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On/예능&오락 2011.02.10 07:00



어제 MBC일요예능이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동안 저조한 시청률로 세간의 관심에서 거리가 있었는데요, 모처럼 집중 조명을 받으며 주목을 받았지요. 특히 인상적인 것은 상당히 전격적인 행보였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일밤은 지지부진한 시청률을 만회하기 위해 다각도로 변화를 시도했지만 일밤이라는 큰 틀만은 유지했습니다. 오늘을 즐겨라의 경우, 처음의 컨셉이었던 일상의 즐길거리 찾기에서 노래오디션으로 선회하기도 했으며, 1박2일을 의식해서 오즐과 뜨형의 방송시간을 바꾸는 등 프로그램 내에서의 변화만을 시도했었지요. 하지만 이번 개편은 그야말로 판을 뒤엎는 초강수입니다. 이러한 초강수를 둘만한 시기가 무르익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동안 일요예능의 절대강자로 군림해온 KBS의 해피썬데이가 안팎으로 틈을 내주고 있기 때문이지요. 지난해 가을 최전성기를 구가 하던 남격이, 김성민 하차와 더불어 합창편 이후 이렇다할 히트작을 내놓지 못했고, 후속 기획들은 그다지 공감을 받지 못하고 있지요, 1박2일의 경우, 5인멤버 체제로 멤버들의 피로가 증가한 상태에서 6멤버 기용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최근엔 이승기 하차설이 갑작스레 불거지며 내홍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절대강자였던 라이벌이 모처럼 흔들리고 있는 셈이지요. 이런 상황이다보니 MBC일요예능의 이번 결단은 시의적절한 감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절박함도 느껴집니다.


'일밤'이라는 타이틀은 80년대 '일요일밤의 대행진'부터 '일요일일요일 밤에'까지 우리나라 일요예능의 대명사로 MBC예능의 영광과 좌절을 함께 해온 영욕의 이름입니다. 이번 개편의 중심에 있는 김영희 CP 역시  '몰래 카메라', '양심 냉장고' '이경규가 간다' '느낌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등 공익을 내세운 다수의 히트작을 만들며 '일밤'의 영광에 한 축을 담당했던 주역이었는데요, 하지만 일밤을 떠났다가 다시 컴백 후 선보였던 '대한민국 생태구조단, 헌터스'는 환경단체의 비난을 받으며 4회만에 조기종영 됐었고, '우리 아버지'와 '단비'는 호평을 받긴 했지만 흥행에 실패해서 줄줄이 폐지된 바 있습니다. 흥행PD로서 예능의 신화같은 존재였던 그의 이력에 큰 상처가 되고 말았지요. 그만큼 이번의 대대적인 개편은 그에게 절박한 기회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번 개편은 너무 급작스럽다는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오늘을 즐겨라'의 경우, 최근 여자멤버를 보강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결국 자신들의 촬영이 마지막이었는지도 모른체 막을 내리게 됐다고 합니다. 그만큼 오즐멤버의 상실감이 크다고 하네요. '뜨거운형제'의 경우에도 박명수는 무한도전 촬영차 일본을 방문중이었기 때문에 뜨형의 마지막 촬영에 참여하지 못했는데요, 이는 사전에 스케즐 조정이 이뤄지지 못했을만큼 이번 개편이 급작스러웠다는 반증입니다.


이러한 전격적인 초강수와 더불어 눈에 띄는 것은, 이번 개편을 앞둔 김영희 CP의 언론 인터뷰입니다. 그는 '유재석, 강호동이 두렵지 않다'고 했는데요, 개편내용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기전에 굳이 이런 인터뷰가 필요했는지 의문입니다. 어차피 이 두 MC는 일요 예능시간대에 경쟁사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에 MBC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자극적인 포부를 밝힌 것은, 결국 관심을 끌기 위한 언론플레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의도적인 관심몰이는 초조함의 증거입니다.


한편 이번 개편을 통해 새로 선보일 프로그램 중 하나는 아나운서를 선발하는 오디션, '신입사원'입니다. MBC는 전통적으로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받는 뛰어난 아나운서를 배출해왔습니다. 그런 MBC가 자신들의 아나운서 공채시스템은 그대로 둔채, 별도의 특채전형을 시도하는 셈인데요, 지난해 스타오디션 열풍에 맞춰 명아나운서의 산실이라는 자산을 상업성에 활용하는 인상입니다. 기존 공채출신 아나운서와 신입사원프로그램을 통한 특채출신 아나운서의 공존은 훗날 물과 기름처럼 겉돌 수 있으며, 또 스타양성시스템 자체가 아나운서의 정체성에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시류에 편승하는 기획의 한계가 우려되는 부분이지요.

개인적으로 김영희CP의 공익성 있는 예능스타일을 좋아합니다. 또 오랜 경험이 있는 만큼 그동안 많은 준비와 고민도 해왔으리라 짐작합니다. 하지만 그 경험만큼의 자부심이 절박함과 초조함에 가려지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남의 눈치 안보고 뚜벅뚜벅 갈 수 있는 자부심 말입니다.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초강수라는 급작스러운 전개와 시류에 편승하는 기획 그리고 의도적인 관심몰이가 엿보이기에 불안한 느낌을 줍니다. 한시대를 풍미했던 '일밤'의 뒷모습이 쓸쓸한 이유입니다.

요 아래 손가락모양은 추천버튼입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비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