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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2NE1 씨엘, 화장품 광고모델하면 왜 안되나




2NE1의 산다라박이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 화제를 모았습니다. '매혹적인 그녀~!!! 씨엘양 사진 투척!!! 더 많은 씨엘양의 사진들은 조만간 x콤에서 보실수잇대용~!!! 기대기대!' 그리고 씨엘이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 랑콤에 모델로 참여하게 됐다는 관계자의 전언이 이어졌지요. 그런데 이를 바라보는 네티즌들의 반응은 대체로 차가웠습니다. 랑콤의 무리수라거나, 망한 광고, 랑콤 점포정리하려나.. 등등 비아냥과 비난의 댓글이 상당수였지요.
논란이 커지자 랑콤측에선 진화에 나서는 듯한 인상을 보여줬습니다. 한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여러 유명인의 뷰티지식을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캠페인에 최화정, 자우림 김윤아, 원더걸스 소희, 발레리나 김주원 등과 더불어 참여해 화보를 촬영한 것으로 씨엘씨가 랑콤의 모델로 발탁됐다고 말할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며, 단발성 에드버로 진행했음을 강조했지요. 결국 산다라박의 SNS 메세지로 시작된 화제는 해프닝으로 마무리되는 느낌입니다.

화장품광고 모델은 여자 연예인의 로망과도 같습니다. 시대를 상징하는 미모의 아이콘으로 통하기 때문이겠지요. 왕년에 노사연은, 일밤에 출연해서 화장품광고 모델이 꿈이라고 줄기차게 이야기하다 기어기 광고를 성사시키는 기적?을 일구기도 했습니다. 미모를 화제성으로 극복한 흔치 않은 예입니다. 그만큼 화장품광고 모델은 미인의 전유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화장품 광고모델로서 씨엘이 상당히 신선하다고 생각합니다.
통념적으로 보면, 2NE1 씨엘이 미인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화려한 분장과 의상을 제외시키면, 보통보다 못한 외모라는 평마저 듣곤 하지요. 동의합니다. 그럼에도 씨엘은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근간은 자신감과 당당함이지요. 투애니원이라는 그룹 자체가 사랑스러움으로 어필하는 대다수의 예쁜 걸그룹과는 사뭇 다릅니다. 그녀들의 노래 콘셉트 역시, 남자에게 사랑을 갈구하거나 의존적인 여성상보다는 독자적이고 당당한 여성상을 투영시킨 노래들이 주로 이루고 있지요. 그래서인지 남성팬은 드물고 주로 여성들에게 어필하는 특이한 걸그룹입니다. 그리고 이런 2NE1의 색깔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멤버가 바로 리더인 씨엘입니다. 무대에서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는 강인한 이미지이지만, 리더로서 멤버들을 세심히 챙기고 배려하는 여성스러운 모습을 감추고 있기도 하지요. 기념일에 맞춰 멤버들에게 소소한 선물을 안겨주고 기분을 세심히 챙기는 모습의 어른스러운 배려가 남다릅니다. 하나의 이미지로 규정할 수 없는 다채로움을 지니고 있으며, 또 자신의 외모와 실력에 당당함까지 갖춘 새로운 세대의 진보적인 여성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여성들을 열광시키고 있지요. 그리고 여성용 화장품광고는 여성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광고입니다.

고전문학에서 여주인공은 항상 미인이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S. 브론테는 '제인에어'란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이쁘지 않은 여자를 주인공으로 삼았습니다. 여주인공=미인이라는 관념에 사로잡혀 있던 독자들은, 그래서 제인에어가 불편했지요. 그때가 19세기 였고, 지금까지도 여전히 개성있는 여인이 미인을 압도하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제인에어는 수차례 영화로 각색되었는데요, 상당수 영화가 미인을 주인공으로 캐스팅해서 작가정신을 훼손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오늘날 개성있는 매력을 발산하는 여인들이 당당히 TV와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이쁘지 않되 매력적인 나오미 킴벨, 장윤주처럼 말입니다.
미모도 유행을 탑니다. 최근 몇년의 트렌드만 보더라도 얼짱, 쇄골미인, 하의실종까지 사람들의 이목을 잡아끄는 매력포인트도 쉴새없이 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매력포인트가 있습니다.

'쌈박하다'란 말이 있지요. 무언가가 시원스럽도록 마음에 든다는 의미의 순우리말입니다.
모든 미인이 쌈박하지는 않지만 모든 쌈박한 여인은 매력적입니다. 이목구비가 이쁘장해도 매력적이지 않은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자신감을 상실하고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여자는 쌈박하지가 않습니다. 반면 스스로를 아끼고 늘 당당한 여자는 쌈박합니다. 누군가가 항상 쌈박한 것도 아닙니다. 실연당하거나 좌절해서 자신감을 상실하면 쌈박했던 여자도 금새 매력을 상실하지요. 결국 쌈박하다는 것은 매력이 충만한 상태라고 볼 수 있겠지요. 미인이라도 주변사람들이 끊임없이 괴롭히고 무시하면 쌈박할 수가 없고, 평범하더라도, 주변사람들이 계속해서 떠받들어주고 찬양을 하면 어느새 쌈박해집니다.

요즘 씨엘은 쌈박합니다. '내가 제일 잘나가' 당당히 외치고, 'UGLY'를 카리스마있게 노래하는 씨엘은 분명 우리 시대 트렌드의 한축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 당당함의 매력은 분명 시대를 관통하는 매력포인트겠지요. 이미 그녀는 중저가 화장품 광고에 참여한 바도 있습니다. 타겟 소비계층에 어필하기 때문입니다. 머지않아 메이저 화장품 광고에도 통할 날이 올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그녀가 여전히 쌈박하다면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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