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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예능&오락

라디오스타, 신정환씨 없이도 안녕합니다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법, 라디오스타의 길

어제, '다음주에 만나요 제발~'이라는 인삿말로 끝나는 라디오스타의 특집 단독편성이 있었습니다.
황금어장이라는 프로그램의 두 코너 무릎팍도사와 라디오스타. 무릎팍도사의 드높은 인기때문에 짧은 편성 또는 방송조차 되지 못할 때도 많았던 라디오스타인지라 단독편성이라는 파격적인 특집을 보니 격세지감이 느껴지더군요.
라디오스타가 자리를 잡기 까지 있었던 수많은 코너가 있어왔습니다. 신정환, 윤종신 중심의 다양한 코너들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여러 시도를 거듭하다가 자리를 잡은 프로그램이 라디오스타지요. 그래서인지 기존에 봤던 토크쇼들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바로, 파격과 독설이지요. 윤종신씨나 김국진씨는 약간은 얌전하고 점잖은 편으로 특히 김국진씨는 다년간 예능을 쉬던 중인지라 처음엔 많이 분위기를 따라잡지 못해 허덕이거나 김구라, 신정환씨의 독설과 야유의 대상이 되기까지 했었습니다.

이런 차별화 덕분에, 지금은 라디오스타가 앞 코너인 무릎팍도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는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었습니다.
지난 주 라디오스타는 물의를 빚은 신정환에 대한 유례없는 통편집을 보여줬습니다. 신정환의 어이없는 거짓말로 성난 민심에 어떨 수 없는 특단의 조치였겠지요. 그리고 큰 효과를 보았습니다. 시청자들 모두 CG효과까지 동원된 신정환 자리지우기에 모두 놀라워했으니까요.


이렇게 신정환의 자리를 비운 채 진행된 첫 방송의 게스트는 바로 슈퍼주니어입니다. 현재 함께 활동하고 있는 멤버만도 11명, 최근 통 활동을 안하는 김기범군을 제외하면 10명이나 되는 멤버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 최대규모의 아이돌그룹이지요. 이번 회에 출연한 멤버는 일곱명이더군요. 하지만 진행자3명에 출연자 7명이라, 일단 양적인 면으로 봐서도 신정환의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7명의 출연자가 한마디씩만 해도 오래걸릴터인데, 슈퍼주니어는 이특, 신동, 은혁만해도 예능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갖추고 있는 멤버라 3MC의 토크 기세에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김구라씨까지 쥐락펴락하는 모습이 마치 전문MC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줬던 것이 바로 근황쇼에 이어진 두번째 코너 역지사지 토크쇼였습니다. 3MC를 게스트로, 슈퍼주니어 멤버들을 MC로, 서로 설정을 바꾼 토크쇼지요. 라디오스타의 차별화 컨셉 자체가 게스트들을 막 대하는 솔직대담한 토크쇼를 표방하고 있는지라, 그 컨셉을 살리려면 슈주MC들의 뻔뻔한 진행이 필요한 자리였는데요. 다년간 보조MC역할을 해왔던 이특과 신동이라 김구라 못지 않은 독설로 기존 3MC를 당황스럽게 했습니다.
아마도, 자신들의 치부를 마구 들춰내는 MC들의 모습에 잠시잠깐 게스트였던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이 세 MC는 그동안의 게스트들의 심정을 십분 이해할 수 있는 자리였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들에 대한 프로필도 정말 적나라했는데요, 주워먹기의 달인이자 전직 가수 윤종신, 전직 톱스타 침체원인-이별이라며 김국진씨의 이혼도 지적했구요. 3만연예인의 공공의 적 김구라씨는 아들이야기를 하다 면박마저 당했지만, 주절주절 먼산을 바라봐야만했습니다.


이런 분위기 덕분인지 민감한 이야기라 할수 있는 신정환씨 이야기도 자연스레 꺼낼수 있었습니다.
슈주MC들이 지금 빠진 멤버에게 한마디 하시죠 라며 신정환씨에게 전할 메세지를 전해주십사 요구한거지요. 라디오스타라는 프로그램의 특성이 아니었다면, 신정환씨에 대한 언급자체가 쉽지 않았을텐데, 역시 방송컨셉이 남다르긴 합니다.
이어진 메세지. The games isn't over till it's over 메이저리그의 전설의 명포스 요기베라의 명언을 인용한 김구라씨의 말입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라고, 조사 받을 거 다 받고,  진정성을 보여주고 마음의 병에 대한 치료도 이루어진다면, 워낙 재능을 갖추고 있으니 제2, 3의 전성기가 있을거라고...응원의 말이었습니다.
그동안 김구라씨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독설입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마구 헤집는 냉정한 언사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얄미운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라디오스타에서의 신정환과의 호흡과 톰과 제리의 모습이었지요. 서로 아웅다웅 잡아먹을 듯 싸우는 사이, 그게 바로 두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냉소적인 김구라씨의 입에서 나온 신정환에 대한 응원의 목소리...다른 이들의 어떤 말보다 더 진정성이 느껴지는 메세지였습니다. 마치 김구라씨가 공익광고를 하면 언발란스하듯 이런 의외의 모습이 오히려 인상적이네요.


주변의 모두가 숙연해지는 순간이였지요. 지켜보던 저역시..
이런 분위기를 김구라씨가 풀어주더군요. '나 눈물 안나왔어요? 편집된건가?'

슈퍼주니어 역시 평소에는 들을 수 없었던 솔직한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슈퍼주니어의 볼 수 없는 두 멤버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지요. 물의를 빚고 군에 입대한 강인에 대한 얘기입니다. 강인은 음주 및 뺑소니와 폭행사건에의 연루로 인해 물의를 빚고 지금은 군에 입대해 생활하고 있지요. 이들 멤버들은 강인이 입대할때에도 모두 모여서 입소하는 길을 함께 했을 정도로 애틋한 멤버로서의 신뢰를 보여왔습니다. 하지만 항간에는 이들에 대해, 무슨 죄를 지었든 감싸주기만 하느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오늘 이특군이 사실은 두번째 잘못이 있었을 때는 배신감을 느꼈었다고 하지요. 처음에는 멤버니까 감싸줘야지 했지만, 두번째는 많이 실망을 했노라고 하지만 나중에는 다시 멤버니까 하나라 생각해서 감싸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이 더 솔직하게 다가왔습니다. 소속사와의 소송까지 벌이며 팀을 탈퇴한 한경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기 보다는 각자가 나름대로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어찌보면 회피하고 싶은 이야기들도 줄줄 풀어낼수 있는 분위기, 이런 기회를 통해 멤버들도 자신을 되돌아볼수 있을법도 합니다. 나중에 이특군은 자신이 군대가기전 멤버 13명 모두가 한 무대에 서고 싶다는 바람을 내보이기도 했는데요, 쉽진 않겠지만 저도 그려보고 싶은 모습이군요.
이렇듯 언급하기 난처했을 이런저런 사건 등에 대한 솔직한 소감이 바로 라디오스타만의 매력입니다. 신정환씨에 대한 김구라씨의 진솔한 메세지도 마찬가지구요.

개인적으로 오늘날의 라디오 스타를 있게 만든 중요한 요소가 '신정환씨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독한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정환의 입담과 가혹한 질문들이, 독한 케릭터 김구라씨와 어울어져 어찌보면 막말도 난무하는 솔직 대담한 토크쇼로 완성되지 않았나 싶었는데요, 이미 이런 분위기가 완성되어 정착되어버린 라디오스타는, 어느덧 그 자체만으로도 이런 파격적이고 진솔된 분위기로 자리매김이 되어버렸다는 느낌입니다. 즉, 처음 컨셉을 만드는 것이 어렵지, 이미 만들어진 분위기, 어찌보면 '프로그램의 문화'라고도 볼 수 있겠는데요, 이렇게 정착된 문화가 안정적으로 구축된 이상, 라디오스타만의 독특한 색깔은 건재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문화가 강하다면 누군가가 새로 들어온다해도 곧 동화된다지요, 어제 라디오스타가 그 특유의 색깔을 지킬수 있었던 것은 슈퍼주니어의 넉살 뿐만은 아니라고 생각되는 이유입니다. 라디오스타의 스튜디오 그 자체가 이미 진솔한 대화의 아이콘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라디오스타, 여전히 안녕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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