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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예능&오락

무도 WM7, 지지부진했던 '2경기'는 빼버려도 됐을까?



예능버라이어티에 이제까지 없어왔던 1년여의 대장정.

그 대장정이 마침내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운동선수도 아닌 그들이 지금의 화려한 기술을 선보이기까지 기나긴 연습의 나날을 담은 마지막편이고, 드디어 다음주 대망의 경기 장면 방송을 눈앞에 두고 있지요.
역시 유반장답게 몸사리지 않고 열심히 하는 유재석과  WM7에서만큼은 덩치값 확실히 해주고 있는 쩌리짱 정준하와 평범함의 미친 존재감 정형돈의 기술은 스승 손스타가 보기에도 흐뭇한, 진정 프로레슬링 필나는 장면들을 연출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문제로 지적되어 왔던 2라운드 경기 - 박명수, 노홍철, 길의 연습장면은 보는내내 불안감을 주면서 가라앉은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경색된 분위기를 만회하기 위해 마련된 회식자리, 이 자리에서 손스타가 털어놓은 그간의 고민과 고충을 들으며 지금의 특집이 갖는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아마츄어로서 프로레슬링을 배우고 경기 한다는 것. 또 프로가 아닌 아마츄어로서 더 아마츄어인 그들을 가르친다는 것. 주변에서 듣게 되는 여러 이야기들로 마음고생이 많았음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겁니다. 손스타가 더욱 그들에게 많은 걸 가르치려하고, 더 흡족한 결과가 나올때까지 다그쳤던 것은 말입니다. 평소에도 경기력과 관련해서 불만이나 아쉬운 점이 많았겠지만 표현하지 못했던 부분도 많았을 겁니다
그래서 시합일이 다가옴에도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때문에 얼굴도 어두워지고, 최근들어선 조급함을 비치기도 했었습니다. 지금까지 애써온 노력에 대한 성과가 나오길 
바랐을 겁니다.
이렇게 우리끼리 아마츄어적으로 연습했지만, 이런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겠죠.

"차라리 2경기를 빼고, 1경기와 3경기만으로 경기를 치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손스타의 말이 이를 보여주지요.

하지만 이는 무도 멤버라면 하기 어려웠을 제3자의 눈입니다. 우리를 보러 돈 내고 표를 산 수많은 관객들과 깊은 관심을 보이는 시청자들 앞에 선보이기엔 부끄럽다는 것이 스승의 입장일 듯도 싶고요.
당시의 상황을 바탕으로 예상되는 실전의 모습을 그려본다면 이런 고육지책이 떠오를만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지금까지의 무한도전과는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는 시각입니다.
지금까지의 무한'도전'은 성공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중간에 찍다가 포기한 아이템도 있고, 대회에 참가를 해도 수준급의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전혀 하지 못했던 아이템에 대해 배우고 노력하는 그 과정자체를 시청자들과 공유하면서 함께 숨쉬며 걸어온 길이 무한도전의 길입니다.
즉 그들은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합니다. 프로처럼 뛰어나진 않아도, 좋은 결과를 남기진 못해도 그들의 도전 그 하나만으로도 시청자들은 박수를 보내준 겁니다.

댄스스포츠특집에서 끝나고 흘렸던 그들의 눈물, 봅슬레이특집에서 서로를 부둥켜 안고 흘린 그들의 눈물에는 그들이 성공해서도, 좋은 결과를 내서도가 아닌, 지금까지 그 도전 하나를 위해 흘린 그들의 노력과 땀에 대한 눈물입니다.
시청자들이 그들에게 느끼는 감동 역시 결과가 아닌 지금까지 그들이 해왔던 그간의 노력에 대한 감동인 것입니다.
9회를 맞이한 지금까지의 레슬링 도전기 역시 맨땅에 헤딩하듯 코치를 알아보고 방향을 고민하고, 이에 따라 구슬땀을 흘리며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장기 프로젝트가 꾸준히 진행될 수 있는 밑바탕에는 수년간 다져진 연출자와 출연자 서로서로에 대한 신뢰가 필수이겠지요. 바로 그렇기에 모두가 함께 하지 않는 도전은 상상할수 없다는 겁니다.
때로는 티격태격하고 어설프기도 하지만 또 재능이나 기량이 없어보이지만 그럼에도 이들의 열정이 감동을 줄수 있는 이유입니다.

단, 이번 WM7을 보면서 문득 우려감도 듭니다. 힘든 도전은 늘 피할수 없겠지만, 위험한 도전은 재고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혹시라도 이들 중 누구하라도 불의의 사고를 당한다면, 그들의 잔잔했던 무한도전도 영원히 중단될지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