG 양현석 대표는 세븐의 컴백 인터뷰에서 가시적인 성과는 없어서 실패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아주 작은 성과만 있어도 부풀리고 성공했다고 치부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런 솔직한 고백이 저는 마음에 듭니다.
미국 진출을 위해 그가 없던 가요계는 이제는 그가 누군지 알지도 못하는 소녀팬들이 넘쳐날 정도로 변했습니다.

하지만 세븐은 애석해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돌아와 한국에서 다시 무대에 서고 팬들을 만나는 것 만으로도 가슴벅차하더군요.




오랜 시간이 지났고, 세븐보다 어리고, 미소년인 아이돌가수도 너무나 많고, 새로 발매한 Digital Bounce앨범이 생각보다 크게 팡 터지지는 않았지만 세븐은 실망하지않을 겁니다. 다음 앨범이 있으니까요.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에도 신경을 곤두세워 하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지도 모른채 자신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에만 휩쓸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아이돌 가수가 아닌 진정 노래와 팬들을 사랑하고 팬들을 위해 무대에 올라 그들과 같이 호흡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는 그의 긍정의 힘이 느껴집니다. 무릎팍도사에 나온 그의 고민은 그를 더욱 빛나게 해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