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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시크릿가든

시크릿가든, 폭풍키스보다 강렬했던 주원의 경고





자신의 엄마 앞에서 주원은, 엄마보다 더 모진 말로 라임의 심장에 구멍을 숭숭 뚫었습니다. 설마 결혼하겠냐고, 잠깐 만나는 것 뿐이라고 말입니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주원이기에, 극한의 혐오를 보이고 있는 엄마 앞에서 스스로 가장 최선의 방법을 택했던 거라고 라임에게 변명합니다. 하지만 받아들이는 라임은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주원의 말이 다 맞다는 걸 알면서도 너무 아프다고 했지요. 라임은 주원의 사과를 받지 않고 돌아서지요. 이때 주원은 라임을 잡지 못했습니다. 주원은 라임의 뒷모습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도끼눈 뜨고 티격태격 화난 모습이 이뻤던 당당한 라임. 그런데 그녀에게도 눈물이 있었고 숨겨왔던 아픔이 있음을 알게 된거지요. 그동안 흔들렸지만 현실 때문에 속앓이를 해온 여린 여자라는 것을 깨달은 겁니다. 지금까지 주원은 라임이 자신을 밀어내기만 한다고 여겼지요. 그게 억울하고 분했습니다. 자신의 삶은 엉망인데, 라임은 아무렇지도 않았다고 생각한거지요 그런데 그녀는 아무렇지 않았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자신보다 더 이성적으로 자신과 이어질 수 없음을 알고 스스로 멀어지고 있었음을... 자신을 지키고자 거품처럼 사라지는 인어공주를 거부했던 라임의 마음을 알게 된 겁니다. 다른 누군가 때문에 가슴이 찢어지는 기분은 주원에게 생소했을텐데요. 개인적으로 '남의 집 방문할땐 빈손으로 가는 거 아니라고 아빠한테 배웠다'는 라임의 말이 참 가슴 아프더군요. 그녀도 사랑받고 커온 사람이라는 걸 주원도 알게 됐을까요.


주원은, 오스카와의 통화를 통해, 잠깐 스칠 여자, 아무것도 아닌 여자니까 약간의 시간만 지나면 아무렇지 않을 자신있다 믿었던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인정하게 됩니다. 멋대로 사랑하다 앨리스가 꿈에서 깨듯 제자리로 돌아오리라던 계획은 거품이 되어버립니다. 오스카에게 말하는 주원의 목소리는 침통하게 잠겨있었지요.


늦은 밤, 주원은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잠 못 이루고 서성입니다. 라임도 마찬가지였을까요.
잠시 두 사람만의 시크릿 가든에 마법이 내렸나봅니다. 어느덧 두 사람은 영혼의 대화를 나누지요. 주원은 앨리스가 되어, 라임은 체셔고양이가 되어서 말입니다 .

앨리스가 물었다 내가 여기서 어느길로 가야하는 지 말해줄래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에 달렸지
어디든 별로 상관없는데
그렇다면 어느 쪽으로 가든 무슨 문제가 되겠어
난 어딘가에 도착하고 싶거든
넌 틀림없이 어디든 도착하게 돼있어 걸을만큼 걸으면 말이야

걸을만큼 걸어야 할 길을 두사람이 함께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폭풍키스보다 강렬했던 주원의 경고

주원은 직원들과 함께 집앞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합니다. 눈사람과 장식들을 하나하나 만지며, 그에게는 익숙치 않은 소소한 즐거움을 깨닫게 된 듯합니다. 라임 덕분이겠지요. 완성된 트리를 바라보던 주원은, 자신이 그토록 질색하던 그리고 라임이 너무 좋아하는 오스카양말을 걸어줍니다. 그도 비로소 누군가를 인정하고 자신의 것을 포기하는 법을 배운걸까요..


영혼이 바뀌고 나서도 라임이 자신에게 맞춰주길 바랬던 주원이었습니다. 주원의 집에 방문하며 사간 과일선물이 내동댕이 쳐지는 굴욕을 겪은 라임이었는데요, 이런 라임이 흥분하자 주원은 집밖에서 흥분하라고 하지요. 여긴 내집이라며.. 인격을 상실당한 라임보다는 자신의 체면을 더 중시했던 그였습니다. 분명 주원이 변했습니다. 이제 주원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바라보며 여린 여자, 라임을 떠올립니다. 산타할아버지가, 우는 라임에겐 선물을 주지 않을꺼라 달래보지요. '니가 울렸잖아.. 나쁜놈' '그러게 누가 울으래..' 아직 해줄 수 있는 걸 찾지 못한 주원은 무력한 대답을 할뿐이지요. 이렇듯 혼자만의 상상속 라임은 마지막 모습그대로 여리고 상처입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그 여린 모습을 깨고 실제의 라임이 찾아옵니다. 분노를 안은채 말이지요. 야심한 시간에 찾아온 라임은 주원에게 따집니다. 자신이 존경하고 의지하는 가장 든든한 빽, 임감독에게 주원이 어떤 말을 했었는지 추궁합니다. 주원은 냉냉하고 담담하게 '죽을때까지 고백하지 말라' 했다 말하지요.


이성적이며 성격이 칼같은 주원입니다. 영혼체인지 당시 라임의 자취방에 호화로운 장식품을 잔뜩 갖다놓으면서도 룸메이트 아영의 방세는 한치의 유예도 허락하지 않았지요. 바늘도둑이 소도둑된다며.. 주원의 엄마로부터, 길거리에서 사온 귤봉지를 들고 왔다며 극한 모욕을 당한 라임 앞에서도 감성적인 위로보다는 논리적인 상황설명을 납득시키려 들었던 주원이지요.


근데 라임이 말합니다. '나 감독님 좋아해, 그쪽 덕분에 감독님 마음 알았으니 이제부터 남자로 좋아해보려고..' 순간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주원은 무너집니다. 흥분해서 떠나는 라임을 붙잡고 라임보다 더 흥분된 마음으로 폭풍같은 키스를 퍼붓지요. 논리와 이성의 자리를 열정이 대신합니다. 라임에게 선을 긋듯 내뱉은 말엔 단호한 확신이 담겨 있었습니다. '경고하는데 다신 딴놈때문에 나한테 성질내지마. 딴놈때문에 아프단 말도 하지말구. 두번다시 딴놈때문에 나 찾아오지마'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직설적인 박신양은 남자의 안타까움을 이렇게 표현한 바 있지요 '이 남자가 내 남자라고 왜 말을 못해'. 반면 주원은 이런식으로 까도남의 안타까움을 돌려 표현했습니다. 주원의 말을 접하는 라임의 눈에선 당황과 슬픈 현실이 공존합니다.


앞서 라임은 주원에게 '주원이 자신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 같은 기분을, 만날때마다 느꼈다'고 했지요. 하지만 확신에 찬 주원의 말 속엔 진정성이 담겨있었습니다. 라임도 느꼈을법 한데요, 그래도 이미 상처입은 라임의 마음을 쉬이 돌리기가 어려워 보이는군요. 하지만 적어도 이 경고는 주원 자신에 대한 다짐이자 결단인 것은 분명해 보였습니다.

주원은 이제 적극적으로 자신을 변화시키기 시작합니다. 여전히 그의 전화를 외면하고 있는 라임과 만나고자, 룸메이트 아영을 엮어보기도 하고, 라임의 집 앞에서 하릴없이 기다리기까지 합니다. 뒤죽박죽이 돼버린 자신의 삶을 구원하고자 그는 '어딘가에 도착하고 싶다'는 앨리스처럼 '걸을 만큼 걸어가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지요.


그리곤 인어공주이길 거부한 라임에게 자신이 인어공주가 되겠다 합니다. 라임의 옆에 없는 듯이 있다가 거품처럼 사라져주겠다고 말하지요. 믿을 수 없어 하는 라임에게, 주원은 친절하고 명료한 한줄 요약서비스까지 제공합니다. '그러니까 지금 난 그쪽한테 대놓고 매달리고 있는 거야' 참 친절해졌네요. 역시 변화하는 사람이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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