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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드라마&시트콤

스파이명월, 스파이는 없고 한예슬만 있었다



                        오직 미모만 돋보여

한예슬이 1년 반만에 절치부심, 드라마에 복귀했습니다. 5년전 '환상의커플'에서는 그녀의 설렁설렁한 연기력이 드라마의 분위기와 맞아떨어져 호평을 받은 바 있지만, 그 이후 또다시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는데요, 군복무를 마친 에릭(문정혁)과 이진욱의 첫 복귀작이니만큼, 캐스팅에서는 드라마 시작전부터 화제를 모으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연기력은 여전히 위태로워 보입니다.

이날 첫회에서는, 스파이 드라마답게 명월로 분한 한예슬이 달리는 장면이 유독 많았습니다. 그런데 스파이의 절도있는 포스는 없고, 이쁘게 엉덩이를 뒤로 빼고 달리는, 지극히 여성스럽고 이쁜 여배우의 모습만 있었지요.

첫회의 화면구성자체가 한예슬의 화보를 찍고자 했던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달콤한 눈빛의 여군, 지적인 여기자, 활달한 도시녀, 빨간 드레스를 입은 우아한 숙녀, 머리핀 꽂은 여고생까지... 한예슬은 다양한 스타일링을 한채 얼짱 각도로 이쁘게 브라운관을 장식했습니다. 스파이물이라기보다는 여배우의 화보영상물같았지요. 드라마 한회에 이토록 다양한 매력을 발산시키는 스타일링이 가능하다는 게 놀라울 정도입니다.

북한 고위급장성의 딸이 한류스타 강우(에릭 분)의 열렬한 팬인데요, 싱가폴에서 열리는 강우의 콘서트를 가고 싶다며 단식농성을 벌입니다. 결국 스파이 명월(한예슬 분)이 그 따님을 수행해서 싱가폴을 방문하지요, 따님으로부터 강우의 사인을 받아오라는 미션을 받고, 천신만고 끝에 강우에게 접근하는데 성공하지만 강우는 매몰차게 사인을 거절합니다. 더구나 북한 공작원 명월은 한류스타 강우를 추격하다가, 여러번 우습게 따돌림을 당하기도 하지요.

당시 명월과 함께 싱가폴에 들어온 북한 특수공작원들은 골동품 수집 임무를 맡고 있었는데요, 마침 중요한 골동품 하나를 강우가 경매로 낙찰받습니다. 이에 특수공작팀은 위장을 한채 강우로부터 골동품을 강탈하려 했지만, 마침 강우를 추적하던 명월은, 그들이 공작원인 걸 모르고 강우를 구해주지요. 결국 작전은 실패했고, 명월은 북한으로 소환됩니다. 공작원으로서 그녀의 꿈은 멀어지는 듯 했지요. 뒤늦게 자신이 골동품 수집을 방해했다는 걸 깨달은 명월은, 뜬금없이 홀로 남한에 들어옵니다. 강우로부터 골동품을 되찾아 공작원으로서의 오랜 꿈을 살리기 위해서지요. 상부에 보고도 하지 않고 단독행동으로 말입니다. 마침 휴가였다고는 하지만, 북한 공작원이 상부의 명령없이 마음만 먹으면 드나들수 있는 곳이 한국이었는지는 정말 몰랐습니다.

어쨌든 드라마촬영현장까지가서 강우를 주시하는 명월인데요, 우연찮게 폭발사고의 위험을 발견하고 강우(에릭)를 구한 후 서둘러 달아납니다. 하지만 부상이 심한 명월은 곧 기절하고, 응급실에 실려가게 됩니다. 그런데 위독한 부상으로 기절해 있는 얼굴조차 상처하나 없이 곱고 아름다운 자태였지요.

이렇게 강우와 명월의 인연은 시작됩니다. 응급실에 문병차 찾아온 강우는, 취재기자들이 몰려들자, 명월이 누워있는 침대 이불속에 숨는데요, 소란스러운 소리에 문득 의식을 회복한 명월은, 지근거리에서 강우와 눈이 마주치자 심장이 요동칩니다. 싱가폴에서의 악연탓에 강우에게 시큰둥했던 명월은, 스스로도 자신의 콩닥거리는 심장을 이해할 수 없었지요.


뒤늦게 명월의 단독 남파를 알게 된 상부는 긴급회의에 들어가는데요, 결국 상부의 지령은 '석달안에 강우를 포섭하여 자진 월북시키라'는 것이었습니다. 황당하면서도 코믹 공상소설다운 재치가 엿보이기는 합니다. 진지한 액션물이기보다는 코미디물이니 만큼 어떤 개연성이나 탄탄한 스토리를 기대하는 것보다는 한예슬의 미모를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나을듯 하다는 개인 생각입니다. 첫회를 본 감상은, 오직 한예슬의 미모만 돋보였다는 것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