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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전창걸 대마초 입건, 왜 김성민을 욕하나



필로폰 상습투약 및 국내 밀반입 혐의로 구속된 탤런트 김성민씨를 필두로하여 연예인 리스트가 있는 게 아니냐하고 의혹이 계속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가수 크라운 제이의 불구속 입건에 이어 어제는 김성민씨의 절친이라는 전창걸씨가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입건되었습니다.
소문으로만 돌았던 연예계리스트의 존재여부에 대해서 검찰은 '그런 것 없다'며 단언을 했었는데요. 결과적으로 김성민씨에 이어 이렇게 여러 명의 연루자가 수사를 받게 되는 상황에 이르렀고, 실제로 연예인리스트가 공개되는 건 시간문제가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처음 김성민씨의 구속소식이 전해졌을때는 많은 시청자들이 혼란에 빠졌었지요. 그가 최근까지도 출연했던 예능에서의 모습이 실제 모습과 너무도 달랐기 때문입니다. 남자의 자격에서는 이경규씨에게 마구 구박을 받을 정도로 편안한 이웃같은 김성민씨였는데요, 특유의 활기차고 깨방정 떠는 캐릭터에 익숙했기에, 그의 어두운 그늘을 접한 시청자들의 충격이 컸습니다. 실제로는 낯도 많이 가리고 우울증도 앓고 있었다고 하니, 그간의 방송에서의 모습과 너무도 괴리될 뿐 아니라, 그가 그동안 방송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지 남격을 사랑했던 그리고 그 속에서의 김봉창씨를 좋아했던 많은 시청자들이 마음 아파하기도 했습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하는 때아닌 동정여론이 조성이 되기까지 했지요. 하지만, 그가 저지른 잘못은 잘못이지요. 우발적이고 일회성도 아닌, 장기간에 걸쳐 치밀하게 밀반입한 정황까지 살펴볼 때 그냥 동정으로 지나칠 수는 없는 문제입니다. 남격 멤버, 김태원씨의 조언처럼 약을 끊기전에 사람부터 끊어야 하며 그래야 그가 재활하여 남은 삶을 좀더 의미있게 살아갈 수 있겠지요. 그것이 그를 위한 진정한 배려일 것입니다. 


그런데 김성민씨의 마약사건에 대한 대중들의 시선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습니다.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는 놀라움과 경악이더니, 그것이 측은함과 동정여론으로 발전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어제 전창걸씨의 구속 이후로는 갑자기 그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습니다.. 비난의 이유는, 김성민씨가 자신의 형량을 줄이고자 거래를 했다는 거지요. 혼자만 독박을 쓸 것이지 왜 동료를 끌어들이느냐...등등 다른 연예인을 거론한 것을 두고 배신자라 지적하며 많은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김성민과 전창걸은 영화 '상사부일체'에 함께 출연한 이후 급속도로 가까워져 낯을 많이 가리고 주변에 친구를 많이 두지 않았던 김성민씨가 유난히 많이 따랐다고 하지요. 김성민씨와 김성민씨 여자친구와도 함께 술자리를 갖는 등 매우 친한 행보를 보였던 두 사람이기에 아마도 배신이라는 말이 나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전 이러한 비난에 마음이 불편합니다. 김성민은 필로폰, 전창걸은 대마초이기에 연관이 없다느니하는 지엽적인 문제때문이 아닙니다. 바로 명분과 의리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가령 두 사람이 싸움을 벌이고 있을때, 중간에 있는 '나'는 누구편을 들어야 할까요. 만약 자신의 가치판단에 따라 옳다(정의롭다)고 믿는 쪽을 지지한다면 그건 명분을 쫓는 것입니다. 반면 옳고 그른 것은 상관 없고, 나와 친한 사람의 편을 드는 것은 의리를 쫓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명분을 중시하느냐 의리를 중시하느냐는 결국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김성민씨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의리를 중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성민씨가 의리를 저버리고 동료를 고발한 것이 불쾌하게 느껴지는 것이겠지요. 즉 '의리'라는 중요한 덕목이 침해당했다는 겁니다. 저도 한국인이고 한국인의 정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너무 명분만 따지고 의리를 경시하기만 한다면 정이 없어 서운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러나 의리라는 것은 결국 친분에 의해 친분이 없는 사람을 차별하는 것입니다. 공정한 사회, 정의로운 사회를 운운하면서 의리를 강조하는 건 모순되는 개념이지요. 의리 앞에서는 부정부패도 척결될 수 없고, 평등과 정의는 요원해 질수밖에 없습니다. 친분에 의한 차별은 가족에만 한정했으면 좋겠군요.
이번 전창걸씨의 입건과 관련해서, 김성민씨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보면서 여전히 의리를 중시하고 있는 우리의 의식을 실감합니다. 바로 학연, 지연, 친분에 의해 의리를 따지면서 불합리한 차별이 여전히 만연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비춰주고 있는 거울인 것같았기 때문입니다.
법을 어기면 댓가를 치뤄야 합니다. 명분이 좀더 중시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