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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예능&오락

연기자로의 변신, 좋은 예 vs 나쁜 예?



강심장에서 박정아씨가 6년전 찍은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당시 실패에 대해서 담담하게 얘기하며 자신의 부족했던 점에 대해서 차분하게 잘 이야기를 하더군요. 하지만 이야기 말미에 흘리는 눈물을 보니 많이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에도 가수들의 연기자 변신이 한창인 때가 있었지요. 인기를 기반에 둔 연예인을 기용한다는 게 이미 나름의 고정시청자를 안고 시작한다는 의미이니, 기왕이면 그 편이 훨씬 안전한 선택입니다. 특히 이런 경향은  아이돌가수의 경우가 많습니다. 영화계에서 티켓파워를 보여주는 몇몇 배우들처럼, 그들을 보기위해 TV앞에 앉을 고정 시청자가 있으니까요.

이렇듯 많은 가수들의 드라마진출이 러쉬를 이뤘던 적이 있습니다. 박정아씨도 그중 하나이지요. '남자가 사랑할 때'에서 첼리스트로서 고수씨와 연기를 펼쳤습니다만 결과가 좋지 못했습니다.
그 당시 박정아씨는 3사 방송사 MC에 각종 CF를 섭렵했을 때라고 하니 쉽게 말해 그 시대 여자 그룹중 최고였다고 볼 수가 있겠네요. 나름 인기 연예인이라는 생각하에, 새로운 분야로의 스펙을 넓히기 위해 연기에 도전하였지만 실패로 돌아간 경우입니다.

이 경우는 평소 박정아씨의 이미지와 극 중 배역의 씽크로율이 일단 매우 낮았다고 생각이 듭니다.

박정아씨 하면 쥬얼리의 맏언니로 예쁘지만, 내숭을 떨거나 하지 않는 털털한 이미지로 어필했었는데, 드라마에서는 조신한 첼리스트역할이 너무 갭이 크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미지만으로도 시청자들에게 어필이 어려운데 어색한 연기는 더더욱 드라마에로의 몰입을 떨어뜨리지요.
본인의 연기력 때문인지 처음 시놉과 다르게 전개되는 이야기와 분량축소에 자존심이 말도 못하게 상했을 듯 싶습니다. 본인도 인정하였듯이, 그 당시의 연기력이 부족하였기는 하였지요. 일단 극중 배역에의 무리 없는 이미지 조화가 되어야 하는데 사실 많이 어색해 보였거든요.
                     <가수로서의 털털한 모습과 상반되는 드라마속의 조신하지만 왠지 어색한 모습>

이와 비슷한 예로 이효리씨가 있습니다. 세잎클로버라는 드라마에서 맡은 역할이 가진 것 없이도 꿋꿋하고 잡초처럼 어려움에도 다시 일어나는 생기발랄 아가씨 '강진아'로 분했는데, 이 또한 어색함이 많았습니다.
그당시 이효리씨는 2003년 솔로 데뷔곡이 '10 minute'로 당대의 섹시아이콘으로 떠올라 있었었죠. 사람들이 그녀에게 가지는 이미지 자체가 섹시스타였습니다. 지금에야 "패밀리가 떴다"에서 보여주는 그녀의 털털하고, 남자같은 괄괄한 이미지가 대중에게 많이 알려졌지만, 그 당시에는 그녀는 누가뭐래도 섹시아이콘이었거든요.
그런 와중에 꾸미지 않고 털털하고 어떻게 보면 불쌍해보이기까지 하는 배역에 대한 시청자의 몰입은 왠만한 연기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고는 힘듭니다.
                       <섹시스타로서의 이효리와 드라속의 이효리>

박정아씨, 이효리씨 둘다 자신이 가수로서 대중들에게 어필했던 이미지와 드라마 캐릭터상의 이미지와의 갭이 컸다는게 가장 큰 문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연기자들조차 그들의 이전 캐릭터를 통해 구축한 이미지를 깨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거치는데, 초보연기자들이었던 그녀들에게 가수로의 이미지를 배역의 이미지로 바꾸는데에는 그보다 더한 노력이 필요하지 않았을까요? 그런 면에서 맡은 배역면에서부터 미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연기력이 뒷받침이 되어주었다면 이런건 기우에 불과했겠지만요.
지금도 연기자로의 변신에 있어 나쁜 예로 꼽아지는 그녀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점이 아닌가 싶어요 .

반면 좋은 예로는 비씨와 이승기씨를 꼽고 싶습니다. 비 같은 경우 <상두야 학교가자>에서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아마도 상두야 학교가자의 첫장면이 제비로 분한 비가 나오는 장면인데요 공효진씨(극중 배역 은환이)를 보고 낭패를 짓는 안타까운 표정이 지금도 기억에 남거든요. 처음이었지만 전혀 어색함이 없었습니다. 지난해 찬란한 유산으로 연기자의 반열에 올라선 이승기씨도 처음에 어색한 듯 했지만 철없고 재수없는 캐릭터에서 점점 한 여자를 사랑하는 멋진 남자로의 변신을 성공적으로 보여주었구요. 물론 이외에도 많은 가수출신 연기자들이 있습니다. 가수출신 연기자들을 보는 색안경에 대해서 답답함을 토로한 이들도 있지만, 연기력이 뒷받침이 된다면야 시청자들이 외면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이제는 연기자로서의 좋은 예로 만들고 싶어 <검사프린세스>를 통해 연기자로서의 두번째 신고식을 치른 박정아씨.
많이 힘들었을 자신의 과오를 돌아보고 그 틀을 자신이 깨기 위해 도전했다는 그녀의 말 속에서 두려운 존재에 대해 도전할 줄 아는 그녀만의 삶의 방식이 느껴졌습니다. 처음부터 능력에 맞지 않는 욕심을 내는 건 본인에게도 대중에게도 큰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지금도 연기에 도전하고파 하는 수많은 다른 아이돌가수들에게 타산지석으로 삼는 좋은 예가 되고 있지 않을까요?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그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더 발전된 모습의 그녀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