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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정재형, 떠난 이를 못잊는 순정마초의 비애

 


무한도전에서 정형돈과의 공연을 성공리에 마친 정재형은 파리지앵이라는 별명답게 파리로 홀연이 떠났습니다. 그의 애견 '축복이'를 떠나보낸,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서지요.
그동안 정재형은 퍼피워커로서 축복이를 기르고 있었습니다. 퍼피워커란, 맹인안내견으로 전문 훈련을 받기전까지 1년여의 기간동안 강아지를 돌보는 사람이지요. 정재형과 축복이는 1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동안의 만남을 뒤로하고 헤어짐이 예정된 관계였습니다. 예정된 이별이지만, 정재형은 축복이와의 이별이 여전히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정재형은  '요즘 길거리에 걸어 다니는 강아지들만 봐도..축복이 생각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려 여전한 그리움과 허전함을 표현했지요. '축복이 이제 못 보는 거예요? 그건 아니죠?'라는 질문에 '시험에 떨어지면 볼 수 있어'라는 말로 복잡한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맹인안내견에게는 세 종류의 부모가 있다고 합니다. 어미개를 사육해서 출산을 지켜보고 어미개를 돕는 브리딩워커, 맹인안내견 후보인 강아지를 맡아 1살이 될때까지 기르는 퍼피워커 그리고 맹인안내견이 되기 위한 훈련을 맡는 훈련사 이렇게 말입니다.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역할이 없겠지만, 안내견훈련이 시작되기전 인간과의 관계를 정립하고 사랑과 신뢰를 주고 받는 밑거름을 마련해주는 퍼피워커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개'의 정체성때문입니다.

맹인안내견의 삶을 잔잔히 담은 영화로 '퀼'이 있습니다. 영화속 주인공 '퀼'은 퍼피워커를 만나, 안내견으로 훈련받기 전까지 퍼피워커에게 키워지지요. 퍼피워커에게 퀼을 맡긴 훈련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야단치지 말아 달라고 주문합니다. 맹인안내견에겐 사람에 대한 애정이 필수이기 때문이지요. 영화속 퍼피워커 부부의 사랑 속에서 '퀼'은 인간에 대한 신뢰와 사랑을 쌓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쌓인 사랑을 바탕으로, 퀼은 훗날 멋진 맹인안내견이 되어, 시각장애인 와타나베씨의 굳게 닫혀졌던 마음을 열고 의지가 되어 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맹인안내견은 철저히 감정을 절제하도록 훈련받습니다. 사람에게 발을 밟혀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지요. 거의 짖지도 않고 오로지 맹인인 주인의 보호를 위해 모든 것을 억누르고 살아갑니다. 자신의 모든 감각을 오로지 주인에게만 집중하며 살다보니 그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보통의 개보다 수명이 훨씬 짧다고 합니다. 그렇게 늙어서 더이상 안내견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되면 은퇴를 하지요. 은퇴하면 대개 자신을 키워줬던 퍼피워커에게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퍼피워커와 은퇴한 안내견의 재회가 감동적입니다. 태어나 한살때까지 풍족한 사랑을 받으며 엄청 발랄했던 강아지는, 혹독한 훈련을 마친 후엔 극도로 감정을 통제한 채 억눌린 삶을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늙어 처음의 퍼피워커에게로 돌아가면 한살때의 발랄한 감정이 그대로 되살아난다고 합니다. 짖는 것조차 잊은 게 아닌가 싶게 조용조용하던 노년의 개가, 저 멀리 8~9년만에 다시 보게 된 퍼피워커를 발견하고는 미친듯이 달려가 평생동안 억눌렀던 '개'로서의 감정을 토해낸다고 하지요. 어리광을 피우고, 즐겁게 짖으며 사람에게 안기기도 하고... 그렇게 '개'다운 삶을 잠시 누리다 명을 다한다고 합니다.

무한도전에서, 정형돈의 팔뚝을 핥으며 살갑게 대하는 축복이를 보고 있노라면, 이러한 안내견의 생애가 떠올라 가슴 한구석이 찡하더군요.
정재형에게 한껏 사랑을 받은 축복이도 안내견으로서 자질이 출중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랑은 주고 받는 것이겠지요. 부쩍 활달해진 정재형의 모습도 이러한 사랑의 흔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안내견의 생애를 익히 알고 있는 정재형의 마음이 편치 않겠지요. 자신이 키운 강아지가, 성년이 되어 당당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 내길 바라는 마음과 철저한 고독의 삶을 이어갈 것이 측은한 마음, 이 두가지 마음이 공존하고 있을겁니다. 그래서 축복이를 떠나보낸 순정마초의 심경은 한없이 복잡하겠지요. 한없이 섬세한 감각을 지닌 정재형이니까요.

이제 정재형이 축복이와 재회하는 방법은 두가지입니다. 훈련소에서 시험에 떨어져서 바로 돌아오거나, 안내견이 되어 평생을 활동하다 은퇴후에 돌아오거나... 재회의 방법은 두가지겠지만, 축복이를 맞이하는 정재형의 모습은 둘다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빠미소로 '오홍홍홍홍 오옳치~' 하겠지요.
무한도전에서 더 이상 정재형을 볼 수 없어 아쉽습니다. 정재형은 축복이가 그립다지만 저는 '오홍홍홍' 웃는 정재형도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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