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아이유 컴백, 완벽했던 무대에 아쉬웠던 한 가지




올 여름 2AM 임슬옹군과의 듀엣곡 '잔소리'로 공중파 방송에서 첫 1위를 하면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였던 아이유양이 6개월만에 새 앨범을 들고 돌아왔습니다. 데뷔한 지 2년이 넘은 아이유양은, 오랫동안 우리 가요계를 점령하고 있는 걸그룹 돌풍으로 인해, 묻혀있는 진주에 가까웠지요. 하지만 꾸준히 자신만의 길을 고집하더니 어느덧 독창성, 차별화로 점점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처음 어쿠스틱 기타를 치며 서서 노래하는 모습은 앳된 모습에 어울리지 않는 신선함으로 다가왔었습니다. 아이돌그룹이 대세인 시장에서 솔로가수라는 면도, 눈에 띄는 요소였겠지요.  데뷔곡인 애절함이 묻어나는 '미아'가 그녀의 나이에 걸맞지 않는 무거운 분위기의 노래였다면, 이후 'Boo'나 '마쉬멜로우' 같은 가볍고 경쾌한, 대중적인 노래로 위상을 높이더니, 달달한 듀엣곡 '잔소리'로 쟁쟁한 아이돌그룹을 제치고 1위까지 거머쥐게 되었지요. 일전에는 성시경의 제대후 첫 앨범에서 아이유양과의 듀엣을 선보이며, 아이유양의 드높아진 위상을 증명해주기도 했습니다. 역시나 듀엣프로젝트의 종결자로 불릴만큼 돋보이는 행보를 보이고 있지요.

 걸그룹을 긴장시킬 가창력과 독창성

이번에 잔소리 이후 본격적인 솔로곡으로 컴백을 했는데요. 어제 뮤뱅무대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아이유양이었습니다. 어쿠스틱 기타를 치며, 기존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던 '첫 이별 그날 밤'을 먼저 선보인 후, 타이틀곡 '좋은 날'을 불렀지요. 이 곡은 기존의 발라드곡이 아닌 경쾌하고 빠른 댄스곡이었는데요, 춤을 추면서도 곡 전체를 아울렀던 솔로로서의 가창력이 가장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솔로 가수의 경우 3분이상의 곡을 혼자서 이끌어가기 때문에 아이돌그룹보다 뛰어난 곡 소화력을 가져야 하는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겠지요. 하지만 요즘의 솔로가수들은 젊은 세대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비주얼과 가창력을 모두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지 않아 대중에게 인정받는 솔로가수가 많지 않은 현실입니다. 5초가수라 일컬어지는 아이돌그룹들의 나눠부르기가 아닌 저음부터 고음까지 한 노래에서 보여줄 수 있는 가수로서의 역량을 모두 발휘할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어야 솔로가수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뮤뱅에서 보여준 아이유의 컴백무대는, 이런 솔로가수로서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한 무대였습니다. 솔로가수라면 그것도 춤을 같이 보여주며 노래를 부를 경우, 숨이 차서라도 부분 립싱크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혼자서 퍼포먼스와 노래를 다 보여줘야한다는 핸디캡을 안고 있으니, 이미 목소리가 입혀져 있는 부분립싱크의 문제를 안좋게만 볼 생각은 없습니다. 그 부분 이외에도 뛰어난 역량을 선보일 수 있다면, 과도하지 않은 선에서는 인정해 줄 수 있는 부분이구요. 그렇기에 이날 역시 솔로무대를 선보인 서인영의 무대에서 일부 부분립싱크가 등장한 것도 나쁘게 보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아이유양은 시종일관 빠른 노래를 춤까지 가미하며 부분 립싱크가 전혀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고른 호흡으로 이끌어가더군요. 대단한 아이유양입니다. 특히 클라이막스부분의 3단고음은 뮤뱅이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이슈가 되고 있지요.


 아이유와 지연을 대하는 싸이의 상반됐던 태도

얼마전 아이유양이 출연하는 '영웅호걸'에서도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지요. 기자체험으로 싸이를 인터뷰했었는데요, 다른 출연자에 대해선 다소 삐닥했던 싸이지만 유독 아이유양에게는 상당히 호의적이더군요. 귀여운 후배가수를 상대한다는 느낌 이상으로 독립된 뮤지션으로 인정해주는 인상이었지요. 공교롭게도 동갑내기 친구 지연양 역시 싸이를 인터뷰했는데요, 지연양의 경우, 싸이의 무관심 속에서 시종일관 주눅이 들어 눈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장면이 연출되더군요. 싸이의 개인적인 호감문제 혹은 지연양의 성격도 영향이 있겠지요. 하지만 기성가수에게 인정받고 있는 아이유양의 현주소를 가늠할 수 있는 단면이 될 수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걸그룹의 상당수 맴버들은 앞서 언급한대로 5초가수의 불명예를 안고 있습니다. 5초도 안되는 독립파트를 소화하는 경우도 많아 가창력을 논하기조차 어렵기도 합니다. 이런 가운데 아이유양이 단연 빛날수 밖에 없겠지요.
 


 완벽한 무대, 그러나 아쉬웠던 한 가지

노래에 걸맞는 퍼포먼스, 귀여운 표정, 나무랄데 없는 가창력.. 출중한 실력을 뽐낸 어제 컴백무대에서 단 하나 에러가 있다면 패션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의상자체는 복고가 유행인 걸 감안해볼 때, 원더걸스의 노바디 의상을 떠올리게 하는 복고풍의 의상, 그리고 나름 아이유양의 깜찍함을 더해줄 수 있는 귀여운 밑단 처리는 무난했다 싶은데요. 색상은 조금 촌스러웠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아쉬웠던 점은, 노래와도 아이유양과의 이미지와도 도무지 부합되지 않았던 메이크업이었습니다. 아이유양은 그간 한 듯 안한 듯한 자연스런 화장을 선호했었는데요, 좀 더 새로운 컨셉으로 준비한 듯한 이번 메이크업이 그녀의 깜찍한 마스크를 너무 노숙하게 만들어줬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투명메이크업과도 동떨어졌고 또 짙은 립스틱과 볼터치가 마치 90년대 유행하던 아줌마식 메이크업을 떠올리게 해 아이유양의 매력을 깎아먹더군요. 노래에의 몰입을 방해할 정도 였습니다. 밝고 경쾌한 노래분위기와 귀엽고 깜찍한 아이유양의 마스크를 가리는 언발란스한 코디였지요.


하지만 이점은 앞으로 무대가 거듭될수록 자연스런 컨셉으로 가다듬어 나가겠지요? 비주얼에 가창력까지 겸비한 솔로 여자가수의 탄생이 촌스런 복고컨셉으로 무색해지지 않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