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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예능&오락

무한도전 '길' 태도논란, 억울해도 속수무책


무한도전이 6개월의 장기프로젝트에 들어갔습니다. 7-8월에 열릴 세계명문사학팀이 출전하는 조정경기에 초청을 받았기 때문인데요, 8인이 노를 젓는 에이트경기에 출전하게 될 무한도전팀은 그동안 보여줬던 봅슬레이나 프로레슬링처럼, 끈끈한 불굴의 도전을 보여주는 한편, 대중의 관심밖에 있는 스포츠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데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동안 무한도전이 보여준 장기프로젝트는 소소한 재미와 더불어 무언가 가슴뭉클한 감동을 수반했었는데요, 또 다시 시작된 새로운 도전이 반갑습니다.
이번 조정편은 정말 스피디하게 전개되고 있지요. 실내연습에 이어 승선까지 착착 진행되고 있는데요, 2회 마지막에는 그들이 도전하게 될 에이트를 물에 띄워 승선하는 것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방송 이후, 또다시 길의 불성실한 태도가 논란이 됐습니다. 방송직후부터 지금까지도 논란과 비난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바로, 멤버들이 승선할 에이트를 멤버들이 옮기는 과정에서 길이 혼자서만 꾀를 부려 배를 들지 않았다는 거지요. 모든 멤버가 힘들여가며 두 손과 어깨로 배를 받치고 있을 때 길은 유유자적 어깨에만 설렁 배를 걸친채 여유로운 모습이었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이장면을 캡쳐한 사진과 영상들이 여러 게시판에 등장하더니 급기야 어제 기사화 되면서 길에 대한 비난이 폭발하고 있지요. 해당기사 속 사진에는 길의 두손이 놀고 있는 장면이 포착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부분의 장면을 영상으로 자세히 눈여겨 본 사람은 알겠지만, 실제로 이 사진에 나와있는 두손 중 하나는 길의 손이 아닙니다. 사진으로 봤을 때 약간은 굵직한 오른손과 달리 왼손은 유달리 가느다란 것을 확인할 수 있지요. 캡쳐된 사진으로만 보면, 길의 넓직한 몸에 붙어 있는 듯 보이지만, 움직이는 화면으로 확인하면 그 손은 멀리 길의 대각선 방향에 앞서가던 박명수의 팔이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진만 본 네티즌은 길을 마구 비난하고 있는데요, 그렇지 않아도 욕먹는 것이 일상인 길로서는 퍽도 억울할 법합니다. 8인승인 에이트를 타기위해 외부 인력충원이 필요해지자 하하는 동네친구 근식이를 불렀습니다. 하지만 하하를 비난하는 목소리는 별로 없었습니다. 이렇듯 관대한 무도팬들은 왜 유독 길에게만 폭풍비난을 쏟아낼까요...

합류한지 2년여가 되어가는 길은 방송에서 여전히 존재감이 없습니다. 하지만 무한도전 관련 게시판에서만큼은 절대적인 존재감을 지키고 있지요. 거의 모든 내용이 길의 하차를 종용하는 글들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정이 드는게 아니라 염증만 늘어가는 양상이지요. 존재감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태도탓이겠지요. 지난 해 엄청난 화제를 일으켰던 레슬링특집에서 정준하 못지 않은 듬직한 체격을 갖춘 길은, 그러나 정준하와 달리 전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불혹의 나이로 체력에 한계를 보였던 박명수보다 더 몸을 사리는 모습이었지요. 멤버들 대부분이 부상을 무릅쓰고 고통스러운 훈련에 임할 때에도, 유독 두려워하며 훈련에 어떻게든 빠지려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뇌리에 강하게 각인되었습니다. 평상시 방송에서도 길은 쉽게 눈에 띄지 않습니다. 리액션이 없기 때문이지요. 멤버들 옆에 말없이 서있거나, 눈에 띄는 멤버의 옆에서서 묻어가려는 의욕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요. 잘 소통되던 말장난이나 개그는 길에게만 가면 막혀버리고, 분위기가 끊겨버리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무한도전이 끝나고 나면 특별한 이슈가 없어도 게시판은 길에 대한 분노가 폭발하는 글로 넘쳐나지요. 특히 이번 일과 같은 논란이 불거지면 하차여론은 급물살을 타며 게시판을 장악합니다. 게시판 지분률 90%가 거뜬하지요.

이번 조정특집에서 부족한 인력을 채우기 위해 몇몇 외부인사를 불렀습니다. 이때 참가한 게스트들 중에 단연 화제가 된 것은 뒤늦게 나타난 데프콘이었습니다.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도 강력한 출연의지로 급하게 샤워하고 미사리까지 날라왔다는 데프콘은, 시종일관 적극적인 모습이었지요. 조정 머쉰을 가동해 3분이내에 완료하면 무조건 제8의 멤버라는 약속이 있자 목숨걸고 하는 자세를 보였지요. 하지만 점차 팔다리가 풀리고 기진맥진해지자 급기야 풀린 눈으로 도전을 후회하는 모습이 빅재미를 줬습니다. 어쨌든 데프콘은 제8의 멤버를 향한 강한 의지로 4분 11초의 기록을 냈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길이 한미디 했지요. '나보다 빠르네'라고 말입니다. 누워서 침뱉기가 되어버린 순간이었지요. 한번의 출연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비난만을 받는 사람이 있습니다. 단 5분 출연만으로도 시청자를 사로잡은 데프콘과 제7의 멤버지만 무도팬들로부터 멤버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길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열정이겠지요. 한 컷이라도 더 나오고, 더 즐거움을 주기 위한 나름의 노력 말입니다.


무한도전의 정신에 낙오는 없습니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답답하지요. 숱한 비난을 익히 알고 있는 길도 나름 노력을 하고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멤버들 사이에서 은연중에 느껴지는 거리감은 어쩔수가 없지요. 다른 멤버들은 그래도 길을 챙겨주려 애쓰고 있고, 길은 이런 배려가 거북스럽고.. 그래서 길은 늘 겉논다는 느낌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이러다보니 길의 입지는 차라리 신입 멤버보다도 더 어려운 실정입니다. 길에게도 속수무책이고 지켜보는 시청자도 속수무책이지요. 길은 김태호피디가 넘어야 할 무한도전일까요. 이번 조정특집과 관련된 비난은 길로서도 억울한 일이지만, 여전히 애청자들로서는 답답한 일이지요. 그야말로 속수무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