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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예능&오락

'런닝맨' 예능본능 vs 승부본능, 유재석과 김종국



런닝맨의 2인자는 누구일까요? 처음 멤버의 면면을 보았을 때는 지석진씨가 2인자의 역할로 캐스팅이 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석진씨는 리얼예능에의 출연이 전무한 분이여선지, 프로그램에 대한 적응만으로도 힘겨워보입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떠오른 2인자, 이제는 유재석의 상대팀 리더로 자리를 잡은 인물이 김종국씨입니다.
처음에는 멤버들을 여러 조합으로 맺어보다가 근래에는 유재석씨를 리더로 하는 블루팀과 김종국씨를 리더로 하는 레드팀으로 나눠지게 되었지요.
이렇게 팀이 나눠지면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컨셉이 강한 팀과 약한 팀입니다. 왜냐하면, 바로 레드팀의 리더인 김종국씨의 넘치는 승부본능때문이지요.
다년간 예능분야의 1인자자리를 놓지 않고 있는 뼈속까지 예능본능인 유재석씨와 힘과 승부욕으로 똘똘뭉친 승부본능의 김종국씨. 지금 런닝맨은 <예능본능>과 <승부본능>의 매치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과도한 승리에의 집착, 승부본능 김종국


힘세고 한 성질 할 것 같은 연예계 원조 근육맨 김종국씨. 어느 예능에 출연하든 다른 출연자들이 그의 근육과 복싱실력에 비굴모드의 모습을 보이는 일이 흔합니다. 그만큼 연예계에서 그의 파워는 인정을 받는 듯 했습니다. 여기서 파워란 권력이 아니라 순수히 힘 자체를 말합니다.
이렇게 운동선수 못지 않은 근욕과 운동실력을 자랑하는 그는, 어마어마한 승부욕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이전의 예능 출연작 <X맨을 찾아라>, <패밀리가 떴다>에서도 알 수가 있지요. 지금 그가 출연하고 있는 런닝맨에서도 마찬가집니다. 그는 리더로서 팀을 이끌게 되면서, 그의 레드팀은 게임에 있어서 우위를 점해왔습니다.
상대팀 이름표를 떼는 등, 몸싸움이 요구되는 분야에서는 그야말로 발군의 실력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런닝맨> 과천과학관편에서 블루팀이 김종국의 이름표를 떼고자 모두 총출동했을 때에도 그는 10분이 넘는 시간동안 혼자 그들과 맞서 이름표를 움켜쥐고 있었습니다.
힘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김종국씨를 제압할 수 있는 멤버가 블루팀에는 없거든요. 참 열심히 한다 생각이 들면서도, 힘으로 버티기 보다는 이름표를 좀더 재밌게 넘겨 줄 수 있도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시종일관 쫓고 쫓기는 게임 이외에 차마시기 게임에서는 그의 욱 하는 성질이 더 많이 나타납니다. 서울타워편이나 롯데월드편에서의 차마시기타임에도 그는 상대팀 리더 유재석씨, 그리고 자신의 팀에서도 좀 떨어지는 멤버 하하와 개리에게 욱하는 모습을 너무나 자주 보여줍니다.
롯데월드편에서 유재석 손 때리기나, 동전 뒤집기게임에서 실패한 하하와 개리에게 눈을 부라리는 모습을 보면, 그 진지한 분노에, 이거 예능 맞나 싶기도 합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고, 김종국씨가 실패했을때 목소리 높여서 비난하는 같은 팀 하하를 째려볼 때는 아찔함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불쾌하더군요.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래서 벌칙을 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능에서 만큼은 여유와 웃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시청자들에게 편안함을 줄 것 같습니다.
그의 승부욕과 비교될만한 출연자가 블루팀에는 없는지라, 팀대결에서 균형이 무너져 재미가 반감되기도 한다는 게 시청자로서 그동안의 시청소감이기도 하거든요. 

 지더라도 재미를 추구, 예능본능 유재석


지난 주 방송이 있고 나서 나온 기사가 바로 유재석의 비굴모드가 식상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지금까지 유재석의 트레이드마크는 겸손과 여유입니다. 기사에서는 비굴하다고 했지만 저는 겸손함이라고 칭하고 싶습니다. 예능에서 1인자이지만 어떤 출연자에게도 함부로 대하는 모습을 보기 어렵죠. 늘 출연자들 챙겨주고 세심하게 하나하나 관찰해서 예능으로 승화시키는 모습에서 그를 1인자라고들 칭합니다.
그가 김종국의 힘에 비굴해지는 모습은, 일방적인 승부욕을 대처하는 타협이자, 재미를 이끌어 내기위한 제스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가 구축한 이미지가 그러합니다. 물론 이런 모습을 많이 본 시청자들을 위해서는 한번쯤 반기를 들고 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신선할 것 같긴 합니다.
유재석은 늘 무언가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름표떼기게임에서 쫓고 쫓기는 가운데, 혼자서 숨바꼭질에 나선 그는 그시간조차도 유르스 윌리스로 스스로 분하며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려 노력했습니다. 실제로 숨어 있거나 도망가는 모습에서 그의 긴박한 심정이 표정에 그대로 드러나 시청자들을 그에게 몰입시키기도 합니다.
실제로 레드팀의 방울소리를 듣고 재빨리 엘리베이터에 탑승했으나, 김종국씨에게 잡힐 때는 저도 모르게 비명을 꺅 질렀을 정도였으니까요. 너무 유재석씨에게 몰입한 결과지요. 또 리더로서 팀원을 위압하는 김종국과 달리 함께 하는 리더쉽이 빛납니다. 게임을 할 때도 늘 화이팅으로 서로를 격려 하고 함께 하는 거지요.


이렇듯 각각 승부본능과 예능본능이 충만한 이 두 팀리더의 조화와 균형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가 <런닝맨>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우하는 지표가 되지 않을까요? 이 두 본능간의 조화가 제대로 이루어져야만 런닝맨이 시청률을 끌어올릴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욱하는 성질의 김종국씨가 레드팀, 온화하고 부드러운 유재석씨가 블루팀, 이 팀 색깔도 그들의 이미지에 맞게 선정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