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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예능&오락

현빈 화보촬영, 해병대에도 도움안되는 무리수





지난 3월, 수많은 기자들과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해병대에 입대한 현빈은 입대 후에도 여전한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다른 연예인의 경우 어떤 사고나 구설수에 오른 경우에 기사화되기도 하지만, 현빈처럼 그냥 군생활 자체가 꾸준히 보도되고 있는 건 드문 일이지요. 이런 와중에, 어제는 현빈의 군생활을 다룬 화보집이 전문작가의 작업을 통해 올 연말 출간될 예정이라는 소식이 들립니다. 아직 화보 출간의 정확한 형태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출판사로부터 수익금의 일부를 제공받는 조건으로 화보집 제작권을 준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외적으로 유료판매의 가능성도 검토중이라고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지요.


이러한 논란에 앞서, 현빈이 왜 해병대를 자원했는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빈은 적지 않은 나이를 감수하고 굳이 해병대에 지원했습니다. 지원동기에 대해서도 '예전부터 계획했던 것으로 조용히 진행했던 것'이라며 말을 아꼈지요. 그는 뭇 연예인들처럼 연예사병으로 편안한 군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굳이 고된 해병대를 선택했을까요. 이는 배우로서의 자기주관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배우들이 많은 가운데, 유독 현빈은 자신의 이름보다는 드라마나 영화속 캐릭터로서 강렬하게 기억되는 특이한 배우입니다. 시크릿가든의 김주원은 물론, 아일랜드의 강국, 만추의 훈, 내이름은 김삼순에선 애칭 삼식이로.. 그의 작품에 빠졌던 사람들은, 그의 작품 속 캐릭터에 깊이 몰입됩니다. 그리고 저마다의 캐릭터에 함몰되어 버리는 대신 인간 현빈의 개인사 노출에 대해서는 극도로 경계하지요. 대표적인 사례가 송혜교와의 결별설에 대한 노코멘트겠지요. 당초 그녀와의 열애설에 대해서도 직접 밝힌 적도 없었고, 결별설이 화제가 되자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분명한 선을 긋기도 했습니다. 연예인으로서 부담스러운 행동이었습니다. 이렇듯 현빈은 드라마나 영화속 캐릭터로서 대중을 만날 뿐 인간 현빈은 드러내려 하지 않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그가 해병대를 지원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겠지요. 그는 연예인 현빈이 아닌 개인 현빈으로서 군생활을 하고 싶었을 겁니다. 대중과의 만남은 오직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서 일뿐, 군대에선 개인으로 남고자 했던 거지요.


하지만 해병대는 인간 현빈보다는 인기연예인 현빈을 더 반기는 모양입니다.
얼마전 KTV 특별기획에선 현빈의 훈련 과정이 낱낱이 공개되기도 했지요. 많이 그을리고 살이 빠진 모습, 교관의 불호령에  쪼그려 뛰기 하는 모습 등이 생생한 영상으로 방영됐습니다. 심지어 사격훈련, 포상휴가 장면도 시시때때로 공개되었으며, 군입대 당시 입었던 옷도 세탁소에서 공개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젠 전문가의 손길에 의한 화보촬영이 기다리고 있는데요,
 
애초에 현빈은 연예인이 아닌 개인으로 남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나 봅니다. 연예사병을 마다하고 굳이 힘든 해병대를 선택했음에도 그의 선택은 존중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화보촬영과 관련해서 현빈 본인은 무료로 출연하는 것에 동의했다고는 하지만, 군대에서 자신의 의지라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는 건지도 의심스러운 대목입니다.


'입영자 가족 좌회전, 현빈팬 직진' 현빈의 입영을 앞두고 해병대가 걸어놓은 현수막에 담겼던 문구입니다. 현빈의 입대 당시, 그를 일반사병과 똑같이 대하겠다는 해병대의 발표에는 그들의 지엄한 전통 이상의 자부심이 느껴졌었는데요, 하지만 연이은 영상공개와 이번 화보촬영 계획 앞에서 진의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현빈은 해병대 홍보에 널리 이용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그 효과가 긍정적인지는 해병대로서도 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기 연예인이 해병대에 입대하면 일반병의 생활을 하면서도 연예사병 노릇까지 해야 한다는 인식이 굳이진다면 이는 해병대에게 오히려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연예사병이 아닌 개인으로 입대한 현빈의 의사는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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