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ntertainment On/드라마&시트콤

최고의사랑 종영, 최고로 가슴 찡했던 순간은?


 



독고진이 방송을 통해 구애정과 사랑하는 사이라고 공표해버렸습니다. 사람들은 경악했지요. 구애정 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깜짝 놀라 묻습니다. '아가씨가 독고진 애인이야?'
눈물을 흘리던 구애정은 확고하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리곤 똑부러지게 말하지요. '네, 저 남자가 제 애인이에요' 비로소 자신의 애인을 만인 앞에서 자랑스럽게 쳐다보게 됩니다. 독고진이 연인사이를 만인에 공표한 순간, 구애정도 공표한 셈이지요. 당당히 ''라고 말할 수 있는 구애정. 젖은 눈빛 속에 서서히 스며드는 환한 미소, 그녀의 젖은 미소야말로 그동안 최고스타의 그늘에 숨어야만 했었던 구애정의 사랑에 방점을 찍는 대목입니다. 최고의 사랑이 결실을 맺는 가슴 찡했던 순간이지요.

그 동안 구애정은 최고스타 독고진의 사랑을 받아들이기가 버거웠습니다. 아무리 독고진이 좋아한다며 매달려도 그에게 향하는 마음을 쉬이 드러낼 수 없었지요. 자신의 마음을 인정한 이후에도 최고 스타의 연인으로서 늘 스스로를 감춰야만 했습니다. 예전 충전키스를 한 직후, 함께 차를 몰아 주유소에 갔을때 구애정은 담요를 뒤집어써야만 했지요. '저거 혹시 여자 아니야?' 주위에서 수근대는 소리에도 담담히 자신의 현실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옆에서 지켜보는 독고진은 더욱 미안하고 비참한 기분이었습니다. 이런 독고진의 우울한 마음을 풀어주는 것조차 구애정의 몫이였지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짐짓 명랑하게 '담요가 없었으면 곤란했을뻔 했다며 만약을 대비해 더큰 담요를 마련해야 겠다며, 마음이 상해 있는 독고진을 달래주기도 했습니다. 이런 현실이 너무도 미안하고 안타까운 독고진은 구애정이 맡은 프로에 게스트로 등장해 방송을 가장한 데이트를 즐기기도 했는데요, 이 순간조차 구애정은 카메라 앞에서 독고진의 입에 떡볶이를 넣어주는 것이 조심스러웠습니다. 여성팬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코멘트를 앞세워야 했었지요.
 


연인이 되기전에도 마찬가지였지요. 독고진에게 기분이 상한 상태에서조차, 독고진의 집이 기자들에 둘러싸이게 되자 차마 그냥 나가지도 못했던 구애정, 독고진이 자신의 방에 몰래 숨어들어왔을때조차 식구들이 알아볼까 침묵해야만 했던 그녀는 철저하게 독고진과의 관계를 감추고 살아야만 했습니다. 죽음에 직면한 채 수술이라는 외로운 싸움을 벌이게 될 독고진 앞에서도 기자의 시선을 의식해야만 했습니다. 이후 독고진이 죽음의 고비를 넘겼던 환희의 순간에서조차 그에게로 달려갈 수 없었던 구애정이지요. 하지만 이제 자신의 연인을 만인 앞에서 당당히 인정할 수 있게 된 구애정, 그녀의 앞에 그 어떤 시련이 올지 익히 알고 있는 그녀지만, 이제 그 운명을 정면으로 받아들이게 된거지요. 그래서 구애정은 이제 절대로 놔주지 않겠다며 독고진을 기꺼이 안아줄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의 행복한 웃음이 밤 하늘을 가득 채우지요.

하지만 그녀의 가족들은 걱정이 앞섭니다. 근심어린 눈으로 아버지는 '힘들텐데.. 괜찮겠냐고 묻지만 구애정은 밝은 얼굴로 많이 행복한지를 물어봐 달라고 합니다.
역시나 이들의 열애 공표는 예상대로 대중들의 거부감을 사며, 독고진은 광고와 영화섭외가 중단 되는등 시련을 겪게 됩니다. 하지만, 독고진 동영상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대반전이 일어나지요. 수술이 실패해 죽을 경우를 대비해 준비했던 독고진의 유언은, 이들의 사랑에 진정성을 증거해줬고.. 두 사람은 만인의 축복 속에서 결혼하게 되지요. 그리곤 알콩달콩 행복 충만 속에 드라마는 막을 내리게 됩니다.

그동안 독고진으로 분한 차승원의 연기가 많은 화제를 낳았는데요, 코믹과 진지함을 오가는 그의 폭 넓은 연기는 많은 사람들을 열광시켰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에 못지 않는 공효진의 연기에도 주목하고 싶습니다.
좀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나는가수다를 보면 청중에게 높은 점수를 받는 무대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고음을 폭발시키는 강렬한 가창이 있어야 하지요. 가수 이소라가 자신만의 음악철학으로 곡을 해석해서 잔잔하게 감성을 전달했을때는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지요. 연기에 대한 평가도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분노를 폭발시키거나 심하게 망가지는 연기, 혹은 바보연기나 미친연기 등 강렬한 연기를 해야만 '연기 잘한다'는 소리를 듣기 마련입니다. 감정을 최고조로 끌어올려 절규하거나, 보는 이를 소름끼치게 하는 눈빛 연기 등 연기대회가 있다면 최고의 찬사를 받을만한 연기들 말입니다. 

그런데, 구애정으로 분한 공효진은 잔잔하면서도 차분하고, 오열해야할 시점에서도 오히려 담담한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우리네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지극히 평이하지만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연기였지요. 그래서 오히려 신선한 느낌을 줬던 공효진의 연기는, 차승원의 강렬한 연기와 조화를 이루며 최고의 콤비를 탄생시킬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독고진의 심장수술 사실을 알았을때조차 감정을 폭발시키지 않아 오히려 그 절실한 마음이 현실성 있게 느껴졌지요, 너무도 절실했던 애절한 절망의 순간에서조차 밝게 독고진을 추켜세워주는 구애정이라는 캐릭터는 공효진의 편안한 연기가 있었기에 온전히 완성되지않았나 싶습니다. 이제 기분좋게 막을 내린 최고의 사랑, 연기 제2막을 열었다고도 평가받고 있는 차승원의 명연기 못지 않게, 담담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연기의 절정을 보여준 공효진에게도 잔잔한 박수를 보내는 이유입니다. '네, 저 남자가 제 애인이에요'라는 장면이 긴 여운을 남기듯이 말입니다.

요 아래 손가락 모양은 추천버튼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