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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예능&오락

위대한탄생, 방시혁도 무장해제시킨 이태권의 매력




Top3미션인 영화ost부르기를 통한 최종 결승 진출자는 결국 백청강과 이태권으로 압축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스승을 모시고 있는 2명의 참가자가 결승 대결을 펼치게 되면서 김태원멘토로서는 만감이 교차할 듯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한가지 인상적인 것은, 이태권의 외모가 이제는 너무도 친근해졌다는겁니다. 처음 위대한탄생에 모습을 드러냈을때 인상이 많이 낯설었는데요, 언제부터인가 편안한 느낌을 주는 무대의 주인공으로 각인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이날 이태권은 이태권은 두가지 상반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우선 Top3미션인 OST부르기 에서는, 영화'태양은 없다'의 OST 'love potion no.9'을 선곡했는데요, 애절한 분위기의 노래를 선곡한 백청강이나 셰인과 달리 역동적인 노래였지요. 이미 지난 팝송미션에서  Bad case of loving you를 통해 생동감 넘치는 무대를 선보였던 이태권이기에 이번 선곡도 상당한 기대를 자아냈지요. 그동안 이태권은 개성있고 깊이있는 음색으로 차분한 발라드곡으로 많은 어필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이태권은 빠르고 비트있는 노래를 힘있게 소화하는 능력도 빼어납니다. 지난 예션에서도 디스코 장르인 'stayin alive'로 멘토들의 극찬을 받은바 있지요.

최근 잔잔한 노래들을 많이 불렀기에, 좀더 강렬하고 남자다운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었다는 이태권은, 첫 소절부터 완급을 조절해나가며 부드럽게 리듬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리듬에 따라 몸돌림(?)도 상당했지요, 특유의 어설픈 몸동작으로 무대 전체를 활용하며 관중을 향한 제스춰도 매력있었습니다. 또 힘있게 불러야할 부분과 부드러운 부분을 잘 조절해 나갔는데요, 무엇보다 보기 좋았던 것은 스스로가 즐기며 무대를 완전히 장악해 나간다는 점입니다.
늘 기복 없는 무대를 펼쳤던 이태권이기에 심사위원들의 평가도 상당히 호의적이었는데요, 리허설에서 지적된 리듬감을 지적했었다는 신승훈은, 바로 바로 알아듣고 반영했다며 기뻐했고, 이은미도 그의 무대에 흥분했다며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지요. 가장 눈에 띄었던 심사평은 방시혁이었습니다. 방시혁은 칭찬에 다소 인색한 면이 있는데요, 이태권의 무대를 지켜본 방시혁은 '중간중간 밴드를 놓치고, 리듬을 잃어버린 부분이 아쉬웠는데, 까짓거 어떻습니까 멋있었습니다'라며 이날 자신의 최고점을 부여했습니다. 늘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의 무대를 최우선을 꼽아왔던 방시혁이 '까짓거 뭐 어떻습니까'란 말은 참 이례적이었지요. 그동안 숱한 아이돌을 트레이닝해온 프로듀서 답게 이것저것 기술적인 것을 많이 요구해온 방시혁조차도 이런 기능적인 면을 넘어서는 무대자체의 감흥에 박수를 보낸 셈입니다. 음악은 과학이 아니라 즐기는 것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이태권은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날 방송에서도 Top3의 미션과 듀엣 무대를 통해 전혀 상반된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OST 미션에서는 힘있고 남성적인 무대를 선보이더니, 양희은과 함께한 듀엣 무대에서는 잔잔한 발라드로 심금을 울렸지요.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는 상당히 애절한 감성이 요구되는 곡입니다.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펼쳐진 전혀 다른 감성의 노래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소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지요.

함께 부르고 싶은 가수로 양희은을 지목했다는 것부터가 매우 이채로웠습니다. 이미 예선에서 70년대의 디스코음악을 맛깔나게 소화하며, 다양한 음악을 찾아 듣는 좋은 습관이 있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던 이태권인데요, 양희은이라는 가수는 스물한살의 청년에게는 다소 낯선 가수이기 쉽습니다. 또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에 들어있는 감성은 사랑을 느껴보고, 외로움에 대해 알아가는 복합적인 감성들이 섞여있는 곡이지요. 통기타를 치며 조용히 앉아 부르던 양희은의 동영상을 보고 그자리에서 몇번이나 돌려볼 정도로 큰 감동을 받았다는 이태권은,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폭넓은 음악을 접하며 자신의 음악 뿐 아니라 감성과 성품마저도 깊이를 더해가는 것 같습니다. 데뷔 40주년 기념 뮤지컬로 눈코뜰새없이 바쁜 와중에도 함께 서준 양희은의 존재감도 좋았지만, 대선배 양희은과 함께 하면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고 더불어 음색을 맞춰나가는 이태권에게도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양희은과 이태권이 조화롭게 서로의 화음을 맞춰가는 순간만큼은 이 두사람사이에서 40년이라는 세월의 간극마저 녹아드는 것 같았습니다. 만난지 며칠 되지도 않았을 두 사람은 음악이라는 하나의 접점만으로도 더없이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유대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음악이 주는 선물은 이런 것이겠지요. 그리고 그동안 기능적인 부분에 대한 지적을 많이 했던 방시혁마저, 그런 기능적인 것이 아무려면 어떠냐며 너무 멋졌다고 인정하게 해주는 것, 역시 음악이 주는 감흥일 것입니다. 다소 까칠했던 방시혁마저 무장해제 시키는 이태권의 매력이 훈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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