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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예능&오락

나는가수다 김범수, 명예졸업 할 수 있을까






지난 경연에서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를 잔잔하게 부르는 김범수를 보며 감회가 새로웠었습니다. 이소라가 하지 못한 걸 김범수가 해낼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때문이었지요.
탈락했던 마지막 무대에서 이소라가 부른 노래도 해바라기의 노래였습니다. '행복을 주는 사람'을 잔잔하고 편안하게 불렀었지요. 화려한 기교와 고음의 향연, 폭발하는 가창력과 시선을 사로잡는 퍼포먼스가 이어졌던 나가수에서 이소라는 스스로의 음악적 가치를 추구하며 자신만의 방법으로 마지막 무대를 꾸민 바 있습니다. 이렇게 부르는 것도 노래이며 이렇게 불러도 얼마든지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 같았지요. 탈락이 발표되자, 이소라는 이미 예감한 듯 '7위하면서 탈락할 줄 알았는데 6위를 한 건 예상 외였다'며 미소를 만들어 보였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 원년멤버인 김범수가 또다시 해바라기의 노래를 잔잔한 편곡으로 선보였습니다. 김범수는 무대를 앞두고, '타인과 더불어 사는 삶이라는 노래에 담긴 가사의 진정성이 잘 전달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했습니다. 곧 명예졸업이라는 제도를 통해 나가수 무대를 떠나게 된 김범수, 나가수를 통해 재발견되었고 이제는 대세가 된 그가 자신을 사랑해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인 듯 싶었습니다.
 


지금껏 김범수는 나가수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노래만 소름끼치게 잘하는 가수가 아닌, 자신을 던지고 불살라 관중을 기쁘게 할 수 있는 열정을 무대속에 오롯이 투영시켜왔지요. 박명수와 함께 막춤을 추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고, 슬픔이 묻어나는 노래를 일렉트로닉버전으로 편곡해 야광댄스까지 펼치는 등 늘 새로운 도전을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의 열정이 녹아있는 무대에 열광해 마지 않았지요. 그런 김범수이기에 이번 잔잔함으로의 도전도 새롭게 조명받고 평가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습니다. 이소라가 나가수에서 하지 못했던 것, 바로 '이렇게 불러도 평가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이번만큼은 김범수가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싶었지요. 하지만 편안하고 잔잔한 노래는 또 다시 청중평가단으로부터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김범수는 7위보다 더 위험한 6위에 머물렀지요. 7위를 차지한 윤도현은 오히려 안전합니다. 지금까지 1차 경연 7위가 탈락한 적은 한번도 없었지요. 동정표이든 애정의 표현이든 1차 경연 7위에겐 '꼴찌 프리미엄'이 있어왔습니다. 그래서 6위가 더 위험하지요.

더구나 자신의 도전이 평가받지 못했다는 심적 부담도 큽니다. 동료가수를 비롯해 많은 시청자들이 김범수의 6위를 납득하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이날 김범수의 무대는 '힘을 들이지 않고도 감성을 전달해주는 여운'이 있었습니다. 한껏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 김범수로서는 억울할 노릇일 겁니다. 하지만 평가받지 못했다는 억울함과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면, 도전은 오히려 위축될 수 밖에 없습니다. 독이 될 수도 있겠지요. 김범수가 가장 위태로워 보이는 이유입니다. 더구나 이 위기는 명예졸업이냐 탈락이냐의 기로 앞에 놓여있기에 더욱 부담스럽니다.


명예졸업은 축복입니다. 하지만 탈락은 어쩔 수 없이 위로를 동반하지요, 순위이 중요하지 않다한들 명예졸업과는 분명 다른 이별의 방식입니다. 영광속에 명예로운 졸업을 하느냐,  5개월간의 멋진 경연을 탈락으로 마무리하느냐, 중대한 기로에 선 김범수입니다. 
 
지난 번 파격적인 편곡이 돋보였던 희나리무대를 앞두고 김범수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호소한 바 있습니다. 자신의 음악과는 동떨어진 전혀 다른 무대를 끝으로 탈락한다면 '쟤 무리수 두다가 떨어졌네'라는 비야냥을 듣게 될까 두렵다고도 했지요. 그래서 그동안의 나가수 무대를 통털어 가장 힘들었다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새로운 도전은 결과를 알수 없기에 늘 두려움일 수 밖에 없습니다.

명예졸업제도때문에, 김범수는 이제 단 한번의 경연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김범수 가수인생에 큰 영향을 준 나가수와의 고별을 앞두고 그가 어떤 모습을 준비할지 궁금합니다. 원년멤버로서 여태까지의 나가수를 되짚어보며, 그동안 꼭 해보고 싶었지만 미처 보여주지 못한 것을 선보일 수 있는 호사를 누려보는 것도 가수로의 행복일텐데요, 하지만 그 이상으로 명예졸업과 아슬아슬하게 맞물려 있는 탈락의 위험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어차피 떠날 거 명예졸업이든 탈락이든 하고싶은 것을 해보는 것도 그의 선택이고, 최고의 찬사와 명예졸업의 영광을 추구하는 것도 그의 선택이 될 수 있겠지요. 형식이나 정신이냐에 대한 가치 판단은 결국 김범수 자신의 몫일 겁니다.

과연 김범수는 명예졸업을 할 수 있을까요, 그는 마지막 무대에서 어떤 편곡과 어떤 색깔의 무대를 들고 나올까요, 다음 경연에서 김범수의 무대가 가장 궁금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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